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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5 18:04 (목)
새 천년은 밝았는데…

새 천년은 밝았는데…

  • 오윤수 기자 kmatimes@kma.org
  • 승인 2000.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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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재정 확보 없는 의약분업, 병원 재정난 초래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올해 2000년. 의료계의 대변혁을 예고하는 의약분업, 醫保통합, 보험의약품 실거래가 상환제 등이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의사를 비롯한 병·의원 직원들은 경제적·육체적으로 고달픈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로 변하고 있다.

이같은 전망과 현실은 OECD 가입국 중 최하위 수준인 우리나라 국민의료비 지출규모와 매년 3,000명 이상씩 배출되는 전문의 인력을 감안할 때, 상황이 호전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우리나라 실질 국민의료비 지출 규모는 95년말 현재 12조833억원 규모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4.7% 수준이다. 이 가운데 복지부문 지출 규모는 GDP 대비 보건복지 재정지출 비율을 국제평균 `100'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나라 보건부문은 18.6%, 사회복지 부문이 29.2% 수준으로 크게 낙후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재경부가 IMF에 제출한 보건·사회보장에 관한 내역을 보면 94∼96년 우리나라는 중앙정부 재정의 0.7%를 보건비에, 9.9∼10.7% 정도를 사회보장 및 복지비에 지출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체계 개편과 별다른 보험재정 확보 없이 의약분업을 강행할 경우 의료기관의 경영난은 극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의 분업안대로 시행될 경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외래진료수입 감소 부분을 보전하기 위해 외래진료 부수를 늘려 검사기능을 강화하고 주말진료 및 야간진료를 확대해 앞으로 의료진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더욱 고달퍼 질 전망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도 이같은 사정은 마찬가지. 이미 24시간 풀가동 상태에 들어간 일부 동네의원은 점차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의사인력의 과다 배출과 정부의 일방적인 저수가(低酬價) 정책에 따른 살아남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성균관醫大 삼성서울병원 주인욱교수는 “최근 십수년 동안 정부가 앞뒤 가리지 않고 설립·인가한 의대 신증설 정책으로 국내 의료계는 이미 기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국민의료가 바로서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의사인력 관리와 국민의료비 지출 규모를 선진국 수준인 10% 선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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