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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서 교통정리만 잘해도 환자 고통 덜어"

"산부인과서 교통정리만 잘해도 환자 고통 덜어"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3.06.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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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엽 만성골반통학회장, 교과서 집필 소회…다학제적 참여 '강조'

▲ 허주엽 만성골반통학회장. ⓒ의협신문 이은빈
"산부인과에서 교통정리를 해줘야 하는 역할이에요. 만성골반통을 단순 골반염이나 하나의 증상으로 치부해 항생제 처방을 남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월경통과 무관하게 골반·아랫배·엉덩이 주변 극심한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골반통. 이 병이 여성에게 주는 고통은 상상을 뛰어넘지만, 일선 병·의원에서도 뚜렷히 병세를 파악하지 못하고 항생제 치료에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로 18년째 만성골반통을 연구하면서 이 분야를 개척해온 허주엽 대한만성골반통학회장(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은 22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비뇨기과·통증의학과·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의 참여를 강조하며 이 같이 밝혔다.

허 회장은 "부인과 환자의 10~15%가 골반통 환자인데, 진단은 산부인과 내진을 통해 내려야 하지만 다학제적 치료가 필요한 특성이 있다"면서 "개원가에서 염증으로 인한 질환이 아니라는 것만 알아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립 2주년을 맞은 학회는 이날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만성골반통(군자출판사)' 출판기념회를 열어 새로운 교과서 출간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학회 소속 전문의 40여 명이 8년간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공동 집필한 이 책은 만성골반통의 증상·진단·치료를 총망라한 점이 특징이다.

'만성골반통의 정의'부터 '증상으로 보는 만성골반통', '부인과적인 관점에서의 만성골반통', '특수상황에서의 치료적 접근' 등의 정보가 418쪽에 걸쳐 고스란히 담겼다. 이밖에 표준 진료지침이 수록돼 있어 환자뿐 아니라 임상의·수련의·개원의 등 관련 의료진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1995년 미국 연수교육에서 처음으로 만성골반통을 접하고 연구에 몰입해온 허 회장은 "환자의 인내심과 의사의 치료 방침에 대한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와의 협진 등 다각적인 고려가 요구된다. 

허 회장은 만성골반통 연구에 박차를 가해 만성골반통재단(가칭)을 설립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에 앞서 만성골반통의 심각성을 알리고 정보를 나누기 위한 환자모임인 '나비회(나를 이기고 건강을 향해 비상하는 만성골반통 환우회)'를 만들었다. 현재 인터넷 카페(http://cafe.naver.com/worldcpp)에서 3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재단은 연구기금을 확충하기 위한 목적이에요. 통계만 내려고 해도 많은 인력과 경비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정신치료와 접목해 수혜 기업이 될 만한 곳과 제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요. 연구기반을 다질 수 있는 초석을 하루빨리 세울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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