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사상 최초로 한자리에 모이는 고갱의 3대 걸작
9월 2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 세계 30여 미술관에 소장된 고갱의 대표작들을 모아 전시를 열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위시한 7군데 미국 미술관, 파리 오르세 미술관을 비롯 20군데 유럽 미술관, 모스크바 푸시킨 국립 미술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30여 미술관에서 60여 점의 진품 작품이 한자리에 모여 그 감동을 선사한다. 이른바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전이다.
1조 5천억원, 전시사상 최고의 보험평가액
현존하는 고갱 작품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 만큼 그의 그림은 미술시장에서 극히 보기 힘들어 가격 또한 인상주의 화가 작품 가운데 가장 고가의 작품들로 평가되고 있다. 구미 굴지의 미술관 소장작이 대부분인 이번 전시작품들은 국내 전시사상 최고가의 보험평가액이다. 전시작품 60여 점의 보험평가액은 무려 총 1조 5000억에 달하는데 이는 2007년 반 고흐전시에서 기록한 보험평가액 1조원을 훨씬 웃도는 가격이다.
전시작품 중 최고가의 작품은 보스턴 미술관 소장의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로 단일 작품으로는 가히 천문학적이라 할 수 있는 3000억원의 가치가 매겨졌다. 그 밖에 1000억원을 상회하는 작품 또한 즐비하다고 한다.
인상주의 종말을 고한 최후의 인상파 화가
서른다섯의 나이에 전업화가의 길을 택한 고갱, 후기인상주의 대표화가로 미술사를 기록하는 그는 브르타뉴의 시골마을 퐁타방에서 과감한 원색과 원근법을 무시한 화면분할법으로 현실과 상상을 접목한 종합주의 회화기법을 발명함으로써 새로운 미술사조의 선구자가 된다. 고갱은 인상주의 시대의 종말을 고한 최후의 인상파 화가로 화단에 기록된다.
세기말 서구사회에 불어 닥친 산업문명의 소용돌이를 뒤로 하고 남태평양 타히티섬에서 원시적 생활을 통해 삶과 존재의 근원을 집요하게 화폭에 담아낸 그의 그림은 야수주의, 표현주의, 입체주의 나아가 추상미술에 이르는 20세기 미술의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번 전시는 고갱 예술의 특징을 양분하는 브르타뉴 시기(Bretagne 1873~1891년)와 폴리네시아 시기(Polynesia 1893~1903년)의 대표작품을 모아 그의 예술 발자취와 의미를 심도 있게 조명하는 회고전 성격을 담고 있다. 고갱예술의 위대함은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몇몇 작품에 함축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시사상 최초로 한자리에서 소개되는 3대 걸작(설교 후의 환상·황색 그리스도·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의 진수를 한 전시장에서 만끽할 수 있는 다시없을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