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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지역의료계, 수도권에 도전장

부울경 지역의료계, 수도권에 도전장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6.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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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병원 15일 글로벌포럼…지역 최신·첨단 의료기술 소개
최소절개 뇌수술·로봇수술·맞춤치료 등 첨단기술 성적 발표

▲ 인제대 백중앙의료원 글로벌포럼에는 의료계 인사들과 학생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 지역 첨단의료의 현주소를 살폈다.
울산·경기·강원·충북·전남 지역 암환자들의 절반 이상이 서울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로 수도권 환자 쏠림 현상이 심각한 실정이다. 나머지 지역의 암환자들도 약 30∼40%가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원정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른바 빅 5로 불리는 초대형 상급종합병원이 2012년 전체 상급종합병원 요양급여비의 1/3이 넘는 2조 975억원을 받아갔다.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원인으로 의료수준의 격차를 꼽는다. 환자들은 빅 5병원에 가면 더 질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다.

과연 지방 의료기관과 수도권 대형 의료기관과 의료수준에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인제대 백중앙의료원은 15일 부산 해운대백병원에서 '21세기 첨단의료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글로벌포럼을 열고 지역의료의 수준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글로벌포럼에서 좌장을 맡은 김상범 동아대병원장·이상욱 고신대복음병원장·최창화 전 양산부산대병원장·조홍래 울산대병원장 등 부·울·경 지역 대학병원장들은 지역의료계에서도 최신 내시경·복강경 수술에서 첨단 로봇수술에 이르기까지 최신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진료의 수준과 환자의 만족도도 높다는 진단을 내렸다.

실제 수도권 대형병원에서도 힘든 고난도 수술이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월 부산백병원에서는 뇌사자에게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가 뇌사상태에 빠지자 다른 환자에게 장기를 재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같은 사례는 국내에선 처음이며, 세계에서도 세 번째로 기록됐다.

양산부산대병원은 2010년 4월 29일 장기이식센터(센터장 주종우)를 개소한 이래 3년 만에 생체간이식 100례를 돌파했다. 2009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장기이식등록 및 장기이식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양산부산대병원은 지난해 경남지역에서 유일하게 뇌사판정대상자관리 전문기관(HOPO)으로 선정, 부산·경남지역 장기이식 활성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첨단 의료기술과 의료진들의 세심한 정성이 합작,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부산백병원 신생아집중치료센터는 2011년 초미숙아의 생존한계인 23주를 넘어서 22주에 태어난 아기를 건강하게 퇴원시켰다.

신종범 인제의대 교수(부산백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장)는 "출생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미숙아 출생 빈도는 증가하는 추세"라며 "부산백병원을 비롯한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들에서 임신 25주 이하의 초극소미숙아의 생존율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첨단 로봇수술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운대백병원은 로봇수술 도입 2년 만에 외과·비뇨기과·부인과 등에서 300례를 넘어섰다. 큰 합병증과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배동식 인제의대 교수(해운대백병원 외과)는 "로봇수술 시행 6개월 뒤 환자의 상태를 살펴본 결과 합병증 위험이 거의 없었고, 비용적 문제에 대해서도 환자들이 만족해 했다"고 말했다.

개복수술 대신 환자에게 덜 위험하고, 회복이 빠른 내시경·복강경 수술 분야에서도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료수준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홍관희 인제의대 교수(부산백병원 외과)는 "복강경 수술을 하는 도중에 심한 폐질환이나 장유착, 종양의 크기 등의 원인으로 개복수술로 전환하는 경우가 서구에는 10%에 달하지만 국내에서는 평균 5%에 불과하다"며 "부산백병원의 개복수술 전환 비율은 약 2%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초의과학 연구 분야에서도 지역 의료계의 연구 역량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재국 인제의대 교수(약리학교실)는 약물 유전체 기술의 적용과 임상적 타당성이 검증된 약물유전체 검사기술을 소개, 눈길을 모았다.

백낙환 인제학원 이사장은 "지역 첨단의료의 수준을 진단한 이번 글로벌포럼을 계기로 지역의료계가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첨단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부산·울산·경남지역 의료계가 더욱 발전하고, 지역 주민들에 혜택을 돌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 김상범 동아대병원장이 글로벌포럼 좌장을 맡아 지역의 첨단의료 수준이 어디까지 왔나를 점검하고 있다.
글로벌포럼 참석자들은 "지역의료계가 지역주민들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정립하고, 의료이용의 적정화를 위한 체계적인 의료이용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무게를 실었다.

이들은 "교통의 발달로 전국이 일일 생활권이 되면서 지역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쏠림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나 원격진료를 허용할 경우 지역 환자들이 수도권 쏠림현상을 부추길 것"이라며 "정부 정책을 세심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부산시의사회장은 "이번 글로벌포럼은 지역주민들에게 최첨단 의료기술에 대해 널리 알리고, 지역 의료계의 발전을 선도하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지역 환자들의 역외유출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은충기 부산지역 백병원 의료원장은 "이번 글로벌포럼을 통해 수도권 최상급 의료기관과 비교해도 의료수준이 손색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지역의료의 높은 수준을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인식을 개선하는데 서로 힘을 모으자"고 당부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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