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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치료·연구 발목부터 잡아서야"
"줄기세포 치료·연구 발목부터 잡아서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6.0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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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혁 줄기세포조직재생학회장 "안전성·효과 객관적 검증"
무분별한 줄기세포 상술 '경고'…규제·허가 장벽 낮춰야

▲ 홍기혁 대한줄기세포조직재생학회장이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에 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회장은 "까다로운 제도와 허가의 장벽이 발목을 잡고, 환자의 진료받을 권리와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한다면 세계적인 연구와 치료의 흐름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의협신문 송성철
"신(新)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아니라 구(舊)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 듭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을 받은 시술도 허가를 해 주지 않아 쓰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으니…."

2일 건국대병원에서 열린 대한줄기세포조직재생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홍기혁 회장은 "미국에서 근육이나 인대 손상 치료에 효과를 입증받은 PRP(자가 유래 혈소판 재생치료술, Platelet Rich Plasma) 시술은 국내에서 아직까지도 신의료기술평가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미국에서는 합법적인 시술이 한국에서는 불법적인 시술로 낙인 찍어 의사를 죄인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세포 재생효과가 있는 PRP는 비급여로 미용 목적으로만 쓸 수 있다. 미용 외에는 불법이다. 실제 지난 9일 광주지법 행정1부는 관절염 환자에게 PRP시술비를 받았다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과다본인부담금 환수처분을 받은 A의원 김모(46) 씨가 낸 환수처분 취소 소송(2012구합3361)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세계 각국은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법을 바꾸고,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직 발전의 초기 단계에 있지만 보완과 검증을 통해 발전시키면 난치병과 희귀병은 물론 보다 광범위한 질병치료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1년 7월 1일 세계 최초로 심근경색 성체줄기세포 치료제인  에프씨투웰브의 '하티셀그램-AMI'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정식 허가를 받는데 성공하며, 줄기세포 치료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012년에는 메디포스트가 개발한 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이, 같은 해 부광약품의 자회사인 안트로젠이 '큐피스템'(개발한 크론병으로 발생하는 치루 치료제) 잇따라 식약청 허가를 받는데 성공, 2006년 황우석 사태 이후 5년 동안이나 계속됐던 암흑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1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논문은 세계 7위, 특허는 세계 5위권 수준까지 올라섰지만 연구비 규모에서 10배 가량 차이가 나는 미국과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연구로 노벨상을 받으며 기초연구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일본에 비해 역부족이다. 후발주자인 스페인·멕시코·중국 등도 임상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며 특허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홍 회장은 "줄기세포에 관한 연구와 임상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까다로운 제도와 허가의 장벽이 발목을 잡고, 환자의 진료받을 권리와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한다면 세계적인 연구와 치료의 흐름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줄기세포조직재생학회는 줄기세포 치료를 무분별하게 상술로 악용하는 행위에 대해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완호 총무이사(서울 강서구·김완호정형외과)는 "일부 무분별한 상술에 의해 줄기세포치료를 마치 만병통치약 인양 소문을 내고,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받기 위해 해외로 떠나는 행렬이 줄을 잇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줄기세포조직재생학회는 무분별하게 시행되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고, 표준화된 치료법을 의사 회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회식에 참석한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해 정부의 줄기세포 R&D 연구비 규모가 1000억원을 돌파했다"며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해 질병으로 인한 국민의 부담을 경감하고, 생명 연장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기초·임상 의학 분야와 정부가 상호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 대한줄기세포조직재생학회를 이끌고 있는 주요 임원들이 학술대회를 마친 후 한 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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