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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사회적 실천속에 프로페셔널리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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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6.0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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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Global role of doctors 우리나라의 현황과 과제
전문 직업성:직무윤리·자율규제·임상적 판단

의료윤리에 대한 의사와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Global role of doctor연구팀'과 손잡고 <Global role of doctor>를 주제로 신년기획을 진행합니다.

세계의학교육연맹은 각 나라별로 시대의 변화에 따른 의사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Global Role of Doctor in Healthcare'라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사전문직 고유의 가치(value)와 의무(duty)에 관한 내용을 구체화 하고, 상징화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이번 과제는 의사는 물론 일반사회 모두가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직 바람직한 의사상이 정립되지 않은 우리의 현실을 놓고 볼 때 매우 의미있는 과제입니다.

'Global role of doctor연구팀'은 지난 2년 동안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와 재단법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대한민국 의사의 역할과 덕목'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신년기획 <Global role of doctor>는 의사전문직의 가치와 의무를 정립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편집자주>

▲ 안덕선 교수(고려의대)

2012년 노환규 의협 회장은 의사 스스로 자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 이에 대해 어떤 회원은 의협 회장이 회원들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고 갔다며 윤리위원회에 제소를 하기도 했다.

의협 회장 스스로가 의료인의 자정을 천명하고 나선 것도 역사상 획기적인 일이나 이것을 의사 스스로 목죄기라고 생각하는 시선도 있다는 것은 현재 의료계의 전문직업성의 이해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의 언어 체계에서 영어의 Professionalism을 정확하게 번역하기란 쉽지 않다. 이것은 전문 직업성과 동등성을 갖는 단어가 우리말에 없고 우리가 살아온 사회·역사·문화적 배경에 동등 단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의료 자체는 한 나라가 갖고 있는 고유한 사회 문화적 배경에 좌우되기에 서양의학이 우리나라에 도입될 때 의과학적 내용만 도입되었을 뿐, 서양 사람들이 갖고 있는 삶의 양식에 대한 이해는 동반되어 들어오지 못했다.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의사들이 갖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품격, 의식, 사고방식 등은 함께 수입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서양의학이 우리나라의 의문화(醫文化)와 결합돼 오늘날 우리나라의 의사상이 형성됐다. 그럼에도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이 내포하고 있는 의사 개인적 차원에 대한 논의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전통적으로 인술이라고 칭하여진 의술은 환자에 대한 열정과 의료인으로서의 실력, 그리고 남을 위하는 어진 성격이 전문직업성의 핵심 요소였다. 이것은 과거 히포크라테스를 위시해 동서문화가 공유하는 의사의 개인적 덕목에 관한 기본적인 담론이어서 전문 직업성에서 개인적 차원의 속성을 이야기 하는 것은 오히려 진부한 감마저 들고 있다.

그러나 전문직 개개인이 모여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고 이러한 개개인이 추구하는 것이 집단적 가치로 승화돼 집단적인 규약의 차원으로 구체화 될 때 이러한 전문직 회원들은 자신들의 단체가 추구하는 합의된 동일 규약을 준수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그러므로 집단적 전문성의 논의는 직무윤리와(service ethics), 자율규제(self regulation) 그리고 임상적판단(clinical autonomy)의 세가지 커다란 사안으로 편의상 분류할 수 있다.

전문 직업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언어 체계에 없던 나라에서 집단적차원의 전문직업성(collective professionalism)에 대한 인식론으로 인한 혼란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며 이것은 비단 영어를 사용하는 선진국에서 조차도 의료의 형태에 따라서 정의를 내리는 것은 매우 혼란스럽다.

반면에 전문 직업성을 하나의 절차(process)와 구성적(construct)인 요소로 이해한다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 일러스트/윤세호 기자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집단적 직업전문성에 대한 이해는 시작 단계이며 매우 초보적이고 이러한 것을 정규 교육을 통하여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을 우리 삶의 언어 영역 안에 편입시키는 일이다.

의료계에서 전문직업성이 무엇인가를 보여줌으로써 국민들에게 이해시킬 수 도 있고 우리의 언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집단적 전문직업성에서 임상적 자율적 판단(Clinical autonomy)이란 의사전문직으로서의 판단을 의미하는 것이요, 환자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는 주문조달(catering)의 의료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러한 전문가적인 판단은 애써 마련한 의료의 공적자금을 사회적 재원으로 보고 이것을 분별 있게 사용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적법하고 적당하게 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노력을 의미하며, 직무 윤리라는 것은 의사로서 반드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직무윤리는 앞에서 언급한대로 환자의 이득에 최우선한다는 것을 훼손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유혹과 함정의 방지 그리고 환자를 최대한 인간으로서 존중하도록 하는 장치이다.

직무윤리가 훼손되었을 때 회원에 대한 처분을 내리는 것이 바로 자율규제 정신이다. 우리에게는 전문직업성의 이론적인 이해도 중요하나 실제로 이것이 하나의 사회적 실천으로 자리잡은 선진국의 전문직업성 수호를 위한 제도와 장치들을 보면 오히려 더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다.

전문직업성은 이론적 이해보다 사회적 실천으로 의사 스스로 체득 될 수 있는 사회적 실천 속에 존재하고 있고 이 같은 사실은 우리 의료계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를 암시한다.

선진국은 면허관리제도로 전문직업성을 수호하고 있다. 즉 회원의 부정적인 의료가 다른 회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해를 미치는 회원 간의 이해상충을 방지하는 장치를 갖는 것이다. 그럼으로 현재 시행하고 있는 면허 등록제는 전문직업성을 추구하기 위한 제도로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현재 의사협회는 의사조합의 성격인 의사회와 자율규제 기관인 면허 기관의 중간정도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집단의 이익과 전문직업성의 보존이라는 두 가지 명제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 자체가 이해상충으로 기관의 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다.

우리시대의 의료계의 가장 큰 과제는 의료인 집단을 우리들의 권익과 신분을 위한 조합의 성격을 갖는 의사회와 전문직업성의 수호를 위한 별개의 단체의 설립과 독립이다.

의사회(Trade Union)는 전문직의 신분과 경제적 보상을 위한 단체로 의료의 수월성 추구를 방해하는 각종 요소로부터 직종을 보호하는 것이기에 전문직 조합의 발전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한편 회원의 전문직업성에 반하는 각 종 사안은 면허관리를 통해 법 이전에 직무윤리를 바탕으로 전문직 스스로 규제해 다른 회원과 전문직의 번성과 명예를 함께 수호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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