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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정보 흐름 분석해 마취 메커니즘 밝혀
뇌 정보 흐름 분석해 마취 메커니즘 밝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3.05.2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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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미 의대 공동연구팀…마취에 의한 의식 소실·회복 원인 규명

▲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최병문·노규정·구승우 교수.
뇌 정보 흐름 분석으로 마취제들의 공통 메커니즘 규명에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노규정·구승우·최병문·백승혜 교수팀이 미국 미시건 의대 이운철·조지 마샤 박사 공동연구팀과 함께 케타민·프로로폴·세보플루란 등으로 전신마취한 환자 48명의 뇌 정보 흐름의 방향과 양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전두엽에서 두정엽 방향으로의 정보 흐름이 억제되는 순간 사람의 의식도 사라진다는 공통된 변화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분자구조나 신경생리학적 특성이 다른 수면제나 마취제일지라도 전두엽에서 두정엽 방향으로의 정보 흐름을 억제함으로써 사람의 의식을 없앤다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마취에 의해 사람의 의식이 소실되고 회복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의식이 소실되고 회복되는 사이의 중간 과정, '무의식의 깊이'도 뇌 정보 흐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수술 중 돌연 각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길도 열게 됐다.

연구팀은 해리성(환각성) 마취제인 케타민으로 전신마취한 30명, 흡입마취제인 세보플루란과 정맥마취제인 프로로폴로 전신마취한 각 9명 등, 수술 중인 환자 총 48명의 뇌파를 획득했다.

신호분석방법(표준화 기호전달 엔트로피)을 이용해 인지를 다루는 뇌 앞부분의 전두엽과 감각정보 처리를 하는 뇌 뒷부분의 두정엽의 뇌파를 분석했고, 전두엽과 두정엽 간 정보 흐름의 방향과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세 가지 마취제 모두 전두엽에서 두정엽 방향으로의 정보 흐름은 전신마취로 의식을 잃는 것과 동시에 급격히 감소했지만 그 반대 방향 흐름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전신마취로 전두엽에서 두정엽 방향으로의 정보 흐름이 억제되면 의식을 잃게 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두정엽에서 전두엽 방향으로의 정보 흐름은 수면제 혹은 마취제의 투여와 무관하게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뇌는 수면 혹은 마취중이라도 외부로부터의 시각· 후각·청각 등 감각에 관한 정보 처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노규정 서울아산병원 노규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특성이 전혀 다른 마취제일지라도 전두엽에서 두정엽 방향으로의 뇌 정보 흐름을 억제함으로써 무의식으로의 전환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노 교수는 "지금까지는 환자의 무의식 수준이 수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여부만을 불완전하게 예측할 수 있었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마취의 깊이뿐만 아니라 의식 소실 유무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 "수술 중 전신마취상태에서 의식이 갑자기 돌아오는 시점을 미리 예측해 무엇보다도 수술 중 환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마취과학회 공식학술지인 <마취학(Anesthesiology)> 6월호의 이달의 논문으로 선정됐으며, 저널 표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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