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공단, 20~21일 1차 협상...'탐색전' 돌입
2차선 공단이 사정설명...'숫자싸움' 내주께 본격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1일 양일간에 걸쳐 주요 공급자단체들과의 1차 협상을 마무리했다.
1차 협상은 공단 협상팀이 각 단체들의 의견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는 23~24일 이뤄질 2차 협상에서는 역으로 공단의 입장을 각 단체에게 전달하는 자리로 마련되며, 구체적인 수가 인상률·수가 인상폭에 대한 논의는 내주께나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의원급을 대표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는 21일 있었던 공단과의 첫 만남에서 일차의료기관들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며, 보건의료 체계상 첫번째 보루가 무너진다면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됨은 물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수흠 의협 수가협상단장은 "일차의료기관의 어려운 상황을 공단 협상단에 전하고, 수가 현실화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전했다.
의협은 금번 수가협상과 토요휴무가산 등 일차의료활성화 방안을 연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토요휴무가산제를 이유로 수가인상률을 낮춰잡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경고이자, 협상단 스스로도 토요휴무가산를 이유로 수가를 덜 받는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힌 셈이다.
대한병원협회 또한 병원급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강력히 어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병협은 공단과의 협상에 앞서 같은 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병원 8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지현황 조사결과를 발표, 여론전에 나서기도 했다.
병협은 "상급종합병원 19곳과 종합병원 54곳, 병원 7곳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지현황 조사 결과, 의료이용 증가율의 둔화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해 지난해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심각한 수지불균형이 목격됐다"면서 병원급 수가인상 당위성을 강조했다.
대한약사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또한 경영난을 호소하며 협조를 구했다.
박영달 약사회 보험위원장은 "약국의 경우 추가 인건비, 유지비 등의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강조, 현실적인 수가인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치협은 완전틀니 급여화 등 보장성 강화의 훈풍을 기대했지만, 잘못된 정부 추계로 일선 치과병의원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급여화가 수가인상률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치협 협상단 소속 김영훈 경기지부 보험이사는 "정부는 완전틀니급여화로 3000억원의 재정이 치과병의원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용률이 저조해 실제 급여화에 따른 추가투입 금액은 36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급여화로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치과병의원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비급여의 급여화로 행위가격만 낮아진 셈"이라고 토로했다.
공단은 1차 협상에서 제기된 공급자단체들의 의견을 모아 23일 오전 열릴 재정운영위원회에 보고한 뒤, 각 유형별 협상전략을 구체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