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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CT도 국내 기술로…글로벌업체와 경쟁
이제는 CT도 국내 기술로…글로벌업체와 경쟁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3.05.1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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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연구 개발 끝에 의료용 CT 출시…소형화·안전성 강점

국내에서도 의료용 CT가 개발돼 화제다.

원광대학교병원 병원특성화연구센터는 디지털 영상기술 전문기업인 나노포커스레이와 공동으로 뇌․두경부․관절을 촬영 할 수 있는 '부위한정용 CT'를 개발해 지난해 10월 출시했다.

▲ 이동형 CT인 'PHION'
이 CT는 국내 최초의 의료용 CT로서 고해상도(140 micrometer), 저방사선선량 (<1.4mSv)의 모바일 콘빔 볼륨형 CT이다.

사지관절·두경부·뇌·치과·이비인후과에 사용할 수 있으며, ▲수술실 ▲중환자실 ▲응급실 ▲외래 ▲앰뷸런스 ▲이동 군사용 등 다양한 적용분야가 있다. 

윤권하 원광대병원 병원특성화연구센터 책임 교수는 "부위한정용 CT를 개발하기까지 실험동물용 마이크로 CT와 나노 CT를 먼저 개발하면서 CT에 대한 원천기술개발이 이뤄졌다"면서 "임상용 개발과정까지 거쳐 제품화는 총 7년의 연구개발 끝에 우수한 임상제품이 개발돼 시장에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CT는 나노포커스에서 상품화해 'PHION'이라는 제품명으로 시장에 내놓고 있다.

PHION은 이동형 CT로서 촬영 시 환자의 편안함과 안정성을 위해 빠른 CT 촬영과 고속 GPU 연산을 이용한 영상 재구성으로 짧은 시간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환자 나이와 체형에 따라 최적의 촬영을 위해 다양하고, 넓은 촬영 영역(FOV)과 촬영 모드를 제공하며 환자의 안전을 고려한 낮은 엑스레이 피폭선량을 제공하고 있다.

외국 제품에 비해 성능은 높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며, 사용이 쉬운 통합 소프트웨어를 지원해 병원 PACS 시스템과 연동도 가능한 특징이 있다.

▲ 윤권하 원광대병원 교수
윤권하 교수는 14일 <의협신문>과 만난자리에서 "CT시장은 GE·필립스·지멘스·도시바 등 4개 메이저 업체가 독점하는 상태지만, 국내에서는 디지털 엑스레이가 주를 이루면서 CT는 전무한 상태"라면서 "CT 중요성은 날로 커지는데 이 시장을 어떻게 뚫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 의료기기의 트랜드는 스마트화․소형화․모바일화 되고 있다"면서 "트랜드에 맞춰 초음파 시장이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CT도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판단해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CT에 비해 소형화 되면서 대학과 종합병원용이 아닌 개인 병·의원에 적합한 CT를 개발하려고 했다.

윤 교수는 우선 의료용 CT를 개발하기 전에 실험동물용 마이크로 CT를 개발하면서 얻은 기술을 토대로 소형화 제품에서 높은 해상도를 가질 수 있도록 고안하고 '콘빔기술'을 채택해 영상을 얻는 '볼륨형 CT'기술을 도입했다.

PHION은 최근에 삼성전자에서 인수한 미국의 CT 전문업체인 '뉴로로지카' CT에 비해서도 기술력이 우수한 부분을 장점으로 꼽았다.

뉴로로지카의 CT는 소형화 형태로 돼있지만, 단순히 기존의 CT를 소형화 시킨 것에 불과해 갠트리나 검사 디텍터가 기존과 똑같은 시스템이 적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가격도 고가이면서 개인병·의원에는 설치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윤 교수는 "PHION은 알고리즘과 같은 기술적인 차별성이 있고, 가격도 저렴해 시장성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PHION은 현재 원광대병원에 우선 설치키로 합의했다. 서울아산병원과도 설치를 협의 중에 있으며,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CT 설치기준, '병상수 제한' 완화해야

하지만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의료용 CT지만, 국내 CT 설치기준의 한계에 부딪쳐 어려움을 격고 있다.

▲ 윤권하 교수가 CT의 설치인정기준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행 의료법과 특수의료 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국내 CT 설치에는  시지역 200병상, 군지역 100병상 확보가 필요하다. 이는 고가장비의 무분별한 도입과 과잉진료에 따른 의료비 과다지출 등을 방지하기 위해 규정된 것이다.

이런 규정으로 인해 국내 병·의원에 맞춰 개발한 PHION은 설치에 제한이 있다는 지적이다.

윤 교수는 "PHION은 기존 CT의 가격과 달리 디지털유방촬영장치의 가격과 유사해 고가장비를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규정과 다르다"면서 "모바일, 스마트시대의 편리한 의료영상장비로서 뇌혈관 질환의 조기진단이나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현저히 개선되면서 개인 병·의원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방촬영장치는 특수의료장비에 해당하면서도 설치 인정에 관한 시설기준이 없으며, CT 중에서도 치과용 및 이비인후과용으로 사용되는 CT는 특수의료장비에 포함되지 않는 예외조항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일반 CT의 경우에는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 병․의원에서 CT 촬영이 필요하지만, 병상수 제한으로 인해 결국 2,3차 병원으로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다"면서 "부위 한정용 CT인 만큼 가격이 높지 않고, 일차의료기관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병상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내에서 개발된 성과물이 중국․유럽․미국 등 세계로 진출할 수 있기 위해서는 국내에서부터 시장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설치기준제한으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 보급되기 어려운 상황이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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