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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특집 환자가 원하는 좋은 의사...뉴 하트 속 최 교수?
특집 환자가 원하는 좋은 의사...뉴 하트 속 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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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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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Global role of doctors 우리나라의 현황과 과제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회복..사회적 이슈에 전문가 역할 감당해야

의료윤리에 대한 의사와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Global role of doctor연구팀'과 손잡고 <Global role of doctor>를 주제로 신년기획을 진행합니다.

세계의학교육연맹은 각 나라별로 시대의 변화에 따른 의사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Global Role of Doctor in Healthcare'라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사전문직 고유의 가치(value)와 의무(duty)에 관한 내용을 구체화 하고, 상징화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이번 과제는 의사는 물론 일반사회 모두가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직 바람직한 의사상이 정립되지 않은 우리의 현실을 놓고 볼 때 매우 의미있는 과제입니다.

'Global role of doctor연구팀'은 지난 2년 동안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와 재단법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대한민국 의사의 역할과 덕목'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신년기획 <Global role of doctor>는 의사전문직의 가치와 의무를 정립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 회복

▲ 허윤정(아주의대 연구부 교수 인문사회의학교실)

의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탐독하는 만화로 유명하다는'슈퍼닥터 K'에서 주인공의 아버지는 "의사란 인간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다. 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진단·치료·수술·연구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환자들이 인식하는 의사상과는 간극이 존재한다.

환자들이 바라는 좋은 의사를 이야기하다보면 '닭과 달걀' 논쟁처럼 무엇이 먼저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과연 수가·진료여건·의료전달체계·보건의료제도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질병에 초점을 맞추는 생의학적 모형은 그동안 의사들의 교과서였으나 이제 다양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생의학적 모형에서는 질병을 일탈로 규정하고 건강을 '질병이 없는 상태'로 정의한다.

그러나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로 선언했다(1946년). 또한 유엔(UN)은 '성취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누릴 권리'를 건강권으로 정의하고 있다(1966년, 사회권 규약 제12조).

건강권에 대한 새로운 함의, 질병을 규정하고 치유하는 사회문화적 요인을 성찰하고, 의학의 가치중립성을 신봉하는 '과학적 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의학과 의료를 거시적 관점으로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과대학에서의 과다한 학습량과 암기식 학습유형, 경쟁과 개인주의 경향의 심화, 협소한 사회적 관계망 등의 경험이 의사가 된 후에도 크게 변화되기 어려운 현실적 여건에서 우리나라 진료 여건 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기성찰의 노력이 필요하다.

▲ 일본 만화 '닥터 K'

민주화, 인간성의 회복, 소비자주의의 확산 등 사회 전반의 가치관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의사-환자 관계는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지식정보화 사회의 발달, 스마트폰의 일상적인 활용 등으로 의료정보의 비대칭성이 완만해지고 심지어 역비대칭성까지 나타나고 있다.

의료정보화, 생명공학기술 등 신의료기술은 급속히 발달하지만 사회문화적 규범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낙태·안락사·장기이식·인간복제 등의 새로운 이슈는 의사들에게 윤리적 도전 과제를 제기한다. 의사가 되려는 사람과 의사를 찾는 사람 모두 '좋은 의사'를 꿈꾼다. 환자들이 기억하는 '좋은 의사'는 의학드라마 '뉴하트'의 최 교수 같은 사람이 아닐까?

현실에서 의사는 다양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건강보험의 수가 등 정책을 결정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참여하고 있으며, 의료계에서 자주 비판하는, '심사를 통한 삭감'을 결정하는 과정에도 의사들의 결정이 필수적이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장애등급의 판정에도 의사들의 판단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병원과 같은 진료현장이 아닌 곳에서 이미 의사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법률에 근거해 전문직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변화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최근 의협이 '의사 자정선언'을 넘어 범국민적 사회정화운동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의사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근본적인 기대는 믿을만한 의사, 즉 '환자와 의사의 신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하는 과제이다.

'좋은 의사'는 환자를 위해서도 의사를 위해서도 정부와 국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의사와 같은 전문직업인들의 진료영역은 수가 등을 통해 심사·삭감하거나, 결과물에 대한 행정규제로는 효율적인 통제는 불가능하다.

경찰효과가 아닌 자율적 자기규제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이다. '탈리도마이드 베이비'사건과 겹쳐 보이는 우리나라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사건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전문가로서 의사들이 다양한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의사와 환자의 신뢰를 쌓아가는 한 통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의학의 꽃이라 불리는 외과 중에서도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흉부외과를 다룬 MBC TV드라마 '뉴하트'에서 인간적인 의사 캐릭터의 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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