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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수술후 정맥혈전증 "한국인에게 흔치 않다"

위암 수술후 정맥혈전증 "한국인에게 흔치 않다"

  • 조명덕 기자 mdcho@doctorsnews.co.kr
  • 승인 2013.05.0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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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예방적 항응고제 선별적으로 사용해야"

위암 수술후 발생할 수 있는 정맥혈전증 예방을 위해 모든 환자에게 헤파린 등 예방 약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에서 처음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 이근욱 서울의대 교수
정맥혈전증은 정맥 가운데 특히 하지정맥에 피가 응고해 혈전이 생성되고 이로 인해 합병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맥혈전증이 있을 경우 혈전이 떨어져나가 폐혈관을 막아버리는 폐색전증(pulmonary embolism)이 발생,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술 직후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환자의 경우 상당수가 폐색전증 때문이며, 서양의 경우에는 정맥혈전증의 빈도가 매우 높아 암 수술을 받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이를 예방하는 항응고 약제인 미분획된 헤파린(unfractionated heparin) 또는 저분자 헤파린(low molecular weight heparin)을 수술 전후 예방적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경험상 위암을 포함한 대부분의 암환자에게서 수술후 정맥혈전증이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고, 항응고제는 출혈 위험을 높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국내에서는 헤파린을 서양 만큼 흔히 사용하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김형호(외과)·이근욱(종양내과)·전은주(영상의학과) 교수팀은 보다 효율적인 항응고제 사용을 위해 동아시아인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암인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위암 수술 후 나타나는 정맥혈전증 발생률에 대한 전향적인 연구를 시행했다.

2010년 5월∼2011년 7월 사이에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375명을 대상으로 수술후 정맥혈전증 발생 빈도를 분석한 결과 정맥혈전증이 발생한 경우는 2.4%(9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양에서 정맥혈전증의 예방 약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할 때 통상적인 기준인 10% 보다 유의하게 낮은 수치이다.

또 위암 1·2·3기의 경우에는 정맥혈전증이 지극히 드물게 나타나는 반면 4기 환자가 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정맥혈전증이 10% 가까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위암 진행단계에 따라 항응고제의 예방적 사용을 달리할 수 있는 기준이 제시됐다.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후 정맥혈전증의 발생률에 대한 최초의 전향적 연구 결과로 위암 발생률이 높은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대규모 연구를 시행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동아시아인에게서 위암 수술에 예방적 항응고제 사용의 필요성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한편 그동안 위암 수술때 경험에 근거해 항응고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오지 않았던 것이 옳은 판단이었음이 확인됐다.

이근욱 교수는 "위암 수술후 정맥혈전증 발생률이 2.4%로 매우 낮은 만큼 모든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정맥혈전증 예방을 위한 약제를 사용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오히려 출혈 등 수술후 합병증을 증가시켜 환자의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으므로 위암의 병기에 따라 선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해외 저명 학술지 <PLOS ONE> 4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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