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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텔' 메카는 대구메디센터입니다
'메디텔' 메카는 대구메디센터입니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3.04.1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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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호텔 신개념 복합의료문화공간 '대구메디센터' 첫 삽
10개층에 의료기관 유치…시티투어 접목 전시·공연장도 마련

대한민국 의료특별시를 표방하는 '메디시티' 대구광역시에 병원과 호텔을 융합한 새로운 개념의 복합 의료문화공간인 메디텔 '대구메디센터'가 지난 1월 28일 첫 삽을 떴다.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는 대구의 해외 의료관광객과 중심권에 위치해 지역 환자까지 아우르게 될 대구메디센터는 지금 색다른 꿈을 좇아 차근차근 현실로 옮기고 있다. 도식화된 치료와 치유의 틀에서 벗어나 볼거리, 놀 거리를 덧붙이고 옛 선인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한 지역문화를 소개하며 편안히 머물곳까지 제공하는 원스톱 헬스케어시스템을 구상중이다. 치유와 휴식과 문화가 있는 곳. 그 안에는 어떤 것들이 담기게 될까. 1년후 문을 열게 될 대구메디센터의 모습을 미리 따라가봤다.

지난해 9월 18일 대구광역시와 엘디스리젠트호텔(대구시 중구 동산동 360·대표 김도헌)은 메디텔사업 협약식을 가졌다. 양측은 이 협약을 통해 의료관광 활성화와 의료마케팅 정보 공유를 밑거름으로 의료관광산업의 롤모델을 만든다는데 합의했다. 이에따라 엘디스리젠트호텔 주차장 부지에 지하 1층·지상 18층(연면적 1만 6069㎡)의 규모로 들어서게 될 대구메디센터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메디센터의 구성은 지상 1~3층에는 금융기관·미용실·약국·커피숍 등 근린생활시설이 입점할 예정이고, 4~13층까지 10개층에 의료기관이 들어오게 되며, 14~18층은 호텔로 꾸며진다. 의료기관은 층당 1~2곳 씩 모두 15곳 정도의 클리닉을 유치할 계획이다.

대구메디센터 모형도.
대구메디센터가 자리하게 될 곳은 대구를 관통하는 달구벌대로에 위치해 지하철 1·2·3호선이 모두 지나는 교통의 요충지이고 최근에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으며, 동성로를 중심으로 대형백화점 등 상권이 형성돼 있어 지리적으로는 더할나위 없는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대구시가 지원하는 첫 메디텔사업이라는 부가가치도 얹어졌다. 그러나 거기까지. 의료관광객이나 지역 환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차별화된 컨텐츠가 필요했다. 대구메디센터의 고민은 시작됐다.

사실 메디텔 구상단계부터 이용객들의 문화적인 욕구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화두였다. 문화는 이제 경제적 지표까지 좌우할 만큼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안에서부터 돌아봤다. 현재 운영중인 엘디스리젠트 호텔 지하 재즈바와 메디센터 옥상층에 상설공연장을 마련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를 통해 메디센터를 찾는 환자들에게 진료외 시간에 즐길수 있는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준다는 복안이다. 곁들여서 내부 인테리어를 변경해 젊은 예술 작가들은 위한 전시공간도 마련키로 했다. 병원아트페어·호텔아트페어가 눈 앞에 펼쳐질 수 있도록….

다음으로는 융·복합에 천착했다. '호텔+병원' '의료+휴식''치료+힐링'이라는 중점 테마에 '문화+유행''관광+쇼핑'까지 더해보자는 접근이다. 그렇다고 일정이 짜여진 이들에게 많은 시간을 내게 할 수는 없었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해답은 항상 곁에 있는 법이다.

대구시는 현대와 근대가 공존하는 다섯개의 '골목투어'코스를 개발했다. 이 가운데 2코스 '근대문화골목'(1.54㎞)은 대구메디센터와 벽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계명대 동산의료원부터 시작한다. 이 골목투어를 메디센터 헬스케어 프로그램에 접목시키는 것이었다.

구불구불 좁다란 골목길 어느 집 처마 밑에는 흙더미가 드러나 있다. 옛 정취에 빠져 머릿속은 어릴적 추억을 더듬고 있다. 골목길의 모습은 이렇다. 대구메디센터를 오른쪽으로 돌아 동산의료원에 들어서면 작곡가 박태준의 '동무생각'에 나오는 청라언덕을 마주하게 된다. 또 각종 성경과 선교유물·성막에 관한 자료가 보관돼 있는 선교박물관(스위즈주택·대구시 유형문화재 25호)과 동·서양 근대 의료기기가 전시된 의학박물관(챔니스주택·대구 문화재 26호), 시대별 교과서·민속자료 등을 보유한 교육역사박물관(블레어주택·대구시 유형문화제 27호) 등이 우리의 시계를 근대로 돌린다. 이어 3·1운동길을 지나 한옥숙박체험을 할 수 있는 구암서원을 거쳐 만나게 되는 지은지 120년이 넘는 계산성당이 있고,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민족저항시인 이상화의 고택을 볼 수 있다. 이어 역시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제일교회와 뽕나무 골목을 지나 약령시 한의약박물관과 약령시장, 영남대로를 거쳐 전골목, 대구화교소학교까지 눈길을 돌릴 때마다 과거와 현재가 들쑥날쑥 고개를 내민다.

내친김에 조금 욕심을 내다보면 경상감영~달성공원, 주얼리타운~서문시장,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건들바위, 반월당~살트르성바오로수녀원 등에도 마음을 빼앗긴다.

대구메디센터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보다 더 다양하고 실질적인 서비스를 통해 대구의 모습과 한국의료의 우수성을 알려나갈 생각이다. 연관 기업체나 사업망을 통해 해외시장도 꾸준히 확보해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대구메디센터는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가을쯤부터 본격적으로 메디센터에 들어올 클리닉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대구메디센터 건립 실무를 맡고 있는 김진우 엘디스리젠트호텔 부장은 "대구시를 이름뿐이 아닌 대표적인 메디시티로 만드는 것과 그에 걸맞는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며 "메디센터 건축이 마무리되면 대구시와 함께 메디투어사업을 진행중인 사단법인체도 들어올 예정이어서 의료관광시장을 넓혀 가는데 좀 더 깊이 있고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첫 발을 뗀 대구메디센터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 최초'라는 부담도 크다. 무엇을 어떻게 채울까. 걱정도 많고 지켜보는 눈도 많다. 이들의 새로운 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까….

주관사인 '엘디스'의 어원은 '하나님과 함께 하심'(ELui DIstribution System)이다. 신은 인간의 부족함을 채워준다. 부족한 게 있고 채울 곳이 있어 더 기대되는 대구메디센터다.

 

 
대구메디센터가 전국 최초의 메디텔로서 사업승인을 받기까지 한 개원의의 무수한 손길을 거쳤다. 그뿐이 아니다. 그는 메디텔로서 갖춰야 할 것과 운영 방향을 일일히 컨설팅하고 마케팅까지 간섭한다. 왜냐고 물었더니 "대구가 좋아서, 우리나라가 잘 됐으면 해서"란다. 
메디텔 서포터즈를 자처하고 나선 김은정 원장(대구 수성구·김은정소아과의원)의 대답은 짧지만 강렬했다.

특별한 직함도 없이 이 사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무슨일을 하고 있나.

건축 인·허가부터 사업 전반에 대부분 관여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고 행정적으로 얽히고설킨 업무를 풀기도 한다. 의사로서 접근할 수 있는 전문적인 컨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조직·계층의 사람들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사업과 그들을 어떻게 연계시켰나.

병원하는 사람은 호텔을 모르고, 호텔하는 사람은 병원을 모른다. 사회활동을 통해 다양한 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는데 그 분들이 모두 도움이 되고 있다. 대구가 의료를 통해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대구메디센터를 대구의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다.

메디텔에 문화의 개념을 접목시키고 있다. 왜 지금 문화인가.

이제 경제는 문화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의료도 그렇다. 치료를 받으면서 미술품을 감상하고 공연을 즐길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또 유적을 돌아볼 수 있고 쇼핑도 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치유하는 복합의료문화공간으로서 메디텔의 순기능을 기대한다.

의료관광 마케팅에 대한 복안도 남다르다.

개인적으로 컨설팅을 맡고 있는 기업들의 해외지사나 법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가깝게는 외국인 환자나 대구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도 대상이다. 대구시와 연계한 해외환자 유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접근이 메디센터의 뿌리가 되길 바란다.

메디텔 서포터즈를 운용할 계획이라는데.

문화설명사나 홍보대사 역할을 하는 자원봉사자를 모을 계획이다. 그들에게 골목투어에 나선 해외 의료관광객들을 위해 유적이나 역사적 상황을 설명하는 일을 맡길 생각이다. 학생들이나 다문화가정 주부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우리가 더불어 사는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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