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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성장클리닉 내부 들여다 보니..."헉!"

한방 성장클리닉 내부 들여다 보니..."헉!"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04.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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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총 서울 20곳 한의원 불법행위 적발, 보건소에 고발

▲성장클리닉 한의원에서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어린이의 팔을 골밀도검사기 안으로 집어넣고 있다. (사진제공=전국의사총연합)

성장클리닉을 표방하는 일부 한의원의 불법 행태가 도를 지나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골밀도 검사기기를 이용해 불법적인 의료행위를 한 성장클리닉 전문 한의원 20곳을 적발, 관할 보건소에 고발했다고 2일 밝혔다.

고발된 한의원은 지역별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한의원 5곳,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소재 각각 4곳, 강동구·광진구·서초구 각 2곳, 중랑구 1곳 등이다. 이들 한의원이 불법적으로 사용한 골밀도 검사기기의 종류는 X-선 방식이 12곳, 초음파 방식이 8곳으로 드러났다.

전의총에 따르면 이들 한의원은 불법 의료기기 사용은 물론, 성장 장애에 대해 설명 역시 의학과는 동떨어진 것이었다. 전의총이 공개한 한의원의 상담사례를 살펴보면, '뇌가 흥분하면 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지고, 뇌가 안정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많아진다',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면 키가 안 큰다', '칼슘이나 우유를 많이 먹으면 뼈가 굳고 성장이 멈춘다' 등이다.

또 '키가 안 크는 아이는 피가 뜨거우니 피를 차게 해야 한다', '골반이 틀어져 있어서 키가 안 큰다', '좌우 두상 크기가 차이 나면 다리에 걸리는 부하가 달라져서 양측 다리 길이 차이가 난다'는 등 의학적 근거를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설명 일색이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전의총이 공개한 상담사례들이 모두 동일한 환자에 대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전의총은 "성장판이 거의 닫혀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려우니 즉각적인 치료를 받지 않으면 큰 일 날것처럼 보호자에게 겁을 주기도 하였고, 한 달 치료비를 30~150 만원의 거액을 요구하며 최소 6개월간의 치료를 권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일부 한의원의 불법·부도덕적 행태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전의총은 "자식의 키가 크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이용해 한방 진료가 과학적 근거를 가진 것으로 포장하기 위해 한방적 원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 골밀도 검사기기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현대의료기기의 검사 결과조차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고가의 한약을 판매하기 위한 한의사들의 사이비 의료행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 "한의사들이 굳이 현대의학에서 개발된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싶다면 한의사 자격증을 반납하고 의과대학에 입학해 제대로 된 의학교육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꼬집고 "만약 한의학의 현대화를 주장한다면 한의학의 근본인 음양오행설이나 체질과 관련된 장비를 만들어 사용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전의총은 한의원에서 자행되는 불법적인 골밀도검사기기, 진단용 초음파, 혈액검사 등의 사용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를 벌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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