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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절름발이 만들 셈이냐" 막말·비난 파행
"회장 절름발이 만들 셈이냐" 막말·비난 파행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3.03.3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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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총회서 감사 보고·예산안 신경전 첨예…조인성 회장 "재신임" 언급

▲ 조인성 경기도의사회장(왼쪽)이 회장 재신임 안건에 대해 언급하는 모습. 양재수 의장은 재신임안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협신문 이은빈
경기도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가 극한 내분구도를 보이며 파행으로 얼룩졌다.

30일 경기도의사회관에서 열린 제67회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과 집행부는 감사의 권한을 강화한 규정과 보고내용, 예산안 의결을 두고 새벽까지 첨예하게 맞붙다가 소득 없이 해산했다.

갈등의 불씨를 지핀 것은 두 감사가 발표한 상반된 내용의 감사보고. 집행부가 제출한 결산서에 대해 한쪽에서는 "큰 결점 없이 합리적인 근거를 기초로 작성됐다"는 평이, 다른 한쪽에서는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평이 나왔다.

이날 김세헌 감사는 "상당수의 예산 집행에 있어 공적 용도가 아닌 사적 용도로 사용된 정황이 포착돼 이를 확인코자 했으나 증빙서류 미제출, 사용내용 확인 거부 등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차량 구입, 신규사업 추진 등 집행부의 세부 활동내역에 질타를 가했다.

이는 앞서 서기홍 감사가 "2012년도 결산보고서가 합리적인 근거를 기초로 작성됐으며 큰 결점 없이 적정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보고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집행부 결산보고 적절" vs "전혀 신뢰할 수 없다"

대의원들은 '멘붕'에 빠졌다. 전혀 다른 감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으니 두 감사 모두 사퇴하고, 재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발언기회를 얻은 최동락 재무이사는 김 감사의 보고가 "사실과 다르다"며 "6번에 걸쳐 요구한 자료를 충실히 제출했고, 2월 회계부분은 회기가 바뀌는 부분에서 착오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뚜렷한 결론 없이 갑론을박이 지속되자 이번에는 예결위원장이 발언에 나섰다.

예결위는 올해 집행부가 제시한 예산안에서 의원발전협의회, 젊은의사 미래모임 등 추진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대외협력비를 4천500만 원에서 1천만 원으로 대폭 줄인 데 반해 대의원 운영비 등은 증액한 안을 내놨다.

전철환 예결위원장은 "집행부가 추진하는 사업이 너무 방대하고 많다. 의발협이나 젊은의사 미래모임 등은 의협에서 추진하는 사안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 삭감했다"고 지적하면서 "일부 증빙되지 않은 부분은 징벌적 성격으로 예산을 깎았다"고 설명했다.

회의장 우측 가장자리에 모여 앉아있던 집행부 임원들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의장에게 요청해 발언대에 선 조인성 회장은 급기야 "집행부가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며 회장직을 걸겠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조인성 회장은 "양재수 의장, 김세헌 감사가 감사기간 동안 '조인성은 횡령범'이라는 등 근거 없는 소문을 내고 다녀 많은 전화를 받았다"면서 "이게 잠재적 범죄자 취급이 아니면 뭐겠느냐"고 했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 더 이상 못 참겠다" 성토

조 회장은 "미숙한 회무는 당연히 개선해야겠지만, 나눠준 자료를 보면 집행부는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 회장이 택시타고 다닌 금액에 대해 육하원칙에 의거해 근거를 대라는 등의 무리한 감사요구로 지난 3개월간 회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도의사회장에 출마한 이유는 어려운 의료계 현실에 물불 가리지 않고 일하기 위해서였다. 1년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대의원총회 상황은 너무나 비참하다. 회원들에게 재신임을 묻고, 불신임 된다면 떠나겠다"고 밝혔다.

양재수 의장은 총회에서 회장 재신임 가부를 결정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한 대의원이 "회장을 절름발이로 만드는 예산안은 결국 아무 것도 안 된다"며 재신임안을 전 회원 투표에 부칠 것을 긴급 동의안으로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

새벽 1시가 훌쩍 넘어서까지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않자 한 대의원은 "오늘 회의는 무효다. 의장의 파행적인 진행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면서 회의장을 뛰쳐나가기도 했다.

대의원 177명 중 위임 86명, 참석 72명으로 성원된 이날 총회는 막바지에 이르러 30여명대로 재석인원이 줄면서 흐지부지 끝났다. 감사보고와 예산안은 모두 부결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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