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동네의원 살리기는 국민 건강권 지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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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3.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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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의료정책' 성공하려면 '이것부터'
② 1차의료 활성화 한국의료 살린다

이재호(의협 1차의료강화특별위원장)
2000년 의약분업 시행 이후 최근에 이르기까지 중증환자 위주의 무분별한 보장성강화 정책과 의료전달체계 왜곡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의 대형병원에 대한 진입장벽이 약해졌고,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및 급여쏠림 현상이 발생해 1차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 점유율이 현격하게 떨어졌다. 1차의료기관은 점점 쇠락하고 도산율이 증가하는 등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2001년 병원급 의료기관 및 의원급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 현황을 보면 31.8%(5조 6686억원)와 32.8%(5조 8469억원)로 유사했으나, 10년 후인 2011년에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은 21.6%(9조 9646억원)로 병원급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 44.7%(20조 5768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떨어져 개원가의 극심한 경영난을 단적으로 방증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의료공급의 핵심인 1차의료의 붕괴는 불필요하게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을 초래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하게 되며, 결국은 의료자원 낭비와 국민의 의료접근성을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공급 및 의료소비체계의 구조화를 통한 비용효과적인 의료시스템을 구축해 1차의료기관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어떻게 하면 무너져 가는 1차의료를 활성화 할 수 있을까? 이에 무너져 가는 1차의료기관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비효율적인 의료서비스 공급과 비용지출을 초래하고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의

원급 의료기관은 주로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의료행위를 행하고,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주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명확한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의 기능을 구분하고 단계적 진료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통해 국민에게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편의성을 도모하고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행 의료전달체계의 의뢰·회송 시스템은 형식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제도적으로 강화해 무의미한 진료의뢰를 막고 의무적인 회송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이 1차의료기관에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상병에 대해 진료할 경우 의료기관 평가 등에 있어 패널티를 부여해 불이익을 받도록 하는 등 제한을 두거나 의료기관 종별 외래 본인부담률 차등을 더욱 강화해 상급종합병원의 본인부담금을 더 높이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또한 요양급여 의뢰서 발급 및 회송에 따른 가치를 노력에 대한 가치로 정보제공료 형태로 지급하거나 전국을 대진료권과 중진료권으로 구분해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도모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 역시 1차의료기관보다 상급종합병원이 우수하다는 국민의 의식전환이 없으면 제도개선이 이뤄지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롷대국민 인식전환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

둘째, 보건소의 진료기능을 제한하거나 폐지해야 한다.

보건소는 본래 설립취지와는 달리 무료의원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동네의원과 경쟁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선심성 진료에 매진하다 보니 워낙 저렴한 진료비에 65세 이상 노인은 불법적으로 본인부담금을 면제해 주고 약국의 본인부담금도 지원해 주다 보니 1차의료기관의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보건소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진료기능은 의료급여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으로 한정하고 진료비는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보건소를 요양기관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지역보건법을 개정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1차의료 증진기금 마련을 통한 1차의료기관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

2012년 기준 임금인상률 대비 수가인상률은 75% 수준 밖에 되지 않아 수가인상은 물론 1차의료기관의 재정적 지원방안 마련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1차의료 증진기금 마련을 위한 재단설립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해 1차의료기관을 개원할 경우 저리로 대출해 주거나, 노후시설 및 장비의 현대화 지원, 인력 채용시 인건비 일부를 보조하는 등 1차의료기관 지원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넷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 특별세액 감면대상에 1차의료기관을 포함시키는 등 재정지원 및 세제혜택에 대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버스사업자에게는 대중교통수단이라는 이유로 지원금·보조금·세제혜택을 지원하는데 반해, 국가 필수사업인 건강보험에 적극 참여하면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1차의료기관을 방치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따라서 의료서비스는 다른 직종보다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공익적 성격을 가지므로 대형병원과 1차의료기관에 대해 차등적으로 세제지원을 함으로써 1차의료를 활성화 할 필요성이 있다.

다섯째 출장건강검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일부 검진 전문기관이나 대학병원에 이르기까지 확장된 출장 건강검진의 과도한 양상으로 인해 영세한 1차의료기관이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출장 건강검진을 지양하고 지역의사회 검진 의료기관 내원을 통해 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아울러 시·도 경계를 뛰어 넘는 출장검진은 엄격히 규제하는 특단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여섯째, 진료에 불편을 주는 사항 개선을 통해 야간·휴일 의료이용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주 5일제 근무 확대시행에 따라 야간 및 휴무일 진료에 대한 국민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토요일 9∼13시 진료에 대해서는 진찰료 가산적용이 이뤄지지 않는 등 수요를 뒷받침해 줄 유인기전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진찰료 의존도가 높은 1차의료기관 활성화 차원에서 토요일 9∼13시의 진료에 대한 진찰료 가산적용이 절실히 필요하다.

일곱째, 불합리한 초·재진 진찰료 산정기준을 개선해야 한다.

순수하게 행정적 개념으로 상병명의 종류 및 완치여부에 상관 없이 환자의 마지막 내원일로부터 30일이 경과하면 다음 내원시부터 일괄적으로 초진으로 산정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여덟번째, 노인 외래 본인부담 정액제를 개선해야 한다.

매년 의료수가가 인상되는 것에 비해 65세 이상 노인의 외래 본인부담 정액제의 상한액 1만 5000원은 2001년 7월 이후 변동이 없다보니 진료비 인상에 따라 약간의 처치만 더해도 정액구간을 초과해 본인부담금액의 차이가 발생함으로써 노인환자들의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65세 이상 노인의 본인부담 상한금액을 2만 1000원으로 상향하거나, 본인부담률을 10%로 적용하는 정률제로의 전환에 대한 검토도 필요해 보인다.

아홉째, 52개의 의원 역점질환을 100개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날로 악화되는 건강보험재정을 고려해 감기·고혈압 등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해도 충분한 질환들의 경우 100개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해 대형병원 환자 쏠림현상을 개선하고 1차의료활성화 및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본인부담률을 개선하는 등 제도운영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성이 있다.

열번째, 원외처방료 부활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손실보전 차원에서 인상시켰던 원외처방료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건강보험재정안정화대책이라는 미명하에 없애고 진찰료와 통합시키며 의료계의 희생을 강요해 왔다. 이후에도 각종 선심성 정책만 남발해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고 그 책임을 의료계에 전가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보장성 강화정책은 주로 상급종합병원에만 해당하는 사항이 많아 가뜩이나 어려운 1차의료기관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건강의 파수꾼인 1차의료기관을 활성화 하기 위해 처방일수에 따라 처방료를 산정할 수 있도록 원외처방료 부활이 이루어져야 한다.

열한번째, 수가계약 구조를 보다 합리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유형별 경영상태에 맞춰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으로 수익을 보존해 줄 수 있는 계약체결이 이뤄져야 한다.

열두번째, 의료기관 관리에 소요되는 의원관리료·생활관리료 등 새로운 수가항목 신설을 통해 미흡한 수가 보전이 필요하다.

1차의료 활성화와 동네의원을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적절한 보상기전 마련 차원에서 향후 진찰료 개정작업시 폐기물 처리비용, 진료기록 보관에 따른 비용,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교육비용, 특수의료장비 관리자 교육비용, 병원감염관리비용 등을 반드시 의료수가에 반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심하고 진료를 할 수 있는 풍토 조성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제도 개선, 동일한 위반사항에 대해 업무정지 및 자격정지를 병과하고 있는 중복처벌 완화, 사무장병원 근절, 의료생협의 요양기관 지정취소, 진료실 내 폭행금지를 위한 의료법 개정도 필요하다.

진료비와 부대비용을 1차의료기관에서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한다면 지역 의료가 살아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의료가 공공재냐 아니냐를 따지기 전에 일차적으로 건강보험이란 국가가 필요로 해서 시행하는 국가 필수사업이고 이러한 국가 필수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1차의료기관이 보상을 받기는커녕 상대적인 불이익을 감내하고 있다면 이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척추는 우리 몸을 지탱해 주는 기둥이다. 기둥이 약하면 집이 무너지기 쉽듯이 척추가 튼튼하지 못하면 몸의 균형이 깨져서 요통, 허리디스크, 목 디스크 같은 척추 질환을 유발한다.

1차의료 또한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기둥이자 대들보라고 할 수 있다. 새 정부는 1차의료의 근간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근간이 무너진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1차의료 활성화 문제를 접근한다면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의료계 또한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1차의료 활성화를 위해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중지를 모아 나가야 한다. 1차의료 활성화를 통해서만이 무너져가는 동네의원을 살리고 국민건강을 지켜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1차의료를 살리는 것이야 말로 의료개혁의 첫 단추이자 마지막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모쪼록 현 정부에서는 1차의료를 살릴 수 있는 보다 전향적인 정책들이 실행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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