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민유홍·이승태교수팀은 지난 2000년 5월2일 당시 예후가 불량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이모씨(18세·여)에게 조직형이 반밖에 일치하지 않았던 아버지(47)의 조혈모세포와 중배엽 줄기세포를 동시에 이식해 2년간 관찰해 온 결과 현재까지 아무런 이상없이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부모와 자식간에는 50%의 조직적합항원이 반드시 일치하며, 형제 사이에도 2명 중 한명꼴로 50%가 일치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환자가 50% 조직 적합성 항원 일치자가 있는 셈이어서 이 치료법이 보편화되면 조직형이 없어 골수이식의 희망을 접어야 하는 환자들의 고민은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조직형이 반만 일치하는 경우 이식한 조혈모세포의 생착 실패, 이식편대숙주질환, 이식후 면역기능저하 등의 합병증이 커 이식을 포기해야 했다. 중배엽 줄기세포는 골수내 조혈기능과 미세환경을 구성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골수기질세포의 근원이 되는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선택적 면역억제효과가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배엽 줄기세포는 환자의 몸에 들어가 면역억제효과를 발휘해 원래 환자 몸에 있던 항원들이 새로 들어온 공여자의 조혈모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막아주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골수내 조혈기능을 통해 새로 들어온 공여자의 조혈모세포가 환자의 몸에 안전하게 생착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민유홍교수는 중배엽 줄기세포 동시이식술의 장점으로 “적은 수의 조혈모세포로도 이식거부 반응없이 성공적으로 생착돼 9일 정도면 조혈기능이 회복되므로(기존 2주) 수혈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환자의 몸에 들어가 새로 제공될 기증자의 면역체계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 놓기 때문에 치명적인 급성 및 만성 이식편대숙주반응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직형이 맞는 공여자가 있는 경우는 먼저 조혈모세포이식이 추천되며, 이미 백혈병이 상당히 진행돼 골수이식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서는 중배엽 줄기세포를 이용한 조혈모세포이식도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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