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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회관 '동아홀' 40년 만에 간판 뗀다

의협 회관 '동아홀' 40년 만에 간판 뗀다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03.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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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기망'한 리베이트 단죄 '상징적 의미'

약 40년 전 동아제약의 기증으로 대한의사협회 회관 3층에 마련된 회의실 '동아홀'이 명칭을 바꾸게 됐다.

대한의사협회는 13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동아홀' 명칭 사용을 중단하고, 새 이름이 결정되는 대로 현판을 교체키로 결의했다. 현재 동아홀 현판은 가리개로 가려진 상태며, 새 명칭이 확정될 때까지 동아홀은 '3층 회의실'로 불리게 된다.

▲ 의협 회관 3층 회의실 입구 모습. '동아홀'이라 쓰여진 현판이 가려진 상태다. ⓒ의협신문 김선경
동아홀에 대한 명칭변경 결정은 최근 의사 100여명의 무더기 기소 사태를 낳은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의협이 이번 리베이트 사건을 '의사를 기망한 사기사건'으로 규정한 이상, 의사 회원 보호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의사협회 건물 내에 가해자의 이름을 내건 공간이 존재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동아홀은 의협의 중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상임이사회가 매주 열리는 자리여서, 의사 회원은 물론 전체 의료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 리베이트 사건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장소로선 매우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날 회에서는 동아홀 명칭 변경을 둘러싸고 상임이사들 간에 격론이 벌어졌다. '동아홀'은 엄연한 의협 역사의 한 부분이므로 돌발적인 현안으로 인해 즉각 이름을 바꾸는 것은 과거를 부정하는 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의료계 내에서 '동아'라는 명칭을 부정적인 의미로 가져가겠다는 선언으로 비쳐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선의의 기부행위를 기념하는 의미도 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협회가 회원들의 정서를 대변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중요하다는 반론이 맞섰다. 기증자의 이름을 표방하는 기증품의 가이드라인을 먼저 마련한 뒤, 기준에 맞춰 명칭 변경을 논의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결국 장시간 논의 끝에 표결을 거쳐 과반수 찬성으로 명칭 개정 안건이 통과됐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동아제약이 동아홀을 기증했던 40년 전과 현재의 의료환경은 많이 달라졌다"며 "당시 기증자의 성의를 기념하는 것도 중요하나, 현재 의약품 리베이트로 인한 사회적 논란을 감안할 때 역사적 의미의 비중은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아홀의 역사는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회관을 갖고 있던 대한의학협회는 1969년 4월 제주도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회관 신축을 의결, 같은 해 11월 6일 현 위치인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대지 541평을 구입했다.

신축회관 건립 비용이 부족했던 의협은 회원들로부터 모금 운동을 벌이는 한편, 동아제약 강중희 사장으로부터 1000만원, 한격부 의학회장으로부터 500만원, 재일본한국인의사회 권영범 회장으로부터 100만원을 각각 기부받아 1974년 4월 26일 준공식을 가졌다. 현 의협회관 3층과 7층에 마련된 동아홀과 사석홀(한격부 회장의 호)의 명칭은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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