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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보다 못한 내시경 수가 "낮아도 너무 낮아"
인도네시아 보다 못한 내시경 수가 "낮아도 너무 낮아"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3.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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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가격 5000만원, 수가는 4만 1680원…일본 3사 독점 "중고 인증비 횡포"
이명희 현 회장 만장일치 연임 "이 정도 수가론 소독비용도 감당 못해"

▲ 이명희 대한위장내시경학회장이 턱없이 낮은 내시경 수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국가암검진 사업에 위장내시경이 활용되면서 조기 위암발견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환자의 건강을 지킬 수 있고,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10일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차기회장에 연임된 이명희 대한위장내시경학회장(서울 금천구·명내과의원)은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다 보니 전체 수술 중에서 내시경점막하 박리술(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ESD)이 40% 가량을 차지할 정도"라며 "회원들이 열심히 조기위암을 찾아낸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위장내시경 전문의 자격 인증문제로 소원한 관계에 있던 소화기내시경학회 관계자들도 좌장과 연자를 맡아 학술대회의 질적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OECD 가입국 가운데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위장내시경 수가 문제를 놓고 이 회장은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위장내시경 수가 4만 1680원은 미국의 1/20, OECD의 1/10에 불과합니다. 인도네시아도 우리보다 4배 가량 높다고 하는데 이 수가 안에는 시술비용은 물론 소독과 관리비용까지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이 회장은 독일인 280만 명의 대장내시경 검사결과를 분석·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독일의 석학 론덩 박사가 3년 전 내한했을 당시 <의협신문>과 했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론덩 박사는 당시 한국의 형편없는 내시경 수가를 듣고 '말도 안돼(ridiculous)!'라고 소리칠 뻔 했다"면서 "정부가 돈을 지나치게 줄이려 할 경우 결국 그 비용은 어떤 식으로든 (국민에게)되돌아 온다는 충고를 귀흘려 듣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회장은 "내시경 소독에 드는 비용 역시 수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민은 철저한 소독을 원하고 있지만 소독액과 자동세척기 구입에 대한 부담은 의사의 몫일 뿐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아무리 자동세척기가 있다 하더라도 중요한 세척과 보관의 단계에서는 손으로 직접 관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손으로 세척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식의 보도는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개원가에 보급되고 있는 위장내시경 장비는 5000∼6000만원선. 하루 3건씩 연간 792건(3건×한 달 22일×12월)의 위장내시경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15년 동안 한 번도 고장내지 않고 계속 사용해야 겨우 장비가격을 뽑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리비와 소모품·소독비용 등을 감안하면 어림할 수도 없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1300여명의 회원들이 대거 학회장을 찾아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교류했다.

이 회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국가암검진기관에 대한 질 평가가 실시되고, 2014년부터 우수내시경실 인증제를 의원급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하나라도 더 배우고, 대비하기 위해 회원들이 관심이 쏠린 것 같다"며 "의원급 의료기관의 현실에 맞는 질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학회는 물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대한위장내시경학회에 참석한 회원들이 환자모형을 놓고 내시경 핸즈온 워크숍을 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경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은 채 일본 3사(올림푸스·펜탁스·후지)가 독점하고 있는 내시경 장비시장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문제가 많다"고 했다.

"중고내시경 장비를 일본 3사가 독점하다보니 고장이 나면 부르는 게 값이고, 부품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중고장비에 대한 인증업무 역시 독점하고 있어 200∼25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인증비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합니다."

위장내시경학회는 학술대회 참석한 회원들을 위해 내시경 소독 교육에 관한 동영상을 CD로 제작, 무료로 배포했다. 위장내시경 질 평가에 대비해 회원들이 소독의 중요성을 인지, 질을 높이자는 차원에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환자모형을 이용해 위장 및 대장 내시경 술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핸즈온 워크숍과 비디오 강연을 비롯해 내시경 간호사를 위한 실무교육이 함께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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