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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백신 시장 각축전 예상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 각축전 예상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3.03.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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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릭스 vs 가다실 구도에 국내 기업 예방·치료 백신 개발로 도전장

최근 여성암의 조기발견 및 예방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국가 5대 암검진사업에 포함돼 있는 여성암인 자궁경부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에서 특히 호발하는 여성암으로, 선진국에 비해 약 2배 정도 많이 발생하고 하루 평균 3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특히 35세 미만의 젊은 여성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자궁경부암 중에서도 특히 재발이 잦고 사망률이 높은 선암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자궁경부암은 발암성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지속적인 감염이 원인으로, 현재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으로 GSK '서바릭스'와 MSD의 '가다실' 두 가지 제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바이오벤처기업의 암 백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기존에 다국적제약사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자궁경부암 백신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시장, '서바릭스' vs '가다실' 각축전
국내 및 세계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은 GSK의 서바릭스와 MSD의 가다실로 양분돼 있다.

국내에서는 2007년 가다실이 먼저 출시돼 자궁경부암 백신시장의 포문을 열었고, 2008년에는 서바릭스가 출시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이 두 제품은 국내 시장에 출시된 이후 매년 꾸준히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서바릭스와 가다실 가운데 어느 백신이 더 좋은지에 대한 직접 비교임상은 없지만 각각의 연구데이터에 의해 두 가지 백신이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앞으로 백신 선택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다실은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16, 18형과 생식기 사마귀를 유발하는 6, 11형을 예방해 예방가능한 질환이 넓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백신에 함유된 항원 중 16형과 18형은 발암성(고위험군) 바이러스로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고, 나머지 6, 11형은 비발암성(저위험군) 바이러스로 암과 상관없는 생식기 사마귀의 원인이 된다.

서바릭스는 자궁경부암에 대한 예방효과가 우수하고 장기간 지속된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바릭스는 항체를 생성시키는 면역반응과 면역기억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항원보강제인 AS04가 함유돼 항체가가 더 높고 오래 유지된다.

임상연구에 의하면 서바릭스는 9.4년까지 높은 항체가를 유지해, 16, 18형에 의한 전암 병변과 지속성 감염에 대해 9.4년까지 100% 예방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까지 시판 중인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에서 나타난 예방효과의 지속기간 중 최장기간이다. 이같은 특징으로 서바릭스가 가다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형국이다.

▶유형 보다 전체 자궁경부암 예방효과 따져보는 것 중요
서바릭스와 가다실 모두 자궁경부암 백신으로서는 훌륭하다.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70%라고 알려진 HPV 16형과 18형에 대한 예방효과는 두 제품 모두 젊은 여성에서 거의 100%에 가깝다고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발암성 인유두종바이러스는 15종 정도이고, 이 가운데 8가지 유형의 HPV(16, 18, 45, 31, 33, 52, 58, 35)에 의해 약 95%가 발생한다.

한국여성에서 자궁경부암 전 단계(CIN)과 침윤성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고위험 유형은 HPV 16, 18, 31, 33, 58형이다. 또 자궁경부암 중에서도 재발이 잦고 사망률이 높은 선암을 일으키는 주요 고위험 유형은 HPV 16, 18, 45, 31, 58형이다.

즉, HPV 16, 18형 외에도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는 나머지 유형에 대해 얼마나 예방하는지, 그리고 전체 자궁경부암에 대한 예방효과를 따져보는 것도 백신 선택에 있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업데이트된 임상데이터에 의하면, 서바릭스는 HPV 유형에 관계없이 전체 자궁경부암 전 단계에 대해 93.2%의 예방효과를 보여, 백신에 포함돼 있지 않은 다른 발암성 유형도 예방하는 효과가 입증됐다. 이처럼 백신이 함유된 항원 외에 다른 HPV 유형에 대한 추가적인 예방효과를 보이는 이유는, 백신이 갖고 있는 교차예방효과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서바릭스는 특징적으로 백신에 포함돼 있는 16, 18형 외에도 다른 12가지 발암성 유형에 대한 예방효과도 보였는데, 특히 HPV 45, 31, 33형에 대해 각각 100%·89.4%·82.3%의 우수한 예방효과를 보였다.

반면, 가다실은 HPV 16, 18형외에 10가지 유형(31, 33, 35, 39, 45, 51, 52, 56, 58, 59)에 대해 32.5%의 예방효과를 보였으며, HPV 31형에 의해 발생하는 자궁경부 상피내 병변과 자궁경부 상피내선암에 대해서는 70%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자궁경부암 예방·치료 시장…국내 기업들 도전장
가다실과 서바릭스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바이오벤처 기업 아이진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자궁경부암 백신 'EG-HPV'의 임상 1상 시험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EG-HPV는 서바릭스의 바이오베터(개량 바이오복제약)인데, 안전성은 높고 효능이 동일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면서 치료효과도 있는 자궁경부암 유전자 백신도 개발되고 있는데,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바이오산업공학과 김영봉 교수 연구팀은 최근 자궁경부암 예방효과뿐 아니라 치료효과도 있는 자궁경부암 유전자 백신(AcHERV-HPV)을 개발, 동물 임상실험을 성공했다. 이 유전자 백신은 강력한 세포성 면역도 유도함으로써 예방뿐만 아니라 이미 HPV에 감염된 보균자에게 치료 백신으로 유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바이오리더스가 식약청으로부터 면역치료제 임상2상을 승인 받아 치료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도 크다. 바이오리더스의 임상2상은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자궁경부상피이형증을 타깃으로 했는데, 이 치료제가 개발될 경우 블록버스터급 글로벌 바이오 신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국내 자궁경부암 백신 개발이 가시화되면 기존에 다국적제약사를 중심으로 양분돼 있던 자궁경부암 백신 종류는 다양해지고, 치료제의 선택 폭도 넓어지게 된다. 이는 향후 여성암 조기검진 및 예방에도 더 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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