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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D 예방 국가적 대책 필요하다"

"NCD 예방 국가적 대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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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2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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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ncet' 공동논문 저자 서일 연세의대 교수

비감염성만성질환(이하 NCD, Non-communicable disease)은 현재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망원인이며, 사망 이외에도 여러 가지 장애와 합병증을 유발해 국가적인 생산력 감소와 의료비 증가 등을 초래한다.

한국도 NCD로 인한 손해가 상당한 수준이지만, 아직까지 적절한 대비책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세계적인 의학저널 <The Lancet>에 관련 공동논문을 발표한 서일 연세의대 교수를 만나, 어떤 국가적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NCD란? 심뇌혈관질환·암·당뇨·만성호흡기질환을 포함하는 질병군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서 사망원인 1위로 집계되고 있다.


NCD가 보건이슈가 된 것이 언제부터인가.
2011년 9월 미국 뉴욕에서 'NCD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UN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2012년 말까지 각국의 실정을 반영해 NCD에 대한 대책 및 모니터 계획을 수립하고, NCD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세계적 목표 권고안을 마련하자는 내용의 정책 헌장이 채택됐다.

또한 2012년 세계보건총회에서는 "2025년까지 NCD로 인한 조기사망을 25% 줄인다(25 by 25)"는 목표에 합의했다. UN총회에서 보건의료 문제가 의제가 된 것은 2001년 AIDS 이후 이번이 두 번째인데, 이는 그만큼 NCD가 전 세계적인 이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 가운데 82%가 NCD로 인해 사망했다. 우리나라도 NCD에 의한 손실이 막대함에도 아직까지 국가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논문에는 어떠한 내용이 있나.
<The Lancet>에서는 2005년부터 NCD의 주요 연구진들로 범국가적인 'The Lancet NCD Action Group'을 만들고, NCD 예방과 관리에 대해 다각적인 연구를 시행하고, 국가별 실정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연재하고 있다. 이번 11일에 발표한 논문은 그 4번째 시리즈로, 총 5개의 논문으로 구성돼 있는데, 나는 국가의 예방 노력에 관한 2번째 논문에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논문은 NCD에 대한 체계적인 국가적 대응 방안을 수립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각국의 성공 사례들이 예시로 실렸다. 나는 1995년 건강증진법이 통과되고 담배에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부과된 이후 흡연율이 크게 준 국내 사례를 논문에 실었다. 실제로 1991년 한국 남성의 흡연율은 75%였으나 2008년 41%로 감소했다. 이 같이 실효성있는 정책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더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국가에서는 어떤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가?
이제는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시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할 때다. 질병이 이미 발생하고 치료하는 것보다 생기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이나 의료재정 관리에 있어 모두 유리한데 아직 우리나라는 예방보다는 치료에만 중점을 두는 정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가령 각 병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암센터를 준공하고 있지만 암 예방에 관한 정책은 딱히 만들어진 것이 없다.

정책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
NCD의 4대 핵심 질환은 심뇌혈관질환·암·당뇨·만성호흡기질환이다. 너무도 광범위한 질환들이고 커버해야 할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접근해서는 효과적인 정책을 만들 수 없다.

이 질환들은 과거 성인병이라 불리던, 생활습관병으로 발생 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흡연·고혈압·음주·운동부족과 같은 위험인자들을 공통분모로 갖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고혈압과 흡연은 NCD에 영향을 가장 크게 미치는 핵심 위험인자로 발표됐다.

2011년 '25 by 25'라는 목표가 세워진 이후 'The Lancet NCD Action Group'에서는 ▲담배 규제 강화 ▲소금 섭취 감소 ▲심혈관계질환 고위험군 관리 ▲알코올 섭취 감소 ▲신체 활동 장려 등 5가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우리나라도 이 방향에 부합하는 보다 중장기적이고 통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UN총회에서 협의가 끝난 지 1년이 넘었는데 아직까지 전반적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The Lancet>에 공동논문을 발표한 소감은.
이번 논문은 일반논문과는 달리 국제적 동참을 핵심으로 하는 공동논문이다. 우리나라가 개도국을 벗어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이 시점에 세계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려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범세계적인 이슈에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다른 나라에 귀감이 될 만한 정책모델을 수립한다면 국민건강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 상승에도 크게 이바지하지 않을까.  

취재·작성: 이주형 인턴기자(연세의대 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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