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의대 '전세버스 수련'이 참담한 이유는
관동의대 '전세버스 수련'이 참담한 이유는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3.02.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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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태산이다. 의대생 임상실습병원을 구하지 못해 갈팡질팡하다 결국 학생들을 전세버스로 실어나르게 된 관동의대 얘기다. 당초 인천 프리즘 병원을 인수해 임상실습병원으로 하겠다던 학교측 계획을 믿고 의대생들은 인천에 숙소를 구했는데 학교측 계획이 엎어지자 문제가 터진 것.

관동의대는 경기도 광명에 위치한 광명성애병원과 부랴부랴 협력병원 계약을 맺고 이미 인천에 숙소를 구한 학생을 전세버스로 실어나르기로 했다. 졸지에 관동의대 학생들은 '전세버스 수련'을 받게 됐다.

관동의대측의 발빠른(?) 임기응변으로 관동의대생들은 '전세버스 수련'을 받는데는 성공했지만 전세버스 수련이 적절한 임상실습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생뚱맞게 임상실습교육의 장이 된 병원이나 임상실습교육 병원을 며칠만에 변경한 학교가 어떻게 제대로된 임상실습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겠나?

하지만 가슴을 더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이제부터다. 바로 '전세버스 수련'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합법적인 수련'이기 때문이다.

의대생들의 임상실습교육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시행령인 '대학설립운영기준' 정도다. 부속병원에서 임상실습수련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예외조항으로 협력병원에 교육을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위탁교육기관의 자격은 '인턴 수련병원'이면 된다. 그외에 적정한 임상실습교육을 위해 갖춰야할 세부적인 조건들은 제정된 게 없다.

한해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수천병상 규모의 첨단 대형병원이 즐비하고 매년 수십조원의 의료비를 쏟아 붓지만 의대생 임상실습교육과 관련해 제대로된 한줄짜리 규정을 찾기 힘든 것이 우리 현실이다.

이제부터라도 의료계가 적정 의학교육의 기준을 만들어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머물고 있는 규정을 상위법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의학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해 의료법에 관련 규정을 넣거나 의학교육과 관련된 별도의 법을 제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부실의대를 성토하는 것이나 의대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보다 적정 의학교육을 위한 소소한 제반규정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것이 부실의학 교육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출발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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