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신문 신년기획] Global role of doctors (4)

의료윤리에 대한 의사와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Golbal role of doctor연구팀'과 손잡고 <Golbal role of doctor>를 주제로 신년기획을 선보입니다. 세계의학교육연맹은 각 나라별로 시대의 변화에 따른 의사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Global Role of Doctor in Healthcare'라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사전문직의 고유의 가치(value)와 의무(duty)에 관한 내용을 구체화하고, 상징화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이번 과제는 의사는 물론 일반사회 모두가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직 바람직한 의사상이 정립되지 않은 우리의 현실을 놓고 볼 때 매우 의미있는 과제입니다. 'Golbal role of doctor연구팀'은 지난 2년 동안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와 재단법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대한민국의사의 역할과 덕목'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신년기획 <Golbal role of doctor>는 의사전문직의 가치와 의무를 정립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편집자주>

'꽃'으로 형상화된 캐나다 의사들의 역할

캐나다의 의료체계는 영국의 사회주의 의료체계나 미국의 자유시장주의 의료체계와도 또 다른, 독특한 의료체계를 갖고 있다. 즉 의사 개개인은 민간자영업 지위의 자유 직업인이지만 의료자원은 모두 국가가 소유(공공병의원)하고 지불(국가예산)하는 'Medicare'체제로 운영된다.

캐나다 의사들이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의협회(Royal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 of Canada, RCPSC)나 가정의협회(The College of Family Physicians of Canada) 중 한 단체에 소속이 돼야만 한다. 일반(일차) 진료를 맡고 있는 가정의협회 소속 의사직과 전문 진료를 담당하는 RCPSC 소속 의사직은 서로 다른 직역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법으로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으며, 의사 수는 현재 각각 48:52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두 단체는 소속 의사들을 선발하고 필요한 역량을 교육하고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게 되는데, 1929년에 설립된 RCPSC는 1996년도에 미래 의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규정하는 'CanMEDS Competency Framework'을 만들기 시작해 2005년에 현재의 틀을 완성했다.

7개의 역할 28개의 핵심역량 126개의 수행역량은 의과대학 교육과정, 전공의교육과정의 훈련성과, 인증, 면허와 자격시험 및 평생교육 등에 활용해야 하는 기준이다．

이들은 바람직한 의사의 7가지 역할을 꽃의 형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Medical Expert'를 위치시키고 이를 둘러싼 'Communication'·'Collaboration'·'Health Advocate'·'Manager'·'Scholar' 및 'Professional' 등 6개의 잎을 배치했으며, 7개의 역할 아래에 총 28개의 핵심역량과 다시 그 하부에 총 126개의 수행역량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http://www.royalcollege.ca). 이 항목들은 의과대학 학부 교육과정, 전공의교육과정의 훈련성과·인증·면허와 자격시험 및 평생교육 등에 활용해야 하는 기준이다.

의전문인(Medical Expert)은 나머지 6가지 역할을 통합하며, 궁극적으로 환자 중심의 의료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술기 그리고 적절한 태도를 갖추도록 하는, 의학 혹은 의료의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역할을 의미한다.

의사의 역할이 단순한 의술의 습득과 이를 구사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환자 중심의 전인적인 진료와 함께 사회의료복지증진을 위한 전문가 역할에 대한 공감대가 확장됐다．

소통자(Communication)는 환자 진료와 연계해 환자-의사 관계성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의사 소통자로서의 역할을 규정하고 라포 형성, 정보의 획득과 나눔 등에 관한 역량들을 나열하고 있다.

협력자는 타 의료인이나 보건의료 체계 안에 있는 타 직종과의 협력 진료와 갈등 대처 등의 역할을 의미한다.

관리자(Manager)는 의사가 개별 환자진료 상황 뿐 아니라 지역이나 국가적인 의료 체계의 운영에 있어서도 의료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의사결정 행위 등에서 적절하게 관리하고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만 함을 밝히고 있다.

건강증진자(Health Advocate)는 환자, 지역사회 및 국민들의 보건 증진을 위해 의사로서의 책임과 해야 할 역량들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국민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의 파악과 국가 보건 정책 결정에의 참여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학자(Scholar)는 진료 수준을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평생 공부하고 연구하는 역량과 함께 환자, 동료와 후배 의료인 및 대중을 상대로 교육할 수 있는 교육자가 돼야만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프로페셔널은 직무 수행에 있어서의 윤리성이나 전문가적 자율 규제 역량 뿐 아니라 의사직의 도덕성·고결함·이타주의·공공선을 향한 태도와 헌신적인 자세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7가지 CanMEDS-roles은 애초에 캐나다의 전문의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성과 목표로 만들어지긴 했으나, 의사의 역할이 단순한 의술의 습득과 이를 구사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환자 중심의 전인적인 진료와 함께 사회의료복지증진을 위한 주요 전문가로서의 의사역할에 대한 공감대가 점차로 확장돼, 이제는 국제적으로도 '의사가 갖춰야 할 역할의 기본 틀'로 인정받고 활용되고 있다.

토론토 의과대학 내과 홈페이지에는 CanMEDS-roles을 설명하는 짤막한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http://www.deptmedicine.utoronto.ca/CanMEDS.htm). 이 동영상은 CanMEDS 7가지 역할, 각각에 해당되는 현실 상황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다음은 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