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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10명 중 9명 "선택분업으로 전환 필요"
의사 10명 중 9명 "선택분업으로 전환 필요"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02.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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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전국의사 1625명 조사 결과...'쌍벌제는 실패한 제도' 73%

대한민국 의사 절대다수가 현행 의약분업을 파기하고 환자가 약을 받아가는 장소를 자유롭게 결정하는 '선택분업'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리베이트 쌍벌제가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은 73%에 달했다.

이 같은 결과는 대한의사협회가  <의협신문>의 자체 여론조사 시스템  '닥터서베이'를 통해 1월 29일∼ 2월 5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의사 16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선택분업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과반수인 59.9%가 '환자의 선택권 및 편의성을 위해'라고 답했으며, 이어 '환자의 조제료 절감을 위해'(24.0%),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3.4%) 순으로 답했다.

건강보험 재정 악화요인으로는 약국조제료(47.9%),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33.5%), '약제비 증가'(7.6%)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약국 조제료의 수준을 묻는 설문에 대해서는 92.9%가 '매우 높거나 높은 편'이라고 답했다. 이는 대다수 의사들이 환자의 조제료 절감을 위한 대안으로 선택분업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약국 조제수가 개선을 위한 가장 적절한 방법이 무엇인지 물어본 결과, '조제료+조제기본료, 의약품관리료, 복약지도료 모두를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이 5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조제수가를 조제일수에서 1일분으로 산정해야 한다'(28.3%), '의약품관리료 방문당 지불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10.2%) 등으로 조사됐다.

의사 73% "리베이트 쌍벌제는 실패"

이번 조사에서 일선 의사들은 의약품 유통 투명화를 명분으로 도입된 리베이트쌍벌제와 공정경쟁규약이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 1년간 리베이트 쌍벌제와 공정경쟁규약의 목적 달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72.8%가 '달성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리베이트 쌍벌제와 공정경쟁규약이 의료계와 국내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77.5%의 응답자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리베이트 쌍벌제와 공정경쟁규약이 앞으로 우리나라 의료계와 제약업계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리베이트 쌍벌제는 전과자만 양산한다'란 응답이 43.0%, '제약산업 전반적인 위축을 초래할 것이다' 29.3%로 나타나 상당수 의사들이 의료산업과 제약산업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협은 최근 '리베이트 단절'을 선언하고 의약품 리베이트가 발생하는 구조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방안으로 복제약가 인하를 꼽았다. 우리나라 복제약 가격의 수준에 대해 응답자의 63.6%가 '비싼편'이라고 답했으며, 복제약 약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75.6%에 달했다.

또 복제약 가격이 오리지널 대비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물어본 결과, '최초 등재가 대비 40%'란 응답이 42.5%로 가장 많았고 '최초 등재가 대비 48%'(12.8%)가 뒤를 이었다. 의사들 대부분이 지난해 4월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에 따라 복제약 가격이 일괄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근본 원인은 놔두고 규제·처벌로…"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이용진 의협 미래전략위원회 간사(의협 기획이사)는 "의약분업 제도가 시행된 지 13년이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근본적인 문제점을 개선하려 하지 않고 규제와 처벌로 해결하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신의 정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정부는 이제라도 리베이트 쌍벌제로 인해 의학연구 활동이 위축되고, 제약회사 영업환경에 제약을 가함으로써 득보다 실이 많은 제도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의약분업의 문제점 개선과 건강보험재정안정화 차원에서 선택분업 시행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협은 앞으로 국민의료비 및 재정 절감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해 선택분업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또 새 정부에 의약분업 재평가뿐만 아니라 선택분업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요구하고, 리베이트 쌍벌제의 합리적인 개선도 함께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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