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1·2 전시실)에서 '바티칸 박물관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초기부터 전성기(14~16세기)에 이르는 예술품들 가운데 바티칸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대표적인 회화·장식미술·조각 등 73점이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되는 전시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레오나르도 다빈치·미켈란젤로·라파엘로 산치오 등 르네상스 시대를 이끈 세기의 거장들의 작품이 다수 포함돼 더욱 눈길을 끈다. 수행자의 고뇌와 번민의 순간을 극적으로 포착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성모의 비극적인 탄식과 슬픔을 그려낸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 가장 인간적이며 아름다운 성모상을 그린 라파엘로의 '사랑', 죽음의 고통을 극적으로 표현한 '라오콘 군상'과 황금비율의 표상인 '아폴론'상 등 다양한 회화와 조각품들을 통해 르네상스 예술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바티칸은 지리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지만(0.44K㎡), 이탈리아인들이 '문화 환경 유산'이라고 부르는 유물들로 온통 뒤덮여 있다. 교황이 살고 있는 이 나라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중심이며, 바티칸 박물관(Musei Vaticani)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영국의 대영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그 규모나 예술적 깊이에서 단일 박물관과는 도무지 비교할 수 없는 까닭에 바티칸 박물관은 언제나 복수형(Musei)으로 일컬어진다. 온갖 형태의 예술들과 인류 문명의 모든 면모가 전 시대에 걸쳐 갖은 형태로 총 24개의 미술관과 시스티나 경당에 전시돼 있기 때문이다.
신성한 예술가라 불렸던 미켈란젤로의 작품부터 아시리아 부조들과 이집트 미라들·라오콘 군상에서 프라 안젤리코의 작품·고대 이탈리아 에트루리아 유골함과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의 공예품은 물론, 라파엘로의 태피스트리에서 고대 후기의 도금 유리에 이르는 작품과 비잔틴 성화에서 바콘과 무어에 이르는 걸작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문의=예술의전당 쌕티켓 02-580-1300, 1544-8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