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적 상처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 보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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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1.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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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현 교수(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봉사를 봉사라고 생각하니까 어려운 겁니다. 생각만 바꾸면 가장 쉬운 것을. 그냥 생활의 일부라 여기고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이 봉사 아니겠습니까.

" 장충현 교수에게 봉사란 바로 그런 것이다. 바쁠 때일수록 시간 내기 더 좋다고 말하며 계획표를 짤 때도 봉사계획을 제일 먼저 세우는 장 교수를 만났다.

▲ 2007년 몽골에서 의료봉사 활동에 여념이 없는 장충현 교수.
1969년 장충현 교수는 의대생 시절 '한국의학도클럽(KMSC)'에서 동아리로 시작한 봉사활동이 올해로 44년을 맞았다. "그 당시 상수도 시설도 제대로 없던 곳, 교통편도 하루에 버스 한 대가 고작이었던 곳을 찾아다니며 동아리 친구들과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경제발전과 함께 무의촌이 사라지게 되었지요. 그래서 찾은 새로운 봉사지가 '음성 꽃동네'였습니다."

당시는 장 교수가 경희의대 교수로 있던 1991년이었다. 2년 후 장 교수는 개원을 하고 본격적인 봉사의 길에 들어섰다. 매주 목요일마다 병원 문을 닫고 부인과 함께 '음성 꽃동네'를 찾은 것이다. 사실 개원의가 매주 1회씩, 그것도 평일에 병원 문까지 닫고 봉사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장 교수는"단지 하루 더 휴무를 내어 부인과 함께 드라이브 겸 데이트를 한다는 생각으로 음성 꽃동네를 찾아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부인 또한 봉사활동에 적극적 이였기 때문에 우리 둘 다 즐겁게 데이트를 즐겼던 거나 마찬가지였죠. 하하"

성형외과 정신적 도움도 주는 곳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성형외과라면 얼굴을 예쁘게 만드는 곳으로만 잘못 알고있는 경우가 많다. 또 성형외과 전문의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음성 꽃동네에는 무의탁 노인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눈꺼풀 처짐현상 즉, 노인성 안검하수 환자가 많습니다. 처진 눈꺼풀 때문에 시야를 가려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많고,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또 평소 눈물도 많이 나고, 처진 눈꺼풀을 더 올리기 위해 눈과 이마에 힘을 주게 되다보니 목 근육에 긴장을 줘 두통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수술 후 시야를 가리는 답답함이 없어져 많은 분들께서 좋아하셨습니다.

10년 전만해도 수술에 대해 거부감이 많아 어려움도 있었지요. 하지만 수술 받은 후에 사물도 뚜렷이 보이고, 게다가 주름도 없어지니 기분도 좋아져 훨씬 활기차게 생활하십니다." 장충현 교수는 보이는 흉터를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환자들의 마음의 상처도 치료해주는 것이 바로 성형외과가 추구하는 치료라 강조했다.

장 교수는 미용이 아니더라도 외형적으로나 마음에 흉터가 있다면 치료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자신의 삶을 좀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장 교수가 음성꽃동네에서 환자를 돌본지 8여년쯤, 음성꽃동네 수녀님에게 간곡한 요청을 받았다. 서울에 음성꽃동네가 운영하는 신내노인요양원이 생겼는데 의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그곳을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내가 필요한 곳이면 음성이면 어떻고 서울이면 어떻습니까? 주저 않고 신내동으로 갔죠. 노인요양원이다 보니 당뇨, 고혈압·골다공증·관절염 등 노인성질환을 앓고 계신분이 많았어요. 당시 성형외과를 개원해 운영하던 저는 당뇨·고혈압·관절염 등의 약을 처방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진료과목을 정형외과, 가정의학 등을 추가해 약을 처방해 주었습니다."

장 교수는 진료과목을 추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지만 장 교수의 깊고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일화다. 그러기를 2년. 지난 2002년 장 교수는 지금 몸담고 있는 이곳 강북삼성병원으로 오게 되었다.

그 동안 장 교수의 활동이 소문이 나면서 2003년에는 장 교수를 단장으로 강북삼성병원 사회봉사단이 생기게 되었다. 단원은 정해져 있지 않고 봉사활동 때마다 참여자를 모아 함께 간다. 보통 30∼40명 정도 참가한다.

현재까지 봉사단은 당뇨환자통합지원활동, 농촌지원활동, 장애인지원활동, 노인지원활동, 아동 청소년지원활동, 외국인근로자지원활동, 환경정화활동 및 문화예술지원활동까지 폭 넓은 봉사 및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인술을 펼치다
장 교수는 전공의 시절 동아리 활동 때 몽골로 첫 봉사활동을 갔었지만, 해외봉사를 지속적으로 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2002년 주한몽골대사와의 우연한 만남은 본격적인 해외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우연히 주한몽골대사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됐는데 저한테 하소연을 하더라고요. 눈이 잘 안보이고 계속 눈물이 난다. 병원을 돌아다녀도 치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요. 제가 봤을 때는 안검하수였죠. 그래서 제가 수술을 권해 수술을 해줬습니다.

그 후 주한몽골대사는 몽골에는 자기 같이 고통 받는 사람이 많으니 몽골로 와서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더라고요. 몽골은 찬바람과 모래바람 때문에 안검하수 환자가 많습니다. 그래서 몽골로 두 번째 봉사활동을 가게 되었습니다."

장 교수는 그 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장 교수의 봉사는 개인적인 봉사를 넘어 2006년 강북삼성병원과 몽골국립피부과 병원이 상호교류하며 발전하기 위한 인적, 물적 교류 협약으로까지 이어졌다.

협약식과 함께 장 교수를 비롯한 강북삼성병원의 봉사단은 몽골 현지인을 대상으로 안검하수를 비롯한 13건의 눈 성형수술과 흉터 제거수술 등 무료 수술을 실시하고, 초음파장비를 비롯한 각종 성형외과 수술장비, 피부과 알레르기 테스트 기구 등 장비와 의약품 등을 기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매년 몽골 의사 4∼5명을 강북삼성병원을 초청해 2개월씩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길도 마련했다.

이후에도 장 교수는 봉사단 혹은 홀로 매년 몽골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07년에는 가족과 함께 몽골을 방문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고 그 동안 우리아이들은 몽골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서로의 문화를 알려주고, 배우고 왔죠.

덕분에 저 뿐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쉽게 얻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어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봉사를 통해 사랑을 나누어 주었음에도 더 큰 것을 얻고 왔다며 감사해하는 장 교수의 모습에서 인술의 참뜻을 느끼게 된다.

이렇듯 언제나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장 교수. 하지만 그는 그것이 특별할 것 없는 생활의 일부라고 말한다. 앞으로의 계획도 이러한 나눔을 계속 실천하는 것이다. "제가 정년이 되면 복지시설, 혹은 제 힘이 필요한 시설에 상근하며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장 교수는 오래된 멘토가 있다. 바로 내과전문의에서 수사가 된 꽃동네 신상현 수사다. 신상현 수사는 어려운 이웃에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바람으로 스스로 음성 꽃동네를 찾아가 수사가 되었다고 한다. "신상현 수사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내주시는 분들께서 아주 많이 계십니다. 제가 이런데 나올 정도로 한 것도 없는데 너무 부끄럽네요" 44년 동안 인술을 실천 하면서도 자신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많고, 그 분들이 더 칭찬을 받아야 된다고 말하는 장 교수의 모습에서 다시 한 번 봉사의 참 의미를 느끼게 된다.

박지선(보령제약 사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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