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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는 의사에게 어떤 모습을 원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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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1.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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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 신년기획] Global role of doctors (1)

 

의료윤리에 대한 의사와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Golbal role of doctor연구팀'과 손잡고 <Golbal role of doctor>를 주제로 신년기획을 선보입니다.

세계의학교육연맹은 각 나라별로 시대의 변화에 따른 의사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Global Role of Doctor in Healthcare'라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사전문직의 고유의 가치(value)와 의무(duty)에 관한 내용을 구체화하고, 상징화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이번 과제는 의사는 물론 일반사회 모두가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직 바람직한 의사상이 정립되지 않은 우리의 현실을 놓고 볼 때 매우 의미있는 과제입니다.

'Golbal role of doctor연구팀'은 지난 2년 동안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와 재단법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대한민국의사의 역할과 덕목'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신년기획 <Golbal role of doctor>는 의사전문직의 가치와 의무를 정립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편집자주>

 

시대적 변화 따른 의사像 규명 과제

▲ 안덕선(고려의대 교수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세계의학교육연맹(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은 1980년대에 의학교육에 관한 국제적인 공조를 위해 비정부 민간단체로 출범했다. 과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의학교육 업무를 담당했지만 정부기구(Government Organization)인 WHO의 정치적 장애요소를 극복하고자 비정부기구로 세계의학교육연맹이 탄생됐다. 그리고 세계의학교육연맹과 세계보건기구는 공식적인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의학교육연맹도 세계보건기구와 동일하게 세계를 6개 지역으로 나누어 지역사무소를 운영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서태평양지역(Western Pacific region)에 소속돼 있다. 서태평양지역은 현재 'Association for Medical Education in Western Pacific Region(AMEWPR)'이라는 공공단체의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7월 말까지 의장국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재단법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 AMEWPR 사무국이 있다.

세계의학교육연맹은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세계 모든 국가의 의학교육에 대한 평가인증사업으로서 미국 외국의대졸업생교육위원회(Educational Commission for Foreign Medical Graduates, ECFMG)와 손을 잡고 2023년까지 세계 모든 국가의 의과대학에 대한 평가인증사업을 실시하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세계의학교육연맹은 2023년까지 세계 모든 국가의 의과대학에 대한 평가인증사업을 실시하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와 더불어 나라별로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따른 의사상을 규명하는 과제를 'Global Role of Doctor in Healthcare'라는 주제로 진행시키고 있다. 여기서 Global이라는 의미는 포괄적인 의미, 즉 종래의 임상적인 역할로 국한되지 않는 보다 광의적 역할을 뜻하며 국제적이란 의미는 아니다. 이 작업은 각 나라별로 시대의 변화에 따른 의사의 역할에 대한 재조명과 새로운 규명을 통해 의사 전문직이 갖는 고유한 가치와 임무에 대한 내용을 구체화하여 정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서양의학을 도입한지 100년을 훌쩍 넘겼다. 그러나 아직 의료계나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바람직한 의사상을 제정하거나 의사의 역할을 규명해 본 역사는 없다. 사실 의사전문직의 임무와 가치를 규명한 의사상은 현대적 개념의 전문직 교육과 전문직의 자율규제를 통한 의사전문직 고유의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전문직이나 사회에서 공유하는 나라 단위의 의사상은 곧 의학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과 지표가 될 수 있고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전문직 자정작용의 근간이 되는 셈이다.

의사상을 설정한다는 과업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당연히 의학교육을 담당하는 의학계와 의사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의사 모두의 사안이기 때문이다.

사실 명확하고 구체적인 의사의 임무와 덕목을 설정하는 일은 서양의학의 본고장, 특히 영미문화권에서 발달한 개념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경영과 관리의 개념에서 단체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에 기반한 운영을 하는 것이다.

병원마다 미션·비전 등도 매우 유사한 것들이나 대개는 상징적이고 가식적인 것이며 심지어 유행과도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의사전문직 단체에서 표방하는 의사상은 의학교육의 지표로서 고등교육으로서의 의학교육이 추구하여야 하는 방향을 설정하여 주는 역할을 한다. 쉽게 이야기 하면 의사가 되기 위한 기본교육은 한 나라 단위에서 설정된 의사상에 부합하는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의사상을 설정한다는 과업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당연히 의학교육을 담당하는 의학계와 의사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의사 모두의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의사상의 주된 내용이 의사의 임무와 덕목인 것을 감안한다면 제정된 의사상과 현재의 의사의 관행과 간극이 벌어질 경우 의사상에 대한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나라 단위의 의사상 제정에서 전문직이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과연 현재 한국사회에서 수용가능한가의 여부는 더욱 미지수이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의사상을 제정하는 기구의 이사진 구성에서 전문직과 사회대표가 각각 절반씩인 영국의 사례가 쉽게 수긍이 가기도 한다. 이런 전문직의 개방성은 의사직에 대한 영국 사회의 시각이 아직도 매우 긍정적인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다.

전문직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가치는 매우 엄격한 도덕성을 강조한다. 물론 의사직을 수행하는 사람 자신도 도덕적이기를 바라나 실제는 매우 가설적이라는 것을 부인하기 힘들다. 이런 의미에서 의사상은 직무상의 도덕과 윤리를 요구하는 것이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개인의 삶에서 모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직종이 번성하기 위해서는 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어떤 이유에서도 비난 받거나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장 좋은 방안은 비난을 받을 만한 사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의사로서 개인의 사적 삶의 공간과 의사직무를 수행하는 공적인 영역의 적절한 균형도 필요하다.

의사의 자정작용은 항상 의사전문직 단체의 명성과 직무가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스스로의 방어기전이다.

의사가 직무수행이 간단한 직업이었다면 이런 어려운 과제가 불필요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의사직무는 그렇게 간단히 설명될 수 없고 의학교육 역시 매우 복잡하고 복합성을 띠고 있다. 여기에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쉽지는 않으나 복잡한 전문직이 지향해야 할 최소 방향성과 수준은 제시할 수 있기에 의사상에 대한 제정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의사의 자정작용은 항상 의사전문직 단체의 명성과 직무가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스스로의 방어기전이다. 이 자체방어기전이 무너진다면 이것은 인간의 면역력이 상실되는 것과 같은 이치로 해석된다.

의사 스스로 설정한 임무와 덕목은 법 이전의 문제이고 윤리적이 사안이다. 법은 차고 강제적이며 의사 직무의 세세한 면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전문직이 제정한 스스로의 덕목과 가치는 이런 내용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이런 점은 윤리가 법에 선행한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한다. 현재도 법적으로 하자는 없으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는 항상 존재한다.

바람직한 의사상은 의사로 하여금 의사전문직 단체의 일원으로 자신이 소속한 단체의 동료에 대한 책임 준수를 위해 그리고 궁극적으로 의사직이 갖고 있는 사회적 책무성에 대한 기준점을 제시하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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