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의대교육과 부실 임상실습 등으로 논란이 됐던 서남의대 사태가 졸업생 학위 취소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20일 학교법인 서남학원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서남의대생 148명에게 부여한 학점을 취소처분하라고 서남대에 통보했다.

서남대가 148명의 학점취소 처분을 받아들일 경우 이 가운데 134명은 졸업요건을 갖추지 못해 학위 역시 취소될 위기다.

교과부는 서류상으로 2009년 1월부터 2011년 8월까지 54개 과목, 총 1만 3596시간의 임상실습 교육과정을 서남의대생들이 이수한 것으로 돼 있지만 감사 결과 실제 임상실습 교육과정 운영 시간은 8034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실제 환자수와 병상이용율이 턱없이 낮아 정상적인 수련병원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부속병원에서 2011년∼2012년 임상실습을 받은 42명이 취득한 680학점에 대해서도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학위가 취소될 위기에 몰린 134명 가운데 올해 의사자격시험에 응시한 학생들과 의사자격시험에 합격한 후 면허를 취득한 의사들도 다수 있다는 점이다.

교과부와 보건복지부의 사태해결 방향을 좀더 두고봐야 하지만 자칫 이미 의사자격시험에 합격해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서남의대 졸업생들의 면허가 정지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어 보인다.

학위 취소된 일부 졸업생 응시자격, 면허 등 정지될 수도

일단 임상실습 교육과정 이수 학점을 취소받은 서남의대생들은 취소된 임상실습 교육과정만큼을 '보강교육'이란 형태로 이수하게 될 전망이다. 김재금 교과부 대학선진화과장은 최근 "보강교육 기간이 몇몇 학생들의 경우 1년을 넘길 수도 있다"고 밝혀 졸업에 차질을 빚어질 전망이다.

그래도 아직 졸업하지 않은 서남의대생들은 나은 편이다. 심각한 문제는 올해 의사자격시험에 응시한 졸업생들과 의사 자격을 취득한 후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졸업생들 가운데 학위가 취소될 경우다.

올해 응시한 졸업생들은 응시자격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이수하지 못한 임상실습 과정을 마치는 것을 조건부로 의사자격시험 합격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면허를 취득해 의료활동 중인 경우는 더욱더 상황이 꼬인다. 이미 의사자격시험 응시자격을 인정받아 시험을 치러 합격했지만 교과부 감사결과에 따라 학위취소 결정이 나면 서남의대생들은 당시 응시자격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응시자격이 없는 졸업생들이 의사자격시험을 치러 합격한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당시 임상실습 과정을 허위로 이수한 꼴이 된 졸업생들의 면허가 정지될 가능성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면허를 일단 정지시킨 후 보강교육을 통해 미이수 학점을 이수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물론 정부로서는 엄청난 부담을 안아야 하는 옵션이다. 면허정지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이질 경우 졸업생들의 반발과 집단소송도 불가피해 보인다.

면허정지를 하지 않고 보강교육을 실시하는 경우로 해결책이 잡힐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면허 관리와 의대교육 관리책임이 있는 교과부와 보건복지부가 미이수자에게 응시자격을 주고 의사면허까지 줘 결국 국민건강을 위태롭게 했다는 책임론은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의대교육 특성상 부실교육 피해 국민에게

교과부와 보건복지부는 일단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한다는 입장이다. 부실의대 해결문제와 관련해 토론회를 개최한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과 민주통합당 이목희 의원도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대교육의 특성때문에 학생 피해 최소화란 원칙이 녹록하지는 않다. 의대의 경우 부실한 교육이 이뤄질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의료서비스를 받는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교과부와 보건복지부도 의학교육의 이런 특수성을 고려해 학생들의 피해는 최소화하되, 보강교육 등은 반드시 실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의대 교육을 방치한 교과부와 보건복지부는 물론, 의료계 역시 서남의대 파장에 따른 대책마련에 힘을 보태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서남의대의 부실교육은 이미 몇년 전부터 의료계에서는 비밀 아닌 비밀이었지만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마나 의료계가 자율적으로 실시한 의대인증평가에서 서남의대가 인증을 받지 못하면서 서남의대 부실사태가 공론화된 계기가 됐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교과부의 서남의대 감사발표로 불거진 의료계 초유의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지에 관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