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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한국의료 4.0 시대' 진화를 꿈꾼다

특집'한국의료 4.0 시대' 진화를 꿈꾼다

  • 특별취재팀(자료조사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3.01.0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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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다양한 주체의 참여로 넓은 세계 만들어 내야"
수가정상화·탈규제·효율성 향상·1차의료 살리기 '키워드'

의협신문이 2013년 새해를 맞아 한국의료시스템의 단계적 진화를 꿈꾸며 '한국의료 4.0'을 제안한다.

한국의료 4.0은 근대 서양의학이 한국에 소개 된 후 비교적 단계적 발전을 거듭해 온 한국의료시스템이 2000년대 들어 한계에 봉착했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한다. 현재 한국의료계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부분적인 개선이나 보완책으로는 극복될 수 없으며 전반적인 진화를 모색해야할 시점이라는 사실을 전제한 개념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경제평론가 '아나톨 칼레츠키'는 그의 책 <자본주의 4.0>을 통해 자본주의의 단계적 진화를 4단계로 분류했다. 자본주의 1.0은 자유방임을 원칙으로 하는 고전 자본주의 시대를 가리킨다. 자본주의 2.0은 전 세계적인 공황이 불어닥쳐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회의가 몰아치던 20세기초, 정부의 개입을 통한 유효수요창출이론을 주창한 '케인즈'의 수정자본주의를 말한다.

자본주의 3.0은 1970년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을 일컫는다. 자본주의 4.0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해 정부와 시장이 유기적으로 기능하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를 예고한 것이다.

▲ 일러스트=윤세호 기자 seho3@kma.org

한국의료 단계적 변화 거쳐 '진화'

의협신문 역시 한국의료의 진화단계를 분류했다.

의협신문은 한국의료 1.0을 조선말과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이식된 서양 근대의학의 정착기라고 봤다. 이 시기엔 의학을 전공한 의사도, 근대 의료기관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였지만 한국 근대의학과 의료가 시작됐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의료 2.0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도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마무리한 전국민의료보험 시대와 맥을 같이 하며, 현 한국의료시스템의 원형이 만들어진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국가 주도의 의료시스템이 완성됐으며 그 결과 모든 국민이 의료보험제도권 안에 들어왔다. 반면 고질적인 한국의료시스템의 문제로 여겨지는 저수가·저부담·저급여의 기조와 의료전문가가 당연지정제·진료비 심사 등으로 국가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되는 부정적 측면도 있었다.

한국의료 3.0은 저수가·저부담의 토대 위에 구축된 의료시스템에 자본의 논리가 더해져 규모 위주의 몸집 경쟁을 주도한 198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로 봤다. 의대 수와 의대 부속병원·병상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시기며, 소위 '재벌 병원'들의 출현으로 한국의료가 자본에 의한 규모의 경쟁 구도로 빠르게 돌입하는 시기라고 집약할 수 있다.

여기에 2000년 의약분업으로 인한 건보 재정파탄과 심사평가원의 독립·단일보험자의 출현은 건강보험 관리자의 권력화를 급속히 진행시켰다. 물론 규모의 경쟁시대에 접어든 한국의료는 세계적인 의료기관들과 경쟁할 토대를 갖추게 됐고, 의학과 의료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기도 했지만 소수의 병원들이 독과점의 지위를 얻으며 한국 의료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의료 4.0! 어디를 향해야 하나

의협신문은 한국의료 4.0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수가정상화'와 '탈규제'·'효율성 향상'·'1차 의료 살리기'를 선정했다.

먼저 한국의료 2.0 시기에 만들어져 고착화된 저수가 체제를 극복해야 한다. 저수가 체제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측과 제공받는 측 모두 불행하게 하고 있다. 효율적인 진료문화가 정착되는 것을 방해하면서 왜곡된 의료문화를 만드는 측면도 있다. 저수가의 정상화를 '한국의료 4.0'의 첫번째 키워드로 내세운 것은 수가의 정상화야 말로 한국의료의 정상화를 위한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한국의료 4.0'의 두번째 키워드는 '탈규제'다.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압박으로 재정 통제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정부나 사회의 인식을 이제는 전환해 보자는 제안이다. 무조건 진료행위를 통제해 건강보험을 절감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진료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성과 의사의 자율성·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

효율성 향상은 탈규제와는 다른 필요한 규제의 도입을 고민하자는 제안이다. 이미 무너질대로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지 않고서는 한국의료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시각이 담겼다. 1차의료 살리기를 키워드로 넣은 것은 동네의원 살리기야 말로 한국의료 4.0을 확고하게 뿌리내리게 할 수 있는 토양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의협신문은 이번 기획을 통해 한국의료 4.0을 규정하기 보다 의료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생각의 길을 열어 놓을 계획이다. 한국의료 4.0은 몇명의 리더나 혹은 정부가 주도해서 다다를 수 있는 좁은 길이 아니라 모든 주체가 참여해서 만들어 내는 넓은 세계라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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