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재는 혈압, 병원 보다 정확해"
"집에서 재는 혈압, 병원 보다 정확해"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2.12.18 10:48
  • 댓글 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정혈압' 인식 시급...미국심장학회 4년 전부터 권장

혈압을 집에서 혼자 재는 것과 병원에서 측정하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정확할까? 당연히 후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놀랍게도 가정에서 스스로 측정하는 혈압이 훨씬 정확하다는 것이 최근 학계의 정론이다.

혈압은 특성상 언제·어디서 측정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편차가 매우 심하다. 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평범한 사람의 혈압은 TV를 시청할 때 가장 낮고 회의를 할 때 가장 높은데 그 편차가 무려 약 30mmHg에 달한다. 책을 읽거나 걸을 때, 전화를 받거나 대화를 나눌 때 각각 다른 혈압치를 나타낸다. 또 낮에 측정한 혈압이 야간보다 더 높다.

어떤 상태에서 측정하느냐에 따라 혈압은 천차만별의 양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단 한번 측정한 혈압은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고혈압 환자가 아닌데도 병원에만 가면 혈압이 올라가는 '백의 고혈압'(white coat HTN), 반면 고혈압 환자이면서 진료실에서는 정상 혈압으로 떨어지는 '가면 고혈압'(masked HTN) 현상까지 있어 병의원 측정 혈압은 한계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백의 또는 가면 고혈압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전체의 무려 31%에 달한다고 한다.

병원 측정 혈압이 부정확하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노태호 한국가정혈압학회 이사장(가톨릭의대 내과)은 "고혈압 환자가 아니거나 증상이 약한 사람이 약을 과다 복용할 수도, 고혈압 환자인데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미 의학계 차원에서 병원에서 재는 혈압의 부정확성을 인정하고 집에서 자가 측정하는 '가정혈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심장학회(AHA)는 2004년 "의사가 병원에서 재는 혈압은 많은 경우 정확도가 떨어지며, 따라서 가정혈압이나 24시간 활동혈압이 매우 중요하다"고 공표했다. 나아가 2008년도에는 미국고혈압학회(ASH)와 함께 "가정혈압이 의료기관 혈압 보다 더 정확하고 신뢰성이 있으며 예후 판정에도 더 도움이 된다"며 집에서 매일 아침·밤 2∼3회씩 일주일간 총 12회 이상 측정하는 방식의 대국민 가정혈압 지침까지 발표했다.

노태호 이사장은 "가정혈압은 얼마든지 자주, 장기간 측정할 수 있고 결과 편차가 적으며 일중변화(circadian variation)를 고려할 수 있다"며 "이밖에도 약물효과를 측정하거나, 고혈압에 의한 장기손상 정도(target organ damage)를 반영하는데 매우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가정혈압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의료인들 조차 가정혈압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노 이사장은 "최근 순환기내과를 중심으로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으나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가정혈압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객관적·과학적 검증이 끝난 것인 만큼 의료인들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가정혈압학회는 오는 27일 오후 6시 30분부터 가톨릭의과학연구원 1층 1002호 강의실에서 대한개원의협의회와 함께 연수강좌를 개최한다. 이날 강좌에서는 △가정혈압의 중요성과 측정지침(이홍순·국립중앙의료원 순환기내과) △고혈압치료의 개요(류왕성·권기익 내과) △타과에서 부정맥 환자 진찰시 유의점(노태호·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수강자에게는 의협 연수평점 3점과 대한내과학회 내과전문의 평생교육 3평점이 부여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송정길 2012-12-19 07:36:22
www.homebp.org (한국가정혈압학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