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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이식 대기기간 '탈감작 치료'로 줄일 수 있다

신장이식 대기기간 '탈감작 치료'로 줄일 수 있다

  • 조명덕 기자 mdcho@doctorsnews.co.kr
  • 승인 2012.12.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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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정부차원 가이드라인 필요"
교차반응항체 수치 높으면 대기시간 3배 이상 길어져

신장이식 대기 환자 가운데 교차반응항체(PRA·이식장기를 공격하는 면역물질의 일종)가 높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신장이식 대기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01∼2010년 신장이식 대기환자 1231명을 분석한 결과 대기기간이 7년 이상인 환자 159명의 약 30%에서 PRA 수치가 50% 이상으로 신장 이식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PRA 수치가 50% 이상이 되면 이식전 교차반응에서 양성이 나올 확률이 높아 신장이식을 받기 힘든 상태로 본다.

최근 말기신부전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뇌사공여자는 부족해 국내에서 신장이식 대기 환자가 이식을 받기까지 평균 4.7년을 기다리며, PRA 수치가 높을수록 대기기간은 더 길어진다.

미국 장기이식센터(UNOS)의 자료에 따르면, 뇌사자 신장이식 대기자 가운데 PRA가 있는 경우는 약 30%에 달하고, 이식 대기기간도 고도로 감작된(80% 이상의 PRA 역가를 보이는 경우) 환자는 평균 10.3년으로 감작정도가 낮은(10% 미만) 환자의 3.6년에 비해 3배 정도 길다.

신장이식은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그러나 환자가 과거 잦은 수혈과 장기이식을 경험하면 혈액내 PRA가 높아져 신장을 이식받을 기회가 와도 미뤄야 해 대기기간이 길어진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탈감작 치료법은 PRA의 양을 줄이고 항체를 생성하는 세포를 없애기 위해 면역글로불린·혈장교환술 및 리툭시맵 rituximab)·볼테조밉(bortezomib) 등을 이용해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약 4주간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탈감작 치료는 장기이식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국내 일부 병원에서만 가능해 대책이 절실하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탈감작 치료를 하고 있다. 2010년부터 이를 시행해 지난해에만 3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고 신장을 이식받는 등 현재까지 8명이 탈감작 치료를 성공적으로 받았고 그 가운데 4명이 신장을 이식받고 새로운 삶을 얻었다.

안규리 센터장은 "해마다 신장이식 대기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재이식 또는 PRA를 가진 환자도 증가하는 만큼 이식 의료기관에서 보다 구체적·체계적인 관리 지침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며 "보다 많은 기관에서 탈감작치료를 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제정되면, PRA 수치가 높은 환자들의 이식 대기기간을 획기적으로 줄 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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