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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15:21 (금)
"악화 환자 'ICS+로플루밀라스트' 조합 좋은 효과"
"악화 환자 'ICS+로플루밀라스트' 조합 좋은 효과"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2.11.2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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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반즈 교수(바츠 앤 런던의과대학 호흡기의학과)

최근 개정된 국내외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진료가이드라인에 따르면 COPD 환자는 중증도와 악화의 위험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또 이를 복합적으로 평가한 후 적절한 치료제를 처방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1차 의료기관에서는 58%만 COPD 가이드라인을 인지하고 있는 등 COPD 진단 및 치료 환경은 많은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1월 9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닐 반즈 교수(영국 바츠 앤 런던의대 호흡기의학과)를 만나 COPD의 정확한 진단과 관리 및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들어보고, 악화 예방 치료 확대가 환자 사망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들어봤다.<편집자주>

 
Q. 최근 COPD 관련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은?
과거의 치료 가이드라인이 증상 완화 중심이었다면 최근 가이드라인은 증상 완화와 함께 환자가 미래에 겪을 수 있는 위험도 함께 고려하는, 이를 테면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COPD 관리는 만성질환 관리와 유사한 점이 많다. 허혈성심질환의 경우 환자의 현재 증상 관리와 함께 협심증·심근경색 등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들이 병행되는 것처럼 COPD도 현재 증상과 악화와 같은 미래의 위험을 함께 관리하려는 접근이 필요하다.

Q. COPD는 환자들의 삶의 질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나?
일반적으로 COPD는 대부분 50∼60대에서 발생하는데, 흡연과 관련성이 높기 때문에 흡연 기간이 길수록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COPD가 환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편차가 있다. 경증인 경우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중증인 경우 스스로 옷을 갈아입거나 몸을 씻는 등 아주 일상적인 활동에도 제약을 미치는 등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COPD 관리와 치료는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증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미리 방지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Q. 언제부터 '악화'라는 개념의 중요성이 대두됐나?
악화의 중요성은 10여년전부터 대두됐다. 여러 국가들의 보건의료체계 활용도와 사회적 비용 관련 조사를 통해 COPD 악화로 인한 입원율이 상당히 높고 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 부각됐다.

이와 함께 악화에 대한 학술연구가 이뤄지면서 COPD 질환 및 관리에 있어 악화가 가진 중요도가 크다는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

악화에 대한 정의를 처음 내릴 때 관련된 이론이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숨가쁨·기침·객담 등 주요한 증상들이 갑자기 심해지고, 치료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을 악화로 정의하는 것에는 이견이 많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의료진과 전문가들이 동의했다.

악화를 겪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바이러스 감염이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려 COPD 증상이 심해지고 이로 인해 박테리아 감염이 함께 올 경우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박테리아 감염이 바로 일어나는 경우인데, 특히 중증도 이상의 환자의 경우 폐에 박테리아가 많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악화가 더욱 자주 발생할 수 있다.

Q. COPD 악화에 대한 치료 전략을 소개한다면
숨가쁨을 해소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기관지확장제를 사용한다. 또 박테리아 감염은 항생제, 염증은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해 관리하고 있다. 경증 악화 경우 외래 치료로 관리가 가능할 수 있지만, 중증의 경우 입원을 하는 경우도 많다.

악화 유무로 COPD 환자인지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감기에 걸린 후 폐에 감염이 있는 환자에 대해 의료진은 COPD가 아닐 것이라는 판단으로 항생제만 처방하고 장기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환자 가운데 50세 이상이고 흡연력이 있다면 회복 후에 폐기능 검사를 실시해 COPD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Q. 악화를 진단하는 기준이 있는가?
진단기준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으로 겪는 증상보다 훨씬 심한 증상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때 악화로 진단하는데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이 평소의 증상 변화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챈 후에야 병원을 찾아온다. 악화가 시작되고 3, 4일 뒤에야 내원하는 식인데 이런 점에서 환자 스스로 자신에게 악화가 발생했음을 인지한다고 할 수 있다.

Q. 영국에는 환자가 증상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나?
연구를 위해 체크리스트를 사용한 경우는 있지만, 실제 임상·진료 상황에서 사용하지는 않는다. 실제 진료 시 환자의 상태로도 악화 유무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으며, 치료에 있어서도 악화의 심한 정도와 치료제 선택 등을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는 않다.

또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다른 질환과 유사하더라도 관련 검사를 통해 증상이 COPD 악화로 인한 것인지 다른 질환에 의한 것인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

Q. 악화 치료에 있어 효과적인 치료제는 어떤 것들이 있나?
일단 비약물치료법으로 모든 환자들에게 금연, 폐 재활 프로그램, 독감 예방 접종(백신)을 권장한다. 또 보다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폐 재활 프로그램보다는 가벼운 수준으로 운동을 많이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약물치료 차원에서는 COPD 환자 대부분이 호흡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기관지확장제를 사용한다. 그리고 중증도나 악화 위험 정도에 따라 항염증제, ICS(흡입형 스테로이드제)또는 로플루밀라스트(roflumilast)와 같은 제제를 사용하도록 한다. 이처럼 환자가 가진 증상과 증상의 중한 정도에 따라 맞춤 치료를 한다.

악화의 위험도가 심각한 환자들에게 ICS와 로플루밀라스트의 조합을 사용하면 악화 예방에 있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Q.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COPD 치료 전략에 변화가 필요한가?
COPD 치료 전략은 동반질환의 유무에 따라 크게 바뀌지 않는다. 심방 쪽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서 기관지확장제 사용을 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COPD에 대한 치료 전략을 유지하면 된다.

다만 호흡기내과 전문의의 경우 COPD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심장 관련 질환을 갖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반면, 심장전문의들 중에는 심장 관련 환자들의 상당 수가 COPD 환자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COPD와 동반질환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Q. 한국 COPD 진료지침 개정안이 증상의 중증도에 비해 악화에 더 초점을 맞춘 듯 하다. 이에 대한 의견은?
그런 측면이 있는 듯 하다. 한국의 진료지침 개정안은 폐 기능이 나쁘고 악화 경험이 있는 환자들을 증상의 심각성 여부와 관계 없이 하나의 군으로 통합해 관리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증상의 중증도 보다 악화에 더 초점을 뒀다고 분석할 수도 있다.

또 폐 기능이 나쁘고 악화 경험이 있는 환자 가운데 증상이 가벼운 이들이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진료지침은 보다 현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여러 가이드라인 작업에 참여했지만 가이드라인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이들에게 필요한 자료인 만큼 간단하고 명료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환자를 4개 군이 아닌 3개 군으로 분류한 한국의 진료지침 개정안이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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