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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800명 감축·인턴 폐지…2015 '대란' 오나

전공의 800명 감축·인턴 폐지…2015 '대란' 오나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2.11.2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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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의학회 아카데미서 '졸업 후 교육제도 변화'집중 논의
"막차 탄 2014년 졸업생들, 1년 놀다 NR하면 어쩌나" 우려도

전공의 정원이 대폭 축소되고, 인턴제도가 없어지는 2015년에 의료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제도 변화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해두지 않는다면 환자 유입이 가속화된 수도권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우주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고려의대)는 23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제11기 임원 아카데미 '졸업 후 교육제도의 변화' 세션에서 토론자로 참석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 23일 대한의학회 임원 아카데미 '졸업 후 교육제도의 변화' 세션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의협신문 이은빈

이날 인턴제를 대체할 NR(New Resident) 수련기간 및 프로그램 조정 로드맵에 대해 발표한 정재혁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사무관은 "인턴제 폐지는 의사 교육과정 전체에 대한 변화로 이어지는 역할을 한다"며 각 전문학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공통 수련과정이 삭제되면서 전문과목에 특화된 적정 수련기간 변화를 유도하는 일은 각 학회의 몫이 됐다는 것이다. 전공의 임용일정 및 선발방법, 관리체계 조정은 복지부가 하지만, 의대 실습교육 개편안을 마련하는 등의 과정은 철저히 전문가들의 뜻을 따르겠다며 역할 분담을 언급하기도 했다.

학회에서 알아서? 수련이사 "힘들다" 고충 토로

토론자들은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의대 실습과정 개편 등의 선행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폐지 시행년도를 못 박아두고, 전문학회에 업무를 일임한 것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다.

김 이사는 "솔직히 말하면 전문학회에서 다 알아서 하기는 힘든 구조다. 내과학회의 경우 내부적으로 TF를 구성해 준비하고는 있지만, 수련이사 맡은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은 많이 곤란할 것"이라며 "실제 내용을 모르는 교수들은 대부분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5년 인턴제가 없어지고, 전공의 800명이 줄었는데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몰려올 때를 생각하면, 응당법 대란은 별 것 아닌 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면서 "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서로 소통하면서 양질의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 또한 충분한 소통과 합의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2015년에 인턴제가 폐지된다면, 그 전에 한두 곳의 병원에서라도 시범사업을 해보는게 좋지 않겠냐"며 "과거 좋은 취지로 도입한 펠로우십 제도가 새로운 역기능을 불러온 것을 참고해 보다 단계적인 시행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1년 늦추면 준비도 1년 늦어져…닭-달걀 관계"

2015년 인턴제가 폐지될 경우 구레지던트의 마지막 세대인 2014년 2월 졸업생들의 거취가 애매해진다는 것도 문제다.

신정호 대한산부인과학회 사무총장(고려의대)은 "가장 큰 걱정은, 2014년 2월 졸업하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나 여행을 하면서 1년을 놀다가 2015년 뉴레지던트를 지원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지금도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그냥 쉬겠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재중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울산의대)는 "2014년 의대 졸업한 뒤 여유 있는 생활을 즐기다가 NR할 생각을 물론 가질 수 있지만, 전공의 정원이 계속 줄기 때문에 경쟁이 심해져서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불이익을 주는 등의 제도적 보완책은 필요할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NR 제도의 첫 대상자가 되는 현 본과 2학년생들에 대한 배려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보문 한국의료윤리학회장(가톨릭의대)은 "2015년 NR이 되는 본과 2학년생들은 당장 겨울방학부터 실습을 나가는데, 진료면허 등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이 너무 촉박한 것 같다"면서 "보건의료 큰 그림과 맞물려서 돌아가야 하는데 본말이 전도된 느낌이다. 이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는 오는 12월 7일 모임을 갖고 2015년 인턴제가 폐지된다는 전제 하에 학생면허 도입과 이에 따른 환자진료 가능 여부, 교육과정과 실습 개편, NR 지원 시 지원율 정보 제공 등의 안건에 대해 토의할 예정이다.

왕규창 대한의학회 부회장(서울의대)은 "1년 늦추면 준비도 1년 늦는다. 원래 2014년 얘기가 나왔다가 1년 늦췄는데, 1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 부분이 많다"면서 "3년 늦추면 그 3년만큼 진척이 있을지 모르겠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관계"라며 제도 변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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