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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대한민국 국제음악제를 마치고…
2012 대한민국 국제음악제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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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1.0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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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태(대한의사협회 고문 한국음악협회 명예이사장)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 국제음악제가 10월 2일부터 5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음악협회주최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걸고 개최되는 '대한민국 국제음악제'는 1975년 광복 30주년 기념음악회를 모태로 시작됐으며, 국내에서 개최된 최초의 국제적 규모 음악제라는 의미가 뜻 깊은 행사이다.

이 음악제는 우리나라 음악예술의 수준을 향상시켜왔을 뿐 아니라 오늘에 이르러서는 세계 음악계의 흐름마저 가늠할 수 있는 음악축제로 성장해 왔다.

특히 이번 대한민국 국제음악제는 우리민족의 최대 명절인 중추절과 이어져 가족과 함께 명절의 즐거움도 나누고 더불어 문화적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됐다. 금년 국제음악제 개막 연주회(2일)는 합창페스티벌로 국내외 합창단이 중추절의 풍요로움과 가을의 아름다움을 노래했고, 둘째 날(3일)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및 세계 유수무대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을 빛내고 있는 우리나라 젊은 음악가들의 무대였다.

그리고 셋째 날(4일)은 일본을 대표하는 원전 연주단체인 텔레만 챔버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바로크와 고전음악을 당시의 악기와 연주방식을 통해 감상할 수 있었다. 마치 몇 백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의 색다른 모차르트 음악 무대를 연출했다.

마지막으로 폐막 연주회(5일)는 '김대진과 운명'의 무대로 훌륭한 피아니스트이자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대진과 세계적인 젊은 피아니스트로 주목을 받고 있는 손열음 양의 협연 무대로, 왜 손열음양이 세계적인 연주자인지를 충분히 느낄수 있는 무대가 됐다.

2일 열린 합창페스티벌이 풍성했다. 1997년 크리스찬 여성들로 창단된 엘 여성합창단(지휘 김 철)·미르메일라이어 합창단(지휘 윤성보)·원주 레이디스 싱어즈 합창단(지휘 정남규)의 연주가 있었다. 또 한국남성합창단(지휘 김홍식)은 창단 52년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합창단으로 필자가 참여했던 서울의대 본과 1학년 때는 독일인 굇츠 대령이 창단 지휘자였다.

박인수 전 서울음대와 함께 퍼스트 테너 파트에서 활동했던 합창단이라서 감회가 새로웠다. 연주곡목은 에임스의 '글로리아 팡파제'와 에들맨의 '여호수아 성을 쳤네 예리코'와 김 준범편곡 '서른 즈음'을 연주했다. 이어 서울씽이커플스(지휘 오세종)의 연주에 이어 카마라타 뮤직컴퍼니(지휘 라이언 케슬)합창단은 외국인으로 구성됐는데 바흐의 '마니 피카트 라장조'와 루터의 '주님주신 아름다운 세상'을 연주했다.

마지막으로 KIMF 합창단(지휘 방성욱)은 2012년 제 30주년 대한민국 국제음악제를 위해 특별히 조직된 국내외 400명의 단원으로 조직되었는데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9번 4악장'과 이종일 편곡 '우리나라 민요 메들리'로 대미를 장식했다. 그리고 푸치니의 'Nessum Dorma'의 합창과 함께 독창을 한 테너 이상철의 연주는 깨끗한 고음처리가 아름다운 벨칸토 발성과 함께 빛났다.

3일은 세계를 빛낸 우리나라의 젊은 음악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태리 출생으로 로마의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지휘 전공으로 감동적인 음악을 선사하는 마에스트로인 마르코 발데리의 지휘 하에 우리나라의 5명의 젊은 음악가들이 연주했다.

소프라노 임선혜는 세계 음악계에서 뜨거운 찬사를 받으며 특히 유럽무대에서 유럽의 자존심인 바로크음악의 정상에 우뚝 선 고음악계 최고의 프리마돈나이다. 서울음대출신으로 23세에 고음악계의 거장 필립 헤레베게에 발탁돼 모차르트로 고음악계에 등단했다. 이날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중 '방금 들린 그대 음성'과 오페라 <파우스트>중 '보석의 노래'와 오페라 <햄릿>중 '친구여 당신의 장난에'를 연주했다.

또 소프라노 양지영은 서울음대·맨하탄음대 출신으로 미국 3대 오페라단중의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에 한국인 소프라노 최초로 '아들러펠로우십'에 선발돼 "마음을 움직이는 탁월하고 높은 음악적 이해력의 특출한 감정 전달력을 소지한 연주가"로 극찬받으며 유럽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날 연주곡목은 오페라 <리골레토>중 '그리운 그 이름'과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중 '아! 꿈속에서 살고 싶어라'를 깊은 호소력으로 멋지게 연주했다.

테너 김기선은 서울 장신대 출신으로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립음대 오페라과를 졸업했다. 그는 유럽 오페라계의 주역으로 성공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날 연주곡목은 오페라 <리골렛토>중 '여자의 마음'과 오페라 <루이자 밀러>중 '해 저무는 고요한 저녁에'를 발랄하고 감성깊게 연주했다. 바리톤 양준모는 연세음대 출신으로 독일 뮌헨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과정을 졸업하고, 최고 권위의 ARD 국제 콩쿨에서 1위를 차지한 후 유럽 오페라의 신성으로 대접받고 있다.

연주곡목은 오페라 <팔스타프>중 '꿈인가 생시인가'외 오페라 <카르멘>중 '투우사의 노래'와 오페라 <안드레아 세니아>중 '조국의 적인가'를 연주했다. 베이스 박종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2011년 세계 3대 콩쿠르로 손꼽히는 제14회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성악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음악계에 쾌거를 앉겨준 자랑스런 성악가로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로부터도 극찬을 받았다.

이날 연주 곡목은 오페라 <세빌리아 이발사>중 '헛 소문은 산들바람처럼'과 오페라 <맥베스>중 '하늘에서 그림자가 떨어져서', 오페라 <라 조콘다> 중 '그녀는 죽어야 한다'를 매력 넘치는 저음의 중량감으로 청중을 압도했다.

이어 소프라노 양지영과 테너 김기선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중 이중창 '영원히 잠든 무덤가에서'가 아름다운 화음으로 울려 퍼졌고 이철구 편곡의 <한국가곡> '가을'을 모든 연주자가 무대에 나와 청중과 함께 합창으로 마무리했다.

4일에는 바로크로부터 베토벤에 이르는 18세기 음악 전문지휘자로 일본 문화성 예술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베토벤 교향곡 전곡·합창환상곡·장엄 미사 등 총 11곡을 원형 악기로 연주해 독일 십자공로훈장을 받은 텔레만 챔버 오케스트라 지휘자 노부하라 다케하루의 음악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교향곡 29번 가장조(작품 201)'·'플루트 협주곡 2번 라장조(작품 314)'·'디베르티멘토 라장조(작품 136)'·'교향곡 40번 사단조(작품550)' 연주를 통해 청중들의 혼을 빼놓는 매력속으로 빠져들게 했고 앙콜요청이 잇따랐다.

5일은 김대진 지휘의 오케스트라연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열정과 감동 속에 흠뻑 젖은 밤이었다. 이ㄴ영조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아리랑 축제'를 수원시립교향악단 30주년 기념 음악곡으로 택해 연주했는데, 이번 나흘 동안의 국제음악제 연주 중에서 청중들의 가장 뜨거운 갈채와 깊은 감동을 불러 일으켰던 연주는 손열음양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라단조 작품30(지휘 김대진)협연이었다.

그녀는 2004년 방한한 뉴욕필하모니(로린 마젤 지휘)에서도 극찬을 받았고 2011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피아노 콩쿨 2위 수상과 함께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 연주상을 수상해 한국국적으로서는 피아노부문 역대 최고성적을 거뒀다.

이날 라흐마니노프연주는 그녀가 어떤 이유로 현존하는 최고의 한국 피아니스트인가를 여실히 느끼게 했고 깊은 감동과 함께 폭발적인 청중의 앙콜을 계속 끌어들이는 매력의 소유자인가를 확인시켜 주었다. 끊임없는 앙콜 요청에 쇼팡의 '이별곡'으로 그녀는 보답했다. 마지막 곡목으로는 베토벤의 '교향곡 5번 다단조 작품 67(운명)'이 연주됐는데 지휘자 김대진은 한국을 대표하는 마에스트로이다.

건반 위의 진화론자로서 1987년 뉴욕타임즈에서 "모든 능력을 갖춘 훌륭한 연주자"란 극찬을 한 몸에 받았으며 손열음 양의 사사교수이기도 했다. 오랜만에 베토벤 운명교항곡을 4악장까지 김대진의 열정적인 지휘 하에 깊은 감동 속에 감상의 희열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제 대한민국 국제음악제는 한국의 큰 자랑으로 문화적 역량이 국가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잦대가 되는 오늘날 차원 높은 문화적 성숙을 모색하는 일이야 말로 문화강국을 이루는 첩경이 될 것이며 대한민국 국제음악제가 그 역할을 담당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끝으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국제음악제에 매년 아낌없는 후원을 해 주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사를 위해 애쓴 김용진 음악협회 이사장·이종일 집행위원장 및 관계자 여러분과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본 행사 명예조직위원장으로서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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