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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병 치료 초기관리 매우 중요

정신분열병 치료 초기관리 매우 중요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2.10.3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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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차 환태평양정신의학회 학술대회서 '조현병' 최신 지견 논의
초기관리 부실로 경제적 부담 지속 증가…대책 마련 공감대 형성

정신분열병에 걸렸을 때 치료 비용에 대한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초기관리를 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27일까지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5차 환태평양정신의학회 학술대회(PRCP)와 2012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조현병(정신분열병)에 대한 최신지견 논의와 환자들의 경제적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번 PRCP에는 정신보건분야의 개척자이자 세계적인 권위자인 노만 사토리우스 교수(스위스 제네바대학·전 세계보건기구 정신보건국장)를 비롯해, 독일 정신질환 석학인 안드레아스 슈라이너 박사 등 많은 해외 정신의학자가 참가했으며, 국내 여러 석학들이 모여 정신과 질환 치료의 최신지견에 대한 학술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정신보건정책 방향성을 짚어봤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정신과 입원율 1위이자 질병부담 증가 등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대표적인 정신과 질환인 조현병의 효과적인 치료관리에 대해서도 국내외 석학의 발표가 잇따랐다.

▶장기지속형제제, 초기 발병 때부터 사용 중요
이번 PRCP 학술대회에서는 장기지속형 제제 등 효과적인 치료제를 초기 발병 때부터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았다.

학술대회에서 '조현병 초발환자에 있어서 초기치료의 중요성'을 발표한 이상혁 교수(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초발 조현병 환자의 치료를 등한시할 경우, 1∼2년 사이에 뇌의 회백질 감소(뇌 기능 저하)가 급속도로 진행되는데, 재발할수록 약물도 잘 듣지 않고 치료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게 돼 초기 조현병 치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초기 치료에 가장 걸림돌은 약물불순응이기 때문에 초발환자부터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같은 약물로 대체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초발환자에게 사용하기 어렵게 돼 있는데, 지난해 영국에서는 순응도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언제든지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사용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미국에서도 초발환자라도 문제가 있다면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고려하도록 한 것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들이 먼저 효과적인 치료관리 위해 노력해야
'의사와 환자, 보호자들의 장기지속형 주사에 대한 유지 태도'를 발표한 김성완 전남의대 교수(전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항정신병 약물의 유지는 조현병 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인데, 병원·보호자·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 국내 조현병 환자의 약물 불순응은 60%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또 "76%의 보호자는 환자 치료관리를 위해 장기지속형 제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현재 국내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처방률은 1%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장기지속형 주사제 처방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환자가 주사제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의사들의 편견이 오히려 환자들의 치료법 선택에 제한을 주고 있다"며 "의사들이 먼저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관리를 위해 치료방법의 종류를 상세히 설명하고 환자에게 객관적인 치료옵션을 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환자 모니터링 통한 지속적인 치료 및 대국민 홍보 필요
최적의 조현병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 모니터링과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고, 지역사회 정신보건시스템 정착을 위해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대국민 홍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드레아스 슈라이너 박사는 "모니터링을 통한 환자관리시스템과 약복용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지속적인 치료방법의 결합은 조현병 치료관리에 있어 재발이나 악화를 피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구제의 경우 환자가 매일 약을 챙겨먹는지 확인하기 어려운데 한달에 한번 투여하는 장기지속형주사제를 치료시스템을 도입하면 약물투여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드레아스 슈라이너 박사는 "환자가 외래방문 시기에 오지 않으면 환자나 가족, 가정방문 간호관리사 등에게 알람을 보내 환자가 제 때 내원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좋은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또 "유럽의 경우 임상적으로 정신과 의사가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최상의 치료법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있다"며 "효과적인 치료제를 초발 환자부터 사용할 수 있다면, 질환 만성화를 방지해 정신보건시스템에 있어서 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정신보건분야의 개척자이자 세계적인 권위자인 노만 사토리우스 교수는 "최적의 정신질환 치료를 위해서는 각 나라 실정에 맞는 정신보건정책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역사회 기반의 정신보건센터를 활용한 정신질환자 관리, 치료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없애려는 대국민 홍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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