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누드 크랙벨 교수(덴마크 마르셀리스보르센터 피부과)
건선은 얼굴·두피 등 신체 곳곳의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각질이 과도하게 생기는 대표적인 만성 피부질환이고, 완치가 어려운 자가면역질환이다．
습진·진균증 등 다른 질환과 유사한 점이 많아 질환 인지가 쉽지 않고,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전문의의 확인 및 진단이 필요하다．
건선 환자는 전체 인구의 약 1∼2%에서 발생하며, 환자의 70% 정도는 30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난다． 대체로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해 평생 지속되는 만성 피부질환이다보니 초기에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흔한 피부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건선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하고, 충분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두피건선치료제 가운데 하나인 '자미올'은 신속하고 우수한 치료효과와 장기적으로 사용할 때 안전성까지 입증돼 환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자미올 겔' 타입의 치료제가 체부건선에도 추가 적응증을 얻어 기대가 크다．
얼마전 한국의 피부과 의사들에게 '건선치료의 새로운 현황 및 전망'을 논의하기 위해 방문한 크누드 크랙벨 교수(덴마크 마르셀리스보르센터 피부과)를 만나 새로운 치료제뿐 아니라 환자들이 건선으로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또 환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치료를 해줄 수 있는지, 그리고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제를 어떻게 하면 잘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들어봤다．<편집자주>
환자의 심리적 고통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건선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라 환자의 정서적인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인식하게 됐고, 이를 위해 전문가들도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피부에 붉은색의 발적이 생기고 두꺼워 지며, 인설(각질)이 생기게 돼 환자들은 증상을 숨기려고 한다． 심지어 가족에게까지 얘기하지 않고 숨기고 있다．
따라서 건선 환자들은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받아 가족 및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며, 직업 선택에 있어서도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직업을 선택하는 등 일상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중증도가 심한 환자일수록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정신적인 고통으로 인한 우울증을 겪는 환자들도 많다．
Q. 건선의 원인은 유전적인 요소 또는 스트레스라고 들었다. 환경적인 요인은 없는가?
감염 관련 질환에 걸리는 것도 건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음주 등 생활방식도 건선에 영향 미칠 수 있다． 최근 새롭게 알려진 것은 비만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건선이 생길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건선은 감염성 질환이 아닌 염증성 질환으로 피부과 붉어지고 두꺼워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비만일 경우 이러한 염증성 질환이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Q. 유럽의 경우 건선에 대한 인식이나 치료가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는?
유럽·미국은 아시아 국가보다 건선이 흔하다. 따라서 건선 환자들도 많고 중증 사례들이 많다 보니 치료에 좀더 적극적이다．
한국 및 아시아국가에서는 유럽·미국보다 건선환자가 적지만 숨어있는 건선 환자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건선 치료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는 환우회 조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와 같은 전문의들의 정보 공유도 중요하지만 환우회에서 얻는 정보도 많기 때문이다． 이들 환자들은 적극적인 정보 습득은 물론 치료를 위한 행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Q. 전신건선과 두피건선 발생 비율은?
건선은 전신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두피건선은 특별한 질환이라기보다는 몸 어디에나 생길 수 있는 건선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면 된다．
Q. 다른 피부질환보다 재발률이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건선은 완치가 쉬운 질환이 아니고 재발이 잘 나타나기 때문에 수년 간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이처럼 장기적인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를 잘 받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환자들이 치료를 반복적으로 받는 과정에서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Q. 자미올겔에 대해 소개해달라．
피부에 바르는 국소치료제이다． 국소치료제에는 코티코스테로이드 제제와 비타민D 유도체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자미올겔은 이 2가지 제제를 하나의 제제로 복합해 놓은 치료제이다．
피부건선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2가지 주요 성분을 복합제로 사용함으로써 효과를 높일 수 있고, 내약성도 많이 개선됐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 피부가 얇아지게 되는데, 복합제이므로 사용해야 하는 스테로이드 제제의 양을 줄일 수 있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또한 줄일 수 있다．
Q. 복합제와 단일제제는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가?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보면, 단일제제보다 복합제제로 사용할 경우 효과가 유의성 있게 높은 것이 확인 됐다． 또 약효 발현이 훨씬 빨라 증상 개선이 빨라지고 사용해야 하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양이 줄어들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훨씬 좋다．
효과 못지 않게 안전성도 중요한데 자미올의 경우 1년 동안 사용했을 때 코티코스테로이드 제제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장기 사용에 있어 매우 안전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국소 건선치료제 가운데서는 효과와 안전성이 탄탄히 뒷받침 되어 있는 제품이다.
임상연구결과 자미올은 약물치료를 시작한지 2주만에 70∼80% 환자가 증상이 거의 완화되는 효과 있었다．
Q. 건선은 상당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자미올의 효과는?
증상이 소실됐다라는 것은 외형적인 증상 뿐만 아니라 가려움증까지 개선돼 환자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60% 개선효과는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보면 된다．
성공적인 치료라 함은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해 효과를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의사가 환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환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고 좋은 치료제들을 인식시키고,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와의 이러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는 떨어질 것이다．
Q. 건선환자 가운데 정신질환을 같이 동반하고 있는 비율은?
건선 환자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우울증이 더 자주 발생한다고 보고 돼 있다． 심리적 질환 뿐 아니라 신체적 질환도 더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 대사증후군·체중증가·당뇨·고혈압·고콜레스테롤·심혈관 질환 등의 리스크가 더 높다고 보고 돼 있다．
Q. 체부건선에 대한 적응증을 받았다．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가?
원래 자미올은 두피건선 치료제로 출시됐다． 그런데 연고제제(자미올)는 미끈거리고 찐득거려 환자들이 머리에 바르는 것을 불편해하고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미올겔'은 이러한 불편함이 없다． 몸에 바르는 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특히 건선은 장기적인 치료가 중요한데, 연고제제보다는 겔 사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건선은 경증의 경우 국소치료로 시작하다가 광선치료, 경구치료, 주사제 치료로 넘어가게 된다． 경구치료 등 다른 치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대부분 국소치료제가 함께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자미올에 대한 기대가 크다．
Q. 20∼30대 발병률이 높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건선은 어떤 연령대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어린이 및 장년층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20∼30대 나타나는 환자들은 가족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어릴 때 잠복기로 갖고 있다가 환경·스트레스 등의 외부 요인으로 촉발되는 경우가 많다.
Q. 한국의 피부과 전문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건선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치료제들이 많이 나와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또 환자들에게 건선에 대해 잘 교육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