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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2분 보는 나라와 20분 보는 나라 단순비교 말되나?
진료 2분 보는 나라와 20분 보는 나라 단순비교 말되나?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2.09.26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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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단순비교로 의사증원 '말도 안돼' 한목소리
의협 의료인력 수급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 26일 개최
의협이 26일 개최한 의사인력 수급 관련 토론회. ⓒ의협신문 김선경

도대체, 다른 의료시스템을 가진 나라들의 의사 머리 수로 단순비교해 한나라의 적정 의사 수를 도출한다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 일일까?

의사 증원을 주장하는 측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그렇지 않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대한의사협회는 26일 의협회관에서 최근 논란이 일고있는 의사 인력수급과 관련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한목소리로 의사 증원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는 OECD 국가별 평균 의사 수 비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윤성 대한의학회 부회장(서울의대 교수)은 "진료를 2분만에 보는 의료시스템을 가진 나라와 20분을 보는 의료시스템을 가진 나라의 의사 수를 단순비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의사 증원의 강력한 근거로 내세우는 OECD 국가별 의사 수 비교의 한계를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는 전체 의사 수 부족보다 지역별·직역별·과별 의사인력의 불균형이 시급하다며 전체 의사 수를 늘리는 방안으로 이런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윤용선 의협 보험·의무 전문위원도 OECD 국가별 의사 수를 단순비교해 한 나라의 적정 의사 수를 도출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OECD 국가 중 공공의료제도를 가진 유럽의 경우 의사 수가 평균보다 높고 미국이나 일본·한국 등 민간의료 중심의 국가들은 평균보다 낮은 경향이 있다"며 "각 나라의 의료제도나 특성을 무시한 채 의사 수를 단순비교하는 방식으로 의사 증원을 결정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고려의대 교수) 역시 도달하고자하는 목표 제시없이 막연하게 '적정의사 규모'를 제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묻지마식 의대 증원 주장에 경계를 나타냈다.

이평수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막연하게 의사 수를 늘리며 지역·과별 의사인력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대 증원 찬성측의 낙수효과 이론에 대해서 "물은 사람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발제를 맡은 김양균 경희의대 교수(의료경영학)는 "증원을 주장하는 측의 논리대로 2014년에 정원을 늘릴 경우 8∼10년 뒤에 의사과잉 공급이 예상된다"며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과 공동연구를 제안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윤태영 한국의대·의전원 전문위원과 이영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고문·남기훈 대한의과대학·의전원학생협회 의장 역시 '묻지마식' 의사 증원 주장에 우려를 나타냈다. 전체 의사 수 증가보다는 지역·과별 등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흘러야 한다는 인식이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뢰받은 연구용역 결과를 통해 "2010년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99명으로 OECD 평균(3.1명)에 비해 부족해 의대정원을 20%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대 정원을 20% 증원할 경우 의대 졸업생은 현재 3058명에서 3600명까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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