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8 21:27 (목)
"의대 입학정원, 양만 늘린다고 능사 아니다"

"의대 입학정원, 양만 늘린다고 능사 아니다"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2.09.05 09:11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대희 KAMC 신임이사장, 4일 임총서 투표로 선출
인턴제 폐지 공감하나 준비 부족…정부 지원 강조

▲ 강대희 KAMC 이사장.
"매년 의과대학 졸업생 중에서 기초의학을 전공하는 졸업생은 30명 정도 밖에 안됩니다. 그런 문제를 단순히 입학정원만 늘려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양보다는 질적인 문제를 생각해봐야죠."

강대희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이하 KAMC) 신임 이사장(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은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논란이 불거진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대한 견해를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서울의대 제1교수회의실에서 열린 KAMC 임시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이사장으로 선출된 그는 "병리과 전문의는 매년 10여명이 배출되는 게 현실"이라며 의사수급의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다.

건강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의사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부족한 의사수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 이사장은 매년 의대 졸업생의 10%를 공공 및 글로벌의학 분야 인재 양성에, 10%를 기초의학 기반의 임상의학과 중개의학 전문가 육성에, 나머지 10%는 신약 개발 및 병원 수출의 산업계 리더로 키우자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인턴제 폐지를 둘러싼 논의에 대해서는 "총론은 찬성, 각론은 아직 준비 중"이라고 요약하면서 "25년 전 인턴 경험을 돌이켜보면 병원에서 인턴은 사람이 아니었다. 폐지해야 할 제도임은 분명하지만 준비가 덜 됐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는 현재까지 논의된 개선 방향을 브리핑한 '인턴제도 폐지와 관련된 학생의학교육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중간보고서'가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170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전공의 선발과정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매칭 프로그램 도입 ▲실습학생의 체험적 의료행위가 가능한 법률 검토 및 개정 ▲기존 인턴제의 순기능인 진로탐색의 제도적 보완책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강 이사장은 "인턴제 폐지에 따른 의학교육 과정 개편이나 장기적인 의료인력 수급 계획은 의료계 다른 단체와 긴밀히 협조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 할 것"이라며 "조만간 의학교육에서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윤리적 태도를 갖춘 의사를 양성하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일들을 추진하는 과정에 있어서 정부와의 충분한 소통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학병원에 종속되는 경향이 점점 짙어지는 한국 의대의 위상을 다시 높이기 위해서는, 대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의료계 내부의 뼈아픈 반성과 자정 작용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강 이사장은 "더 이상 바닥으로 갈 수 없다. 리더로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의료의 격을 되살리는 데 온 힘을 쏟겠다"면서 "새로운 의료계의 신호탄을 날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