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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려워도 좋은 인연은 이어지길…

삶은 어려워도 좋은 인연은 이어지길…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2.09.0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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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재경 전남의대동문회 골프대회를 마치고
정경 헌(정내과의원장)

정 경 헌(정내과의원장)

8월 19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BA비스타 CC에서 재경 전남의대 동창회 골프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을 비롯한 외부인사와 재경 전남의대 동문 등 모두 132명이 참여해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골프스코어가 좋았다. 70대 타수를 친 회원이 34명이다. 에이지슈트를 기록한 선배님들의 실력과 건강이 부럽다. 그러나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것은 많은 동문들이 참석해 준 것이었다. 40여 년 동안 해마다 골프대회를 해왔는데 금년 참석인원이 가장 많았다는 선배들의 말씀이 이어졌다. 이번 골프 대회를 앞두고 동문회 임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참석인원이었기에 더욱 고마움이 앞섰다.

"앞으로 내가 골프대회에 몇 번이나 나가겠는가. 어떻게든 나가도록 해봄세"라고 호기 있게 얘기하던 선배는 결국 행사 전 날 요통이 심해져 아쉽게도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다. 건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는 연로한 선배가 해마다 늘어난다. 그 숫자만큼 새로운 후배들이 받쳐 주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젊을수록 행사 참여도가 낮다.

그동안 우리 동창회에서는 후배들의 동창회 참여를 높이기 위해 젊은 의사들만 참여하는 '청년의사 모임'을 따로 만들었고, 재경전남의대 홈페이지(www.cmsseoul.co.kr)와 동창회 카페(http://cafe.daum.net/cmsseoul)를 통해 소통해 왔다.

"선배님. 저희 후배들은 지금도 힘들지만 미래는 더 암울합니다. 골프할 여유도 없습니다. 솔직히 이러한 권유가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라는 후배에게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사실 이번 행사에서도 임원진은 회원들의 부담을 줄이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여유 있는 회원에게 후원도 충분히 받고 그린피도 단체 할인받았다. 그러나 막상 후배들을 끌어들이지는 못했다. 의료계가 계속 힘들어왔고 최근 들어 더 어렵다보니 젊을수록 더 큰 내상을 입어 그리된 것이리라. 외롭기도 하고 분노로 우울하기도 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동문회에 잘 참석하기만 하면 병원 경영이 잘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면 후배들에게 폼 잡는 선배 노릇도 한 번 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잠시 떨어져서 옛날로 거슬러 가보자. 본과 재학 시절 시험 보느라 지쳤을 때는 혼자 끙끙대고 고민하는 것보다 놀더라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더 낫지 않았던가. 동문회도 마찬가지다. 모임에는 항상 유쾌한 사람, 적극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가슴이 뻥 뚫리며 무언가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번 골프대회는 동문 회원들의 가슴에 진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따뜻하게 건네는 말씨, 부드러운 미소, 왠지 모두가 똑같은 생각과 느낌을 가진 것 같은 분위기 그리고 골프가 주는 특별한 매력이 어우러져 긍정적인 에너지가 마음껏 발산되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후배들은 나이 지긋하신 선배님들의 건강하고 밝은 모습에서 미래의 모습을 그려본다. 깜깜하기만 할 미래에 의외로 믿을만한 희망의 빛이 보인다.

8월 19일 경기도 이천 BA비스타 CC에서 열린 재경 전남의대 동창회 골프대회.
선배들은 활기 넘치고 직선적으로 솔직하게 말하는 후배들을 보며 당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려 볼 것이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도 유난히 큰소리로 얘기하며 호탕하게 웃는 저 친구 나이쯤 되었을까. 어슴푸레 그 때가 생각난다. 지금에 비하면 참여한 회원 숫자는 훨씬 적었지만 끈끈하게 엮여있던 그 순간이. 시상식 때 선배 서슬에 어쩔 수 없이 받아 마셨던 폭탄주도 그립다. 지금이야 언감생심이지만 몇 잔을 거푸 마시며 땡그랑 소리를 내며 내려놓던 술잔의 부딪힘이 풍경 소리마냥 진한 여운을 주던….

골프대회를 마치고 나니 젊은 후배들의 참여가 적은 것은 안타까웠지만, 일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보람된 시간이었음을 알겠다. 열정적으로 일한 회장님과 임원들, 자리를 빛내준 외빈들 그리고 참여한 회원들께 깊은 감사 말씀 올린다. 특히 골프를 끊고 등산만 하다가 이번에 다시 참여한 회원, 일 년에 한 번 동창회 골프만 한다는 회원, 전날 밤에 캐나다에서 도착하여 참여한 회원에게는 특별한 인사를 드린다.

이번 대회 주요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우승 김유성(김유성이비인후과의원) ▲메달리스트 장원의(장안과의원) ▲니어리스트 김녹수(푸른정형외과의원)·고동훈(김앤고의원) ▲롱기스트 이현택(이성형외과의원)·신민석(서울중앙크리닉비뇨기과) ▲행운상 탁상보(부평정형외과의원) ▲에이지슈터 장순상(제민피부과의원)·박만용(박만용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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