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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의대생은 어떻게 미국서 변호사가 됐을까
토종 의대생은 어떻게 미국서 변호사가 됐을까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2.07.3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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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변호사 '인생에 한 번은 나만을 위해' 출간
"인턴 생활하면서 로스쿨 준비…지금이 가장 행복"

▲ '인생에 한번은 나만을 위해'를 출간한 김정은 변호사.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여기 고된 인턴 수련 틈틈이 법학을 공부하다 미국으로 훌쩍 건너가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 이가 있다.

현재 세계 30대 로펌으로 꼽히는 롭스앤그레이 보스턴 사무소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정은 변호사가 그 주인공. 연세의대를 졸업한 김씨는 7년 전 '가슴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가방 6개를 들고 덜컥 미국을 향했다.

"의과대학 생활이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가 의사 가운을 벗은 이유는 이 한가지였다. 남들은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이 보장된 의사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부러워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던 의대는 참으로 힘들고 외로운 곳이었다.

의대에 입학한 것으로 20대에 이미 미래가 결정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길을 따라가면 정말 내가 행복해질까'라는 질문이 계속 그를 따라다녔다. 김씨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뒤처져갔다.

그러다 의료법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신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 것을 느꼈다. 당장 의사 생활을 버릴 용기는 나지 않았다. 4년이란 긴 시간 동안 가슴 속에 꿈을 품고 살았다. 친구들은 어떤 과를 전공할지 관련된 공부를 할 때 그는 법전을 펼쳤다.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을 마음에 품었다. 낮에는 인턴 생활을, 밤에는 공부를 하면서 미국 로스쿨을 준비했다. 톱 로스쿨을 가기에 턱없이 부족한 점수를 받았지만 다시 1년을 공부하는 것보다 일단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 김씨는 미국행을 택했다.  

경제와 경영이 어떻게 다른지조치 몰랐던 그는 미국에서 로스쿨과 MBA를 복수 전공하고,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준비한 인터뷰로 면접관들의 마음을 움직여 롭스앤그레이에 입사하게 된다. 얼마 전 한국 최초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로 승인돼 화제가 된 로펌이기도 하다.

김정은씨는 최근 자신의 도전기를 담은 '인생에 한번은 나만을 위해(웅진 지식하우스, 308쪽)'를 펴냈다. 한국 의대생의 미국 로스쿨 적응기를 오롯이 담은 이 책에서 그는 "가슴 뛰는 일을 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12년간 내가 깨달은 점은 문 하나를 열면 또 다른 10개의 문이 눈앞에 놓인다는 것이다. 30대 중반인 지금, 앞으로 어떤 새로운 문들이 놓여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그리고 어떤 문이 됐든, 나는 더 나은 의료 시스템을 위해 달리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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