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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복제품

비아그라 복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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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7.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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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성(대한비뇨기과 개원의사회장)

▲ 임일성(대한비뇨기과 개원의사회장)

비아그라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비아그라 복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10년전 비아그라 혁명에 이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40대 이상의 남성에서 발기부전 환자비율은 50%에 육박하며, 20~30대 젊은 발기부전환자도 늘고 있다.

29개의 국내제약사가 앞다투어 '실데나필'(비아그라 성분명)의 제네릭 약품 49종류를 만들어내는 이유이다. 비슷한 효과와 품질로 가격이 저렴한 약품이 많이 나온다면 모두가 반길 일이지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임상 검증을 더 거쳐야 할 과제가 분명히 남아있다.

저가 복제품의 전면 등장으로 가장 먼저 가짜약 시장의 축소가 예상된다. 그동안 환자들이 가짜약을 무분별하게 복용해왔고, 정체불명의 약물로 인한 정신 심리적 혼란, 육체적 건강의 피해가 매우 심각했는데 마땅한 대책이 없었다. 가짜약을 먹는 환자에게 위험성을 경고하거나 계몽하는 선에 머물렀다.

이제는 가격 때문에 가짜약 판매 시장을 기웃거리는 충동구매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가짜약 근절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대한남성과학회와 대한비뇨기과개원의사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가짜약의 위험을 알고 있으면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남성이 42%이며, 처방전이 없는 발기부전치료제는 모두 가짜라는 사실을 45% 남성이 모르고, 가짜약과 정품의 차이를 모른다는 답이 85%에 이른다.

또한 조사대상 의사 39%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로 인한 부작용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유사제품 불법유통을 더욱 철저히 막아야 하며 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국민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발기부전치료제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전문의약품은 부작용·습관성 및 의존성·내성·약물간 상호작용 때문에 전문적인 진단과 지시감독아래 사용해야 한다. 발기부전이란 가장 미세한 혈관의 장애로부터 출발하며, 다른 심혈관계나 전신질환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있어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한 질병이다.

통계를 보면 발기부전환자의 비율이 가장 높으면서 병의원의 진료는 가장 적게 받는 나라가 한국이다. 그런데 6종의 오리지날 제품이 생산돼 전세계에서 발기부전 치료제 종류를 제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제품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다보니 국민이 발기부전치료제를 일반의약품 정도로 가볍게 여겨 손쉽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발기장애는 스스로 진단하고 약만 처방해서 먹는다고 해결되는 병이 아니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진료내용이 다르고 맞춤처방이 필요한 비뇨기과 전문질환인 것이다.

전문의약품 중에 특히 발기부전치료제는 '오·남용 우려의약품' 지정약물이다. 우리나라 발기부전치료 시장이 비아그라 복제품과 함께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세립형(가루약)·필름형(얇은 종이처럼 생긴 약)·츄어블형(씹는약) 등으로 형태를 변형한 제품을 출시하는 회사 수가 지나치게 많아 출혈경쟁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환자의 약물 오남용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약물 오남용은 심혈관계 치명적 이상이나 지속발기증과 같은 부작용으로 성기능을 완전히 상실할 수도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또한 오남용 확산으로 인해 행복한 성문화의 왜곡이 증가하면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진단하고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상적인 부부관계 외에 성관계를 남발함으로서 성풍속을 헤치는 문제점을 개선해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

오남용 우려의약품의 매출을 바꿔야 한다. 환자가 오남용을 할 가능성이 높은 의약품에 대한 선정적인 이름도 문제다. 일반 국민들이 발기부전 치료약물을 마치 정력제로 오인할 소지가 있고, 대량구매로 환자의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 정력강화제가 아니므로 정상인이 진료를 받지 않고 복용해서는 안 된다. 심인성 발기장애와 같은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비아그라 제네릭 제품의 홍수 속에서 편견과 오해가 넘치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영역에서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발기부전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는 자신의 질병에 대한 비뇨기과적 검사와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의사는 적정한 치료와 전문적인 관리를 통해 환자의 건강 증진과 더불어 건전한 성문화를 확산시키고 질병을 예방하는 과업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제약사는 복제약에 의존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제약환경을 개선시켜 신약강국으로 가기 위해 제약선진화방안의 실천에 몰두해야 한다.

정부는 비뇨기과 전문의가 비뇨기과 질환과 비뇨기과 전문의약품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환자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의료환경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비아그라 제네릭 약품에 관한 한 가지 사례에서도 그 나라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국민과 의사, 정부가 한마음으로 의료를 바로 세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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