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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 "의사노조, 의협이 제대로 하고 있다"

의대 교수 "의사노조, 의협이 제대로 하고 있다"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2.07.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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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의대 수련교육부장, 전공의노조 공감..."교수들도 관심 많아"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의 '의사노조' 발언 이후 일선 의사들, 특히 병원에 근무하는 봉직 의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미 전공의를 대상으로 노조 가입 접수에 돌입했으며, 대한병원의사협의회도 29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선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 정의된다. 따라서 병원에 근무하는 모든 의사들은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조 설립·가입이 허용된다.

그런데 병원 내에서 각종 직함을 갖고 있는 보직자들은 다소 애매하다.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근로자가 분명하지만, 병원 경영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면에선 사용자측에 가깝다.

물론 사법적 관점에서 병원 의사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근로자다. 실제로 병원 보직자를 해고한 병원에 대해 근로기준법 위반죄를 적용한 법원 판례(2004년 서울행정법원)도 있다.

하지만 정작 보직 당사자들은 봉직의와 병원 측이 대립하는 사안 앞에선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의사노조처럼 고용자-피고용자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의사노조, 특히 전공의노조를 바라보는 병원 보직자의 시각은 어떨까?

국내 '빅 5' 의대 중 하나인 A의대 부속병원의 B 수련교육부장은 17일 저녁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전공의 노조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공의 처우 실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수련업무 책임자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병원 주요 보직자로서 '금기'에 가까운 의사노조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스스럼없이 밝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B 교수는 "예나 지금이나 전공의 수련환경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면서 "교수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병원 경영자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전공의들이 스스로 힘을 모아야 하며,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노조결성이라는 의미다.

의협의 의사노조 설립 추진에 대해서도 "매우 잘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의협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는데, 요즘엔 무언가 참 제대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B 교수와 자리를 함께한 이 병원의 C 진료과장(조교수)도 "전에는 의협 회장이 누군지도 잘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며 "요새는 <의협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줄도 빼놓지 않고 읽으면서 의협이 추진하는 일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C 과장은 "병원 보직자나 교수들이 의료계 현안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편견"이라며 "다만 서로 만나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공의 사망 사건 등이 불거지면서 교수들을 '병원 경영자와 한 통속'이라며 배척하는 분위기에 대해서도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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