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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해서는 안되는 어느 전공의의 죽음

외면해서는 안되는 어느 전공의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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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7.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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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전공의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직까지 왜  이 전공의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다. 하지만 이 젊은 전공의의 죽음이 단지 일과성의 사건으로 읽혀지지 않는 이유는 의료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짐작할 터이다.

2010년 대한전공의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전공의의 절반 이상이 주 100시간 이상의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비인격적 처우 등 한국 전공의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동안 전공의의 신분이 교육자와 근로자라는 이중적 지위를 들어 이들의 기본권 문제들에 애써 무관심해왔다.

선배의사들은 '우리도 다 겪었다'는 이유로, 혹은  미래가 보장된 전문의를 취득하기 위한 통과의례 쯤으로 여기며 이들의 수련환경과 근무 강도에 애써 눈을 감지는 않았는지, 또  오늘날 세계 최고라는 한국의료 및 병원 시스템이 전공의들의 값싼 노동력을 토대로 구축될 수밖에 없었다면 정부 역시 외면하지 않았는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11일 전공의와 전임의의 근무 시간을 제한하고, 의료사고 배상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천명, 전공의의 기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고인이 몸담았던 병원 역시 책임있는 조사를 통해 고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밝혀야 마땅하다.  고인의 직접적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국의 전공의들이 미래를 담보삼아 죽을 힘을 다해 감내하고 있는 살인적 노동강도와 비인격적 처우등과의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우리 사회와 의료계가 그동안 애써  수면 위로 끌어  올리려 하지 않은 사회적 양심과 도덕심을 각성시켜  전공의 잔혹사를 종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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