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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회장 "전공의는 원래 힘든 것...이런 말 말자"
노 회장 "전공의는 원래 힘든 것...이런 말 말자"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2.07.1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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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독립적인 전공의 수련질 평가 기구 추진

전공의 수를 결정하고 각 병원의 전공의 수련의 질을 평가하는 기구를 병협 산하가 아닌 독립기구로 만들기 위해 의협이 발 벗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12일 제12차 상임이사회를 열고 가칭 '전공의수련교육평가가위원회'(K-ACGME) 설립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을 의결했다.

현재 전공의 수련·교육에 대한 실태조사 및 평가는 대한병원협회 산하 병원신임평가위원회가 맡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위원회의 위원 46명 가운데 15명을 병협 대표가 꿰차고 있으며, 대부분 병원의 임원급인 분과학회 대표 26명이 포진하고 있다. 의협 대표는 4명에 불과하다.

근로자의 법정 노동시간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노동청을 기업 경영자들이 좌지우지하는 비상식적인 구조인 것이다.

이렇다 보니 병원 근로자 신분인 전공의가 수련의 부당성을 위원회에 제기할 생각은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다. 또 전공의 근무시간에 대한 '표준수련지침'을 경영자 단체인 병협이 만들다 보니, 대부분 병원 자율에 맡기고 있어 실효성이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전공의가 수련기간 중에 배우는 각종 술기는 전문의가 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신임평가항목에 미약하게 반영돼 있고 그나마 준수하지 않아도 수련기관으로 인정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형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당해 연도 평가 성적이 70% 이상인 병원은 2년, 80% 이상인 병원은 3년 기한으로 병원을 신임하고, 각 1년 및 2년간 서류심사로 대체할 수 있는 제도다. 병원에서 경영상 이유를 들며 30% 항목에 대해 고의 누락 시킨다고 해도 수련병원유지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는 것이다.

노환규 회장 "선배들이 나서서 도와줘야"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의협이 구상하는 대안은 미국의 전공의신임교육평가위원회(ACGME)를 모델로 하고 있다. 인턴 및 레지던트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인증·수련과정을 감독하는 ACGME는 비영리민간위원회 성격을 띄고 있어 독립적·객관적 위치에서 공정한 평가·인증을 수행한다.

ACGME는 지난 2003년 7월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제한하고, 24시간 연속 근무 금지, 주 1회 24시간 '오프'를 핵심으로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이 규정은 비록 법제화되지는 않았으나, 규정을 지키지 않는 병원은 수련병원 자격이 박탈돼 강제성이 매우 높다.

의협은 한국 실정에 맞는 이른바 '전공의수련교육평가위원회'(K-ACGME)를 구성,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독립적인 병원 신임평가 업무를 수행토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K-ACGME는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전공의협의회·대한의학회·보건복지부가 참여하는 협의체로 운영되며 의협은 전문의 자격 평가, 전공의협은 전공의 처우에 대한 민원 접수, 의학회는 전공의 수련교육 개선·평가 그리고 보복부는 K-ACGME의 법적 기반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구상이다.

김일호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K-ACGME가 실질적인 병원 신임평가 업무까지 맡게 된다면 전공의 민원 발생 시 익명성을 보장하고, 상시감시단을 통해 수시로 전공의 수련 환경에 대한 감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병원수련평가를 매년 공개해 수련 받으려는 의대생이나 공중보건의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상임이사회에서 노환규 의협 회장은 "전공의노조에 대해 '그런 게 왜 필요하냐' '내가 수련할 때는 더 힘들었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 있다"며 "과거를 핑계로 현재 전공의가 처한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전공의 스스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선배 의사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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