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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5 18:04 (목)
박원순 시장 "모든 시민은 아플 권리가 있다"

박원순 시장 "모든 시민은 아플 권리가 있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2.04.2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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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공공의료 확충 핵심 가치로 내세워
도시형 보건지소 확충·보호자 없는 병원 등 청사진

▲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열린 공공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연자로 나서, 의료와 복지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의협신문 고신정
"모든 시민은 아플 권리가 있다. 금전적인 문제로 기본적인 치료도 받지 못한다면 그곳은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27일 열린 대한공공의학회 학술대회 특강을 통해 의료와 복지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시민 복지증진을 위한 서울시의 청사진도 언급했는데, 핵심에는 보편적 복지와 공공의료의 확충이 있었다.

"돈 없어서 치료 못받는다? 정의로운 사회 아니다"

박 시장은 이날 "지난 서울 시장선거에서 보편적 복지가 승리한 것은 화려한 시설물보다는 사람을 제대로 돌보라는 시민들의 선택"이라고 평가하면서 "한국사회도 이미 돌봄이 사회적 책임이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으며, 정부가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라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경제적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내에 드는 국가지만, 복지는 여전히 OECD 최하위 수준"이라면서 "'아프면 서럽다' '아프면 나만 손해다'라는 탄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특히 서울에서 건강불균형의 문제가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공공의료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득간의 격차에 따라 질병유병률에 큰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데다, 민간대비 공공의료기관의 비율이 전국 최저수준에 그치는 등 공공의료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

박 시장은 "기초수급자의 질병유병률이 높게 나타나는 등 계층과 소득, 지역에 따라 건강의 차이가 커지고 있으며, 서울의 민간대비 공공의료기관의 비율은 0.7%로 전국 평균인 12.6%에도 못미친다"면서 "서울이 더 참혹하다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의료를 확대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공공으로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결국 민간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부의 책임과 역할이 크다고 밝히면서도, 의사 등 전문가들도 그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의사와 변호사는 특별한 전문가이며, 그에 따르는 책임이 있다. 인간의 권리를 옹호하고 보장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공무원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해왔다"면서 청중(공공의학회 회원인 의료인들)을 향해 "의사는 (이 문제에서) 열외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강의를 마친 박원순 시장이 청중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의협신문 고신정
도시형 보건지소·보호자 없는 병원 '청사진'

박 시장은 이날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서울시의 청사진도 내놨다. 도시형 보건지소의 확충과 보호자 없는 병원, 예방접종 무료화 등이 대표적인 예.

도시형 보건지소의 경우, 예방적 기능에 촛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우리가 의료비에 투자하는 비용의 10%만 운동과 생활체육에 투자한다면 휠씬 더 효율적으로 건강을 지켜내고 의료비용의 투자도 줄일 수 있다고 본다"면서 "도시형 보건지소는 복지부가 운영하는 보건지소가 아닌 서울형 보건지소를 생각하고 있다. 지역주민이 등록을 하게 해서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자는 것인데, 예방적 의료교육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증진의 측면에서 보호자 없는 병원 등의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난한 맞벌이 부부들처럼 아파도 서로 보호해줄 수 없는 시민들을 위해 서울의료원을 통해 보호자 없는 병원을 시범운영해볼 생각"이라고 말했고 '필수'라는 말에 걸맞게 국가필수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하는 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싶다고 했다.

야간·휴일 클리닉 운영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서울시의사회가 반대하고 있어 충분히 동의를 얻고 협의해야 할 문제이지만 꼭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의료에도 상상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박 시장은 "집이 가난하니 치료를 받지 못해도 괜찮다고 용인하는 사회와 모두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 그 차이는 비전과 희망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함께 꿈꾸는 사회를 만들자는 말로 긴 이야기를 마쳤다.

그는 "의료에도 상상력이 필요하다"면서 "의사가 반드시 병원에서만 일하라는 법은 없지 않느냐. 예방적 측면에서 의사들이 진료실 밖으로 나와 시민들과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부분,  현장에서 의사를 필요로 하는 곳이 정말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교통이 불편한 제3세계 국가에서 오토바이를 기부받아 의사들에게 지원, 의료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사례를 '상상력에서 나온 혁명적인 변화'의 예로 든 박 시장은 "우리나라에도 위대한 의사가 많지만, 정부가 도와준다면 더 많은 좋은 의사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자리에 있는 의사들과 함께 꿈을 꾸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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