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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4 06:00 (수)
응급실에서

응급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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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4.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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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의료현장 체험수기
최수진(미니시리즈 사랑해, 시티헌터)

 

S# 응급실

유난히 붐비는 응급실. 침대마다 환자들이 누워있고 환자를 돌보는 바쁜 의료진들 모습이 보인다. 조폭 두목 장두호(60대), 골프복 차림으로 침대에 누워 인상 쓰고 있다. 장두호의 곁에는 덩치 1·2가 호위하는 중이다.

- 덩치1 (부라리며) 이것들이 회장님 들어오신 지가 언젠데?
- 덩치2 의사! 의사! (외쳐보지만 대꾸 없자 옆에 놓인 쓰레기통을 뻥 걷어차며) 의사!!
- 범준(응급의학과 레지던트 3년차), 드디어 나타난다.
- 범준 (호통치듯) 지금 뭐하는 겁니까? 이게 무슨 짓이에요?
- 덩치1 (험악하게) 30분이나 지났는데, 환자 눕혀놓고 뭐하는 거야? 어?
- 범준 더 위급한 환자들이 있으니 기다리세요. 허리 삐끗했다고 안 죽습니다.
- 덩치1 뭐야? (대뜸 멱살을 잡고) 도착한 순서대로 봐줘야지, 이럴 거면 뭐하러 응급실 와?
- 범준 (눈도 깜짝 않고 엄중하게) 응급실은 응급 환자를 우선 처치하는 곳입니다. 당장 목숨이 위급한 환자가 있으니 치료 받고 싶으면 조용히 기다리시죠! (덩치1의 손을 탁 털어내고) 한 번 더 난동을 부리면 그 땐 쫓아내겠습니다!
- 범준, 돌아서서 가는데,

- 뒤늦게 도착한 미라(30대 초반, 장두호의 트로피 와이프)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린다.
- 미라 (e) 장범준, 너 아버지한테 이럴 수 있어?
- 범준 !

제가 준비 중인 드라마의 한 장면입니다. 사채업자인 아버지와 연을 끊고 살아가던 범준이 응급실에 실려 온 아버지와 재회하는 장면을 어떻게 그릴까 고민하던 중, 지난 12일 고대안암병원에서 열린 방송작가 의료현장 체험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응급실 문턱이 너무나 낮고, 무조건 빨리빨리 나부터 봐달라는 환자들이 많다는 응급의학과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응급실은 응급 환자를 위한 곳임을 드라마 속에서라도 꼭 한 번 짚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밖에도 중환자실과 분만실 등 평소 접근하기 힘들었던 병원 속 공간들을 견학하면서, 의료 현장을 다룰 때 작가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된 뜻깊은 기회였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방송작가들을 위해 시간과 공간을 기꺼이 내어주신 고대안암병원 선생님들과 행사를 주최해주신 대한의사협회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최수진(미니시리즈 사랑해, 시티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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