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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계 장기 7개 동시이식 국내 첫 성공

소화기계 장기 7개 동시이식 국내 첫 성공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2.02.1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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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외과 교수팀 '성과'
생존 확률 낮은 희귀질환자 완치 가능성 열어

서울아산병원 소아외과 김대연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소화기계 장기 7개 동시 이식에 성공했다.

16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김대연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만성 장 가성 폐색 증후군(이하 만성장폐색증후군)으로 6년간 투병해 온 조은서(7살)양에게 뇌사자로부터 적출한 복강 내 간·췌장·소장·위·십이지장·대장·비장 등 7개의 동시 장기이식을 시행했으며, 조 양은 현재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만성장폐색증후군은 장의 운동 자체가 없어 영양소를 정상적으로 흡수하지 못하는 선천성 희귀질환. 전국에 환자가 10명 내외일 정도로 그 수가 적고 지금까지 알려진 1년 생존율은 87%, 4년 생존율은 70%로 보고되고 있으며 장기이식만이 유일한 완치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연 교수가 조은서 양이 식사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김대연 교수는 2년 전 조 양을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시키고 다장기이식 수술을 준비해왔고 지난해 10월 조양과 비슷한 나이의 뇌사자로부터 장기이식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은 뒤 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장기 적출은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및간담도외과 교수가 직접해왔고, 김 교수는 투병 기간 동안 손상된 조 양의 복강 내 장기들을 하나씩 떼어낸 후 장기별 이식을 진행했다.

고난이도의 수술이었지만 이식팀 전체의 협조가 잘 이루어져 총 9시간의 성공적인 수술을 마칠 수 있게 되었으며, 조양은 장기 이식 후 치료를 위해 곧바로 소아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은 조 양은 수술 후 4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떼고 자가 호흡이 가능해지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또한 9일 째부터 위루관을 통한 음식 섭취가 가능해졌고, 20일 째부터는 입으로 죽을 먹기 시작했으며, 한 달째에는 6년 넘게 맞아온 영양주사를 끊고 식사로만 영양 섭취가 가능해졌다.

조 양은 집중치료를 마치고 수술 후 두 달이 채 안 되어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 나날이 좋은 회복세를 보였고 곧 퇴원을 앞두고 있다.

김대연 교수는 "국내에 많은 수는 아니지만 생존 확률이 낮은 희귀질환 환자에게 완치 가능성을 열어준 중요한 수술결과”라며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를 가진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팀의 역량과 협력이 중요한 성공요인이며 수술 후 밤낮없이 은서의 회복을 위해 힘쓴 의료진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이식 성공 소감을 밝혔다.

또 김 교수는 “은서는 늘 햄버거를 먹는 것, 동년배 다른 아이들과 같이 유치원과 학교에 가는 것을 꿈꾸던 여느 7살 여자 아이였다. 은서의 그 소박한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게 되어 가장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경우 장기나 기타 신체 조직에 관한 이식에 대해 통합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다장기이식에 관한 법률이 마련되어 있으나, 우리나라는 관련 법률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다보니 다장기이식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91년 피츠버그 메디컬 센터가 처음 다장기이식을 시행한 이후 2011년까지 평균 연간 30건·총 650건 정도의 다장기이식이 시행됐으며,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복강 내 장기 이식을 받은 소아환자 중 약 30%가 다장기 이식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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