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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 1호 미용사 이번엔 '바느질'

의사 출신 1호 미용사 이번엔 '바느질'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2.01.1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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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기 서울 도봉구의사회장(유덕기내과의원장)

한 손엔 바늘을 들고, 정성스레 한 땀 한 땀 떠가는 바느질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손가락에 낀 앙증맞은 골무에 눈길이 갔다.

"4년 째 공방에 나가고 있습니다. 이젠 최고참으로 방장까지 맡고 있는걸요."
의사 출신 1호 미용사로 유명한 유덕기 서울 도봉구의사회장(유덕기내과의원)이 이번에는 여성의 아성인 규방공예에 눈을 돌렸다.

▲ 공방에서 규방공예에 열중하고 있는 유덕기 도봉구의사회장. 4년째 규방공예를 배운 유 회장은 지난해 말 첫 전시회를 열었다.
"규방공예는 한국 고유의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있습니다. 작품 하나를 만드는데 한 달 가까이 걸릴 정도로 느림의 미학을 담고 있답니다."

규방공예는 바느질 할 때 필요한 규중칠우(자·가위·바늘·실·골무·인두·다리미)와 바느질 도구(반짇고리·실패·다듬이돌·바늘꽂이)를 이용, 식탁보에서부터 다과보자기·전통 주머니·손수건·안경집 등 실생활에 쓰이는 용품은 모두 창작 영역에 포함된다. 최신 유행에 걸맞게 핸드폰 장식품이나 지갑·손수건도 규방공예를 통해 응용할 수 있다.

유덕기 회장은 "한 땀 한 땀 공예작품을 만들다 보면 몰입하게 되고, 정신수양에도 그만"이라며 규방공예 예찬론을 폈다.

유 회장은 미용사 자격을 갖고 있는 유일한 의사다.

"의료와 미용 봉사를 함께 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미용사 자격증 도전에 나섰고, 4전 5기 끝에 지난 2004년 6월 미용사 자격을 취득하는데 성공했다. 2008년엔 이발사 자격증에도 도전해 합격했다.

그의 진료실엔 '독거노인 분들을 위해 이발봉사 해 드립니다. 접수에 신청하세요'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주말이면 틈틈이 시간을 내 '가위사랑'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해 미용봉사도 하고 있다.

2006년 2월부터는 서울 도봉구의사회장을 맡아 의사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구의사회장에 취임하면서 송년회 대신 시작한 불우이웃을 위한 송년음악회 '유나이티드 패밀리 콘서트'는 의사회원과 지역주민이 소통하는 음악회로 자리잡고 있다.

소외된 이웃을 위해 틈나는대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유 원장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시와 한국일보사가 공동으로 제정한 서울사랑시민상(봉사부문) 대상을 비롯해 한미참의료인상 의료봉사상(개인부문)·MBC 사회봉사대상 본상 등을 받았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 '규방공예'로 이어져

▲ 왼쪽 규방공예전 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한 유덕기 도봉구의사회장(왼쪽)과 규방공예를 전수해 주고 있는 정은자 갤러리 미르 대표 와 오른쪽 유덕기 규방공예 작품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 정신은 '규방공예'로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우연히 전통보자기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형형색색의 컬러와 도형의 조화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그의 호기심은 인사동 공방으로 발길을 이끌었다.

유 회장에게 규방공예를 전수하고 있는 정은자 갤러리 미르 대표는 "지난 4년 동안 끈기있게 공방을 찾아 규방공예를 배운 것은 유 원장님이 유일하다"면서 "그동안 갈고 닦은 바느질 솜씨가 날로 일취월장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은자 대표와 유 회장은 지난해 말 서울 도봉구청 1층 갤러리에서 '한 땀 한 올 규방공예전'을 열었다.

유 회장은 이 공예전에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만든 식탁보를 비롯해 손수 구상한 휴대용 약통·손수건·노리개 등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공예전 수익금은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기금으로 내놓았다.

"올해에는 인사동으로 진출해 개인전을 열 계획"이라고 밝힌 유 회장은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는 시간은 늘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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