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집단 따돌림 현상이 비단 청소년 뿐만 아니라 기성 세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성원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나아가 조직의 근간을 해치는 이같은 현상을 의사 사회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대한민국 의사면허를 소지한 의협신문 여론조사 패널 988명을 대상으로 10~12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9.0%가 "집단 따돌림의 1차적인 책임은 가해자에게 있다"고 답했다. '가정과 학교'(29.8%)가 뒤를 이었고 '피해자 본인'(20.3%) '친구 등 주변 사람들'(11.9%) 순으로 답했다.
학교 폭력의 1차적인 책임을 가해자에게 묻는 이 같은 태도는 일반인과 거의 동일하다.
지난해 9월 경찰청이 학생과 학부모·교사·경찰관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는 학교폭력의 주요 발생 원인으로 '가해학생의 개인적·가정적 요인'(42.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의대생 사이에서도 집단 따돌림 현상이 있는지 궁금했다. 조사 결과 '직접 당해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다'가 70.3%로 가장 많았지만 '직접 당하지는 않았지만 주변에서 당하는 학생을 본 적은 있다'는 답변(25.4%)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의사가 된 후에는 어떨까? 현재 근무 중인 의료기관, 지역 의료계 등에서 의사들 사이의 따돌림 현상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가장 많은 43.2%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분명히 있다'는 답변도 9.3%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과반수가 의료계에도 집단 따돌림 현상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결과는 사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미 직장 내 '왕따(집단 따돌림을 뜻하는 은어)' 문제가 사회적 병폐로 깊숙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직장인 29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5.0%는 직장 내 왕따가 있다고 답했다.
이밖에 이번 조사에서는 누군가를 따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 '없다'는 답변이 84.7%로 압도적이었다. '있다'는 15.3%에 그쳤다.
만약 자신의 자녀가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면 어떻게 할지를 질문한 결과 학교측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한다는 응답이 61.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번 닥터서베이에 참여한 패널은 11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