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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력이 정치권력 만든다"

"정보력이 정치권력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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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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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총선·대선정국 어떻게 맞을까
-의사 사회의 정치 참여-

▲ 김주경(경기 오산 무지개연합의원 전 국회의원 보좌관)

이 글을 쓰는 오전 정봉주 전 의원의 실형선고 뉴스를 접하게 됐다. 이번 판결을 보고 정치권력의 힘에 새삼 놀라기도 했다.

올 한해 가장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 무언가를 꼽으라면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아닐까 한다. 유행어 중에서도 가장 많이 회자된 것도 아마 '닥치고 정치'가 아닐까? 모두 김어준 씨가 기획자 혹은 저자로 관여했다.

무상급식 쟁점화 이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나꼼수는 많은 관심을 받고 세력을 확장시킬 수 있었으며, 새로운 방향의 좌파운동 형식을 만들어 냈다.나꼼수 현상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권력은 정보력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든, 현 정부에서든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각 전문가 집단이 보기에는 비상식적인 내용이 있다하더라도 언론과 행정부의 풍부한 상상력과 행복한 결말론으로 포장한 리포트에 속은 국민을 제대로 설득한다는 것이 너무도 어렵다는 것을 많이 겪어왔다.

실제로 그런 정보를 취합할 수 있는 능력이나 정리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그리 강고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으며, 설사 좋은 논리와 정확한 결론을 냈더라도 전달할 방법이 한계에 부딪쳐 뒷북만 쳐온 것이 현재 정치권력에 소외된 대부분의 집단들의 행태다. 아마도 의협 또한 마찬가지 않을까?

스티브 잡스로 대표되는 애플의 아이디어와 성과라고 할 수 있는 아이튠이라는 것에 의해 방송이 아닌 또다른 전달방법, 또는 의견개진 방법이 만들어지고 이것을 이용한 전달이 방송과 언론이 독점하던 정보력을 넘어서면서 그 영향이 서울 시장선거에 본격적으로 확인됐다.

정보력의 유무, 그리고 설득력이 정치에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가르쳐 준 사건이었다.

국회정치는 정당의 정치라고 할수 있다. 정당은 교과서적으로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정권을 획득함으로써 자신들의 정강을 실현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만든 단체'다. 그리고 정당은 대통령은 물론, 국회의원을 배출하려고 노력한다.

정당이 정권을 획득하고자 하는 이유는 정당의 특성, 즉 정강을 정책결정에 보다 잘 반영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교과서가 아닌 현실에서는 정권을 획득하는 것보다 자신의 정치행보와 살아남기가 우선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의협은 공식적으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길과 의사의 권익을 옹호하는 것이 맥을 같이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많은 부분에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산부인과의 몰락으로 인한 산모들의 피해, 외과의료의 몰락으로 인한 외상사고 환자의 피해, 보험진료의 붕괴와 비보험 진료의 만개로 인한 의료비 상승 등은 이런 논리의 예들이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논리들마저 정치권과 국민을 설득해 여론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 결국 의사들이 이런 내용을 전달할 방법은 현실적으로 전무하다. 툭하면 머리 띠두르고 1인 시위하고 플래카드 걸고 해서 얻었던 게 무엇이었을까.

이런 일들을 반복하는 것은 외부를 향해 발산할 수 없는 답답함을 내부의 여론정치로 돌려막기 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60∼70년대의 방법으로 21세기의 정부와 정치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시절 날선 정권에 대항해 한 명의 강단있는 선각자가 띠두르고 휘저으면 언론과 누군가가 영웅시하고 관심을 가졌던 방법을 아직도 효과적이라고 인식하고 쓰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웃기는 일이다.

필자는 전문의가 된 후 잠시 국회에서 보좌관 생활을 했다. 보좌관을 그만 둔 뒤에는 의협 공보이사를 했는데 두 가지 일을 하면서 국회를 내·외부에서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정치권은 내부 시각과 외부 시각이 차이가 큰 곳 중 하나다. 보좌관으로 내부에 있을 때는 잘 몰랐지만 지나고 보니 극단적으로 폐쇄된 곳이 국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공개된 정보보다 소위 라인이나 인맥으로 사람을 등용하고, 계파를 만들어 세를 키운다.

그곳에 가장 민감한 것은 여론의 동향이다. 자신의 지역과 개인의 이익에 부합할만한 여론의 움직임이 정책 결정 판단의 최우선이며, 슬프게도 두번째는 계파의 이익이다.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은 그 다음 선택기준이다.

얼마전 선관위 디도스 공격이 의혹 정도로 나돌다가 결국 끝이 보이지 않는 윗선까지 수사의 화살이 닿아가고 있다. 꾸준한 설득과 뒷받침할만한 근거 그리고 그것을 알릴수 있는 매체의 이용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아무도 믿지않았던 실체에 닿을 수 있었다.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야하고 학습해야 한다. "정보력이 정치권력을 창조한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각 의원들의 이익에 맞는 또는 국민의 이익에 맞는 논리를 생산해서 그것을 국민이 받아들이기 좋은 형태로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한 정당의 이익에 배치되지 않는 이론으로 연결해야 한다.

끝으로 가장 편하게 자주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올해 나꼼수에 버금가는 이슈는 보수언론의 종편방송 참여다. 종편참여는 종이신문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흐름속에서 새로운 세대에게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을 만회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누려온 정보의 가공권과 독점 확보의 유리한 위치에 서있던 이들이 엄청난 투자를 감행하면서까지 종편에 뛰어든 것은 분명 그곳이 이전 영향력을 지켜낼 수 있는 약속의 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생긴 당연한 결과다.

의사단체는 아직도 구시대적 방법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제는 좀더 인터넷과 방송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하루종일 기독교방송을 또는 불교방송을 보지 않아도 이리저리 타방송을 보다 한 번쯤 본다. 그것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지배할 수도 있다.

매스미디어의 문제점이자 의사단체가 이용해야할 하나의 수단으로 가능하다.

권력은 정보력에서 오는 것이다. 즉, 정보를 보내는 쪽과 받는 쪽 모두가 서로의 권력으로 지탱할 수 있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고 서로 함께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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