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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제27차]아시아·오세아니아의사회연맹 총회를 다녀와서

[2011년 제27차]아시아·오세아니아의사회연맹 총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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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0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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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태준(대한의사협회 명예회장 · 전 세계의사회장)
지난 11월 10일부터 3일간 대만 타이페이에서 2011년도 아시아·오세아니아의사회연맹(CMAAO)총회 및 이사회가 열렸다. 회의기간 내내 그칠 줄 모르고 비가 내렸고 기온도 예상보다 낮아 다소 고통스럽기 까지 했다.

대만이 처한 국제정치적 상황에서 제27차 CMAAO 총회는 17개국이나 참여하는 큰 회의인데다 대만의사회장이 CMAAO 회장으로 취임한다는 점에서 대만 입장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인지 대만의사회는 축제 분위기였고, 젊은 의사들이 대거 참여하여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듯 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신동천 국제협력실행위원장이 CMAAO 이사장이라는 요직에 당선될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의료계 여러 중진들로 대표단을 구성해 참가하게 됐다.

대만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박희백 의협 고문·지훈상 전 연세대 의료원장 겸 전 병협 회장· 배순희 의협 중앙의료윤리위원(이상 의협 국제협력위원)이 참가했고, 또 자살예방에 관한 심포지엄 연자로 이유진 교수(가천의대 길병원 정신과·의협 지향위 자살예방 TFT 위원)가 동참했다.

국제적으로는 세계의사회 사무총장인 오트마 클로이버 박사·미국의사회 차기회장인 제레미 라자루스 등 저명인사가 참가했다.

대만 사람들의 생활수준은 비교적 좋아 보였고, 경제도 좋은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한국에서 온 우리 의협 대표들에 대한 환대가 지극하여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다.

CMAAO 총회에는 CMAAO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다케미 타로 전 일본의사회장을 추모하는 '다케미 기념 강연'이 있는데 이번 총회에서는 대만의 밍 리앙 리 교수가 연자로 나왔다. 학문적인 내용에 치중하여 강연의 본래 목적과 다소 거리가 있었던 탓인지 일본에서 온 대표들의 표정이 굳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케미 타로 전 회장을 잘 알고 있는 필자가 즉석에서 추가로 25년 간 일본의사회에 재직한 다케미 회장에 대한 소개와 업적 등을 설명할 기회가 있었던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신동천 의협 국제협력실행위원장이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CMAAO 이사장(의장)으로 선출돼 의협이 의장국으로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번 대만 총회는 예년과는 달리 매우 유익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과 심포지엄으로 향후 효율적인 CMAAO 총회의 기초 작업을 다지는 기회를 마련했다.

CMAAO 전 회장·고문으로 오래 기간 활동해온 필자는 회원국을 대상으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경제동향과 보건의료의 변화' 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해 CMAAO 지역 17개 의사회가 중심이 되어 아시아 지역 실정에 맞는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동안 명확한 아젠다 없이 진행되어 온 CMAAO 총회를 이번 필자의 특별강연을 계기로 향후 아시아·오세아니아 국가들이 공동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를 세부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합리적인 대처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는 공동체로 변화시켜 나가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또한 동일본 대지진 피해 등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자연재해에 대해 의료계의 역할이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논의하는 장으로서 '재난의료 심포지엄'이 사전행사 형태로 열렸다.

신 의협 국제협력실행위원장은 'Ionizing Radiation and Environmental Risk in Asia' 라는 제목으로 환경 분야의 전문가 답게 재난의료에 대한 의료계의 역할 및 대처방안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자살 예방에 있어서 의료인의 역할' 주제의 CMAAO 공식 심포지엄이 열려 해당 주제에 대한 각국의 현황과 의사회의 역할에 대한 열띤 토론이 있었다.

이번 총회에서는 CMAAO 설립 이래 대규모 신규정책을 채택했다는 것이 특징이자 큰 성과였다.

지난 2009년 발리 총회에서 CMAAO 정책 수립 기능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의협이 결의문위원회 위원장국을 맡으면서 정책 초안을 담당한 의사회와 약 2년간 꾸준히 작업해온 결과 이번 총회에서 그 결실을 맺게 됐다.

CMAAO 설립 이래 모두 4개의 많은 정책이 채택된 것은 처음이며, 대한의사협회가 결의문위원회(위원장 신동천)를 이끌어 오면서 체계적인 정책 수립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총회에서 채택된 정책은 다음과 같다.

① Task shifting에 관한 도쿄 성명

동남아시아 지역 등에서 의사 부족을 이유로 Task shifting이 확대되고 있는 반면, 이를 규정할 세부지침은 없다는 인식 아래 2010년 Task shifting에 관한 WMA 결의문을 보완하는 아·오 지역의 세부 지침을 만드는 데 합의, 구체적인 작업 추진을 위해 특별위원회(ad-hoc committee)를 구성하고 우리 협회가 특별위원회 위원장국을 담당했다. 올해 3월 일본 도쿄에서 특별위원회 회의를 거쳐 'Task shifting에 관한 도쿄 성명'을 작업하여 CMAAO 도쿄 성명으로 정식 채택했다.

② 금연에 관한 샘프란 선언

초안 작업을 맡은 태국의사회가 지난 해 2월, 태국 샘프란에서 아·오 지역에서의 금연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을 작성하여 'CMAAO 샘프란 선언'으로 채택됐다.

③ 일차의료 강화에 관한 타이페이 결의

보건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일차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대만의사회에서 작업한 결의문을 'CMAAO 타이페이 결의'로 채택했다.

④ 경제위기와 보건의료에 관한 결의

경제위기에도 보건의료와 관련한 예산, 특히 건강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은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는 내용으로 인도네시아의사회에서 작업한 결의문을 CMAAO 결의로 채택했다.

▲ 시마오 한국 대표단. 왼쪽부터 신동천 국제협력실행위원장·박희백 의협고문·문태준 명예회장·지훈상 전 병협회장·배순희 의협국제협력위원.
한편 의협은 의장국 역할에 보다 충실하기 위해 결의문위원회 위원장국을 대만의사회로 인계하기로 했으나 CMAAO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결의문위원회와 노미네이션위원회 등 핵심적인 위원회의 멤버로서 계속 활동할 예정이다.

아울러 CMAAO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내년 마카오 중간이사회를 마지막으로 CMAAO 중간이사회를 폐지하고 2013년 인도 총회를 시작으로 총회를 연례화하는 정관 개정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회장 임기도 현행 2년에서 1년으로 축소된다.

이번 대만 총회에서는 대만의사회가 회장국, 일본의사회가 사무국, 우리협회가 의장국을 맡게 돼 동아시아지역에서 트로이카 체제를 형성한 만큼 이 3개국이 CMAAO 운영의 주도세력으로서 협력 체제를 공고히 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과 같이 중립적인 성향의 국가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CMAAO의 본래 취지인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보다 강력한 조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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